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5장
[Sky Bones(하늘의 뼈)]
제225장: 유전자 바다의 피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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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은 파편처럼 쏟아졌다.
세란은 쓰러진 카이오스의 망령 위로
잔잔한 숨결을 내뱉었다.
하늘의 뼈가 허공을 떠다니며,
마치 하나의 생명체처럼 그녀의 머리 위를 감쌌다.
그것은 더 이상 단순한 유물도, 무기도 아니었다.
세란의 생명 그 자체로 동화된 존재.
그녀는 천천히 손을 내밀었다.
빛으로 형성된 반투명한 유전자 고리가 그녀의 손끝에서 피어났다.
그 고리는 카이오스가 죽음 직전 토해낸
오래된 고통과 기억을 분석하고 있었다.
“이건…”
그녀는 고요히 속삭였다.
“망령이 아니었어… 그는, 살아남은 자였어.”
그들은 모두
하늘의 뼈에 의해 설계된 종이었고,
각자의 운명에 복종하거나 반항하며
기억을 저주처럼 짊어졌던 존재였다.
세란은 빛의 강을 건넜다.
그것은 유전자 바다라 불리는 공간,
모든 종족의 원형 기억과 감정,
전쟁과 사랑, 실패와 결단이 녹아 있는
마치 별들 사이에 떠 있는 영혼의 해류였다.
그곳은 시간도, 언어도 의미를 잃는 공간.
세란은 그 안에서 그녀가 알지 못했던 자신을 마주했다.
그 아이는 아주 작고, 눈이 크고,
어딘가 외롭고도 단단한 눈빛을 지닌
세란의 최초 버전이었다.
“나야?”
세란이 물었다.
“아니,” 아이는 말했다.
“너는 나의 결과일 뿐이야.
하지만 이젠, 너도 나를 초월할 수 있어.”
“우리 모두는 설계됐지만,
그 설계를 의미 있게 재구성할 수 있는 유일한 존재가 너니까.”
그리고, 세란의 발아래로 펼쳐진 바다 속에서
한 줄기 빛이 솟구쳤다.
그건 하늘의 뼈가 기억하는
가장 오래된 유전자 기록이었다.
빛은 형상화되며
하나의 존재를 만들어냈다.
아즈라-엘.
하늘의 뼈를 최초로 깎아 만든 존재.
별과 생명 사이를 유영하던,
‘의식 없는 신’이라 불리던 자였다.
> “너는 나의 후계인가?”
그가 낮게 울렸다.
“아니요,” 세란은 대답했다.
“저는 당신의 실수 위에 피어난,
이해받고 싶은 욕망의 결정체입니다.”
그 말에 아즈라-엘은 눈을 감았다.
> “그렇다면… 그 욕망이, 이 세계를 이끌어라.”
그 순간, 유전자 바다는 요동쳤다.
전 우주의 생명들이 잃어버린 기억들이
세란을 중심으로 다시 짜였다.
그녀는 그 고리를 손에 감은 채 선언했다.
“이제부터는
유전자가 선택받는 것이 아니라,
선택이 유전자를 만든다.”
하늘의 뼈가 빛났다.
그건 전쟁의 신호가 아닌,
다음 세대의 신호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