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y Bones(하늘의 뼈)]

제230장

by FortelinaAurea Lee레아

[Sky Bones(하늘의 뼈)]







제230장: 소멸 혹은 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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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란의 날개가 펼쳐진 순간,
주변 공간이 무너졌다.
빛이 아닌 어둠이, 어둠이 아닌 기억이
공간을 가득 채우며
고요한 폭발처럼 퍼졌다.

루오그의 육신은 붕괴되고 있었지만—
그의 정신,
그를 구성하던 파편들 중
가장 소중했던 기억이
세란의 품 안에서 흔들리고 있었다.

그는 속삭였다.

“나는… 다시 인간이 될 수 있을까…”

세란의 이마에 손을 얹은 채,
그녀는 그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인간이란, 루오그…
다시 되는 것이 아니라
다시 ‘믿는’ 거야.
넌 이미… 나를 기억하고 있잖아.”

그 말에,
루오그의 눈동자에서
공허의 검은 윤무가 하나둘씩 사라져 갔다.
그러나,
공허의 중심부에 있던 씨앗—
그가 간직한 고통의 결정체가
그를 단단히 사슬처럼 묶고 있었다.

그것은 살아 있었다.
어둠 속에서도 자라나는 심연의 존재.
다른 이의 고통을 먹고 자라는 '씨앗'.
공허의 주체가 아니라, 기생하는 이계의 정신 병균.

루오그가 고개를 떨궜다.
“내가 널 물들이기 전에… 떠나… 세란…
하늘의 뼈가 너를 감당하지 못할 거야.”

그러나 세란은 조용히,
고요하게 말했다.

“난 선택했어.
루오그.
너를 기억하는 것으로.”

그리고 그녀는 자신의 오른쪽 날개를 접어,
자신의 심장을 찔렀다.
날카로운 빛이 그녀의 살을 갈랐고,
그 상처를 통해
하늘의 뼈가 가진 원초의 기억이
루오그의 안으로 흘러들어 갔다.

그 기억이란—
수천 년 전,
하늘의 뼈를 처음 만든 이들이
어떤 절망 속에서 그것을 만들었는지를 담고 있었다.

『모든 존재는 두 번 태어난다.
한 번은 고통으로, 한 번은 기억으로.』
그것이 하늘의 뼈의 설계 원칙이었고,
그 뼈를 잇는 자들—즉, 세란과 같은 자들은
남의 고통을 기억함으로써
그 존재를 구원하는 사명이 있었다.

루오그는 울었다.

“나는… 그렇게까지 받을 자격이 없어…”

세란은 말했다.
“그 자격을 정하는 건,
네 고통이 아니라…
내 기억이야.”

그러자 루오그의 육신에서
검은 나선이 하나둘씩 빠져나가더니,
허공에서 형태를 가지기 시작했다.

그것은 씨앗의 본체였다.
말이 아닌 비명을 토해내는
기억의 왜곡체.
고통을 ‘신앙’처럼 떠받드는 존재.
그 이름은 발렉투스.

“하늘의 뼈가… 깨어났군… 드디어.”
발렉투스는 웃었다.
“세란, 넌 우리를 부른 셈이다.
기억의 수호자들은 고통을 치유할 수 있지만,
우리는 그것을 신으로 숭배한다.
네가 품은 자, 루오그…
그는 내 사제다. 영원히.”

세란의 눈동자가 빛났다.
“그렇다면—
내 기억을 파괴해서라도
널 막겠다.”

그녀는 날개를 접고,
루오그의 이마에 입을 맞췄다.

“넌 이제 나야.”

그리고 돌아섰다.
발렉투스에게로.

“기억의 신을 자처한 기생체여,
이제 내 안의 고통을 보아라.”

하늘의 뼈가 진동했다.
세란의 기억, 사랑, 상실, 모든 것이
칼날처럼 발렉투스를 향해 쏘아졌다.

“이게… 네가 숭배하는 고통이다!”

폭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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