[Sky Bones(하늘의 뼈)]

제213장

by FortelinaAurea Lee레아

[Sky Bones(하늘의 뼈)]





제213장: 기억의 전령, 심연으로의 침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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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함정인가, 혹은 예정된 진입인가.
세란의 발아래에서 공간이 뒤틀리며 꺼져 내렸다.
하늘의 뼈가 반응했다—아니, 인도했다.
그녀의 내면 깊은 곳,
잠들어 있던 ‘제3의 기억’이 열리는 순간이었다.

“모든 진실은 기억 속에 숨는다.”
카시안의 마지막 말이 메아리처럼 따라왔다.

검은 수면 아래로 몸이 가라앉았다.
빛이 없는 그곳은 차갑고 무겁고, 무엇보다 조용했다.
그러나 ‘공허’는 아니었다.
그것은 기억의 심연이었다.

하늘의 뼈는 그녀의 손에서 희미하게 발광했다.
그 빛을 따라 그녀는 걷고 있었다.
물속도 아니고 땅 위도 아니고,
존재와 환상의 중간층.
거기서 그녀는 한 소년을 만났다.

“왜... 넌 울고 있어?”
소년은 등진 채 앉아 있었다.
그의 목소리는 기묘하게도 세란 자신의 어릴 적 목소리와 닮아 있었다.

세란은 답하지 못했다.
눈앞의 소년은,
자신이 죽였다고 믿었던 수많은 존재들의 형상이 뒤섞여 있었다.

“너는 늘 선택했잖아.”
“진실을 말할지, 침묵할지.”
“기억할지, 지워버릴지.”



“근데 이제 와서 왜 그 진실을 찾고 싶어 해?”



세란은 멈췄다.
그 질문은 누구도 아닌,
자기 자신에게 던진 것이었기 때문이다.

“나는...
두려웠어.”
“그 모든 고통이, 그 모든 죽음이,
결국 나 때문이라는 걸... 알아버릴까 봐.”

소년은 일어나 그녀를 돌아봤다.
그 눈동자는 아무런 빛도 반사하지 않았다.

“그게 바로 공허야.
네 안의 씨앗은 사실, 기억의 거울이야.
네가 외면한 모든 것들이… 자라서 괴물이 된 거야.”

그 말과 동시에,
어두운 심연의 틈새에서
거대한 그림자 하나가 기어 나왔다.
이름 없는 형상.
그러나 세란은 그것을 알고 있었다.

자신이 죽였다고 믿었던,
어린 시절의 누이였다.
기억은 말한다.
사실 그 죽음은… 선택된 것이 아니었다.

그녀는 기억 속에서 누이의 손을 놓지 않았어야 했다.
그러나 놓았다.

눈물이 흘렀다.
그러자 하늘의 뼈에서 흘러나온 빛줄기가
심연 전체를 밝히기 시작했다.

그 빛은 거짓된 기억을 태웠고,
세란의 내면 깊숙한 곳에서
‘기억의 전령’으로서의 권능이 깨어났다.

카시안의 음성이 들려왔다.
그는 이미 다음 층에서 싸우고 있었다.

“세란, 선택해.
기억을 짊어지고, 세계와 맞설 건지.
아니면 이 심연 속에 머물지.”

세란은 눈을 떴다.
그리고 말없이 손을 뻗어,
자신의 과거, 누이의 잔상을 끌어안았다.

그녀의 품에서 잔상이 부서지고,
새로운 문이 열렸다.
그 문은 빛이 아닌 기억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이제 세란은 **‘진실을 걷는 자’**가 되었다.
진실은 항상 고통을 동반하지만,
그 고통은 생존보다 강한 힘을 지녔다.

그녀는 앞으로 나아갔다.
심연을 지나,
다음 세계—
하늘의 심판이 기다리는 영역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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