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y Bones(하늘의 뼈)]

제216장

by FortelinaAurea Lee레아

[Sky Bones(하늘의 뼈)]




제216장: 심연의 울림, 이름을 되찾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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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란은 다시 눈을 떴다.
몸은 흙과 피, 기억의 파편으로 물든 어둠 속에 반쯤 잠겨 있었고, 공허의 바람은 그녀의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귓속말처럼 속삭였다.

“너는 누구인가?”

그건 바람이 아니라, 그녀 안에 남겨진 고대의 의문이었다.
심연에서 올라오는 그 물음은, 질문이자 심판이었다.

그때였다. 낯선 목소리가 들려왔다.
“세란… 기억하라. 네 이름은, 너 스스로 선택한 것이 아니었음을.”

그녀는 고개를 돌렸다.
거기에는 한 사내가 서 있었다. 빛도 그림자도 아닌 존재.
눈동자에는 천 년을 뛰어넘은 피로와 자비가 담겨 있었다.

“너는 누구지?”

그는 조용히 웃었다.
“나는 너다.
아니, 네가 잊은 너.
이름조차 버린 채, 고대의 심연에 묻혀버린 진짜 네 자아.”

세란은 숨을 멈췄다.
그의 말은 거짓이 아니었다.
그는 마치 오래전 잊혀진 꿈처럼, 익숙하면서도 두려운 존재였다.

“왜 이제야 나를 찾아왔지?”

“네가 나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기 때문이야.
그리고 네가 그 하늘의 뼈와 완전히 연결되기 위해선,
잃어버린 이름을 되찾아야만 해.”

그 순간, 그녀의 등 뒤에서 마치 태초의 별빛이 폭발하듯
하늘의 뼈가 반응했다.
그 뼈는 단순한 물질이 아닌, 기억의 결정체였다.

“네 진짜 이름은, 아에르탄.”

그 이름은 천 년 전,
별과 운명을 짜던 자들이 부여한 이름.
하늘과 바다, 공허와 피안 사이를 잇는 존재에게만 주어지는 칭호였다.

세란—아니, 이제 아에르탄—은 무릎을 꿇고
그 무게를 감당하려 했다.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심장이 다시 울리기 시작했다.

“나는… 기억한다.”



그러자 그녀의 앞에, 공허의 가장 깊은 적이 모습을 드러냈다.
붉은 날개, 거대한 뿔, 찢긴 시간 속에서 기어 나온 자—실타르.

“너희 이름 놀이, 정말 지겹구나.”
그의 목소리는 마치 죽음 그 자체.
“너희가 아무리 이름을 되찾는다 한들,
공허는 모든 이름을 지우는 법이다.”

아에르탄은 고개를 들었다.
“하지만 공허도 기억하지.
무엇이든, 이름을 갖기 전에는 존재하지 않으니까.”

실타르가 웃었다.
“좋다. 그렇다면 너와 나, 이름을 걸고 싸워보자.”


그 순간, 전장이 열렸다.
하늘의 뼈는 아에르탄의 손에 의해 검으로 변했다.
심판의 칼날은 공허의 바람을 가르며 전율을 일으켰고,
실타르의 그림자는 번개처럼 그녀를 향해 쏟아졌다.

칼과 어둠이 부딪치며, 대지에 불꽃이 튀었다.
별들이 떨어졌고, 죽은 신들의 혼이 비명을 질렀다.

그러나 아에르탄은 물러서지 않았다.
그녀의 내면에서 울리는 건 두려움이 아닌—

이제야 비로소 자신의 존재를 되찾은, 잃어버린 이름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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