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y Bones(하늘의 뼈)]

제231장

by FortelinaAurea Lee레아

[Sky Bones(하늘의 뼈)]







제231장: 기억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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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발의 중심에서 시간은 왜곡되었다.
소리 없는 충격파가 감각을 마비시키고,
색조마저 사라진 공간 속에선
오직 두 존재만이 남았다.

세란, 하늘의 뼈를 잇는 자.
발렉투스, 고통의 기억을 숭배하는 자.

이들은 싸우는 것이 아니었다.
이들은… 서로의 존재를 부정하고 있었다.

“너의 기억은 거짓이야.”
발렉투스의 입에서 터진 목소리는
수많은 목소리를 겹쳐놓은 듯,
사방에서 속삭였다.

“고통은 구원되지 않아.
기억은 상처일 뿐이다.
상처는 곪아야 한다.
그래야 새로운 신이 태어난다—”

세란은 날개를 펼치며 맞섰다.
그녀의 두 눈에서 새하얀 빛이 흘렀고,
하늘의 뼈 속에 담긴 모든 기억의 파편이
기하학적인 패턴으로 공간을 가득 채웠다.

그것은 마치
우주의 망막을 해석하는 연금 기호 같았고,
한 사람의 생애를 노래하는 악보 같았으며,
기억을 넘어선 의지의 지문이었다.

“네가 말하는 고통은,
살아남은 자들의 잘못된 예배야.
그것은 신이 아니라,
잊혀진 자들의 비명일 뿐이야.”

세란의 목소리에
기억의 물결이 담겼다.
루오그가 잃어버린 소년 시절,
그가 처음 빛을 보았던 날,
울면서도 웃던 기억,
세상에 희망을 품고
별을 그리워하던 그 순간—
그 모든 것이
현실의 무기처럼
공간을 가르기 시작했다.

발렉투스는 잠시 흔들렸다.

“그건… 허상이다.
시간이 지나면 다 무너지는…”

세란이 발을 디뎠다.
그녀의 걸음마다
발밑에 피어난 기억들이
발렉투스의 검은 나선들을 침식했다.

“그래, 무너질 수 있지.
하지만…
무너진 기억 위에
다시 꽃이 피지.”

그 말과 함께,
세란의 손끝에서 한 송이 꽃이 피어났다.
루오그의 여동생이 그에게 선물했던
작은 기억의 꽃—헤레나의 씨앗.

발렉투스의 고함이 터졌다.
“그 이름을! 그 기억을! 말하지 마아아아—!!”

그러나 이미 늦었다.

그 기억은,
루오그 안에서
공허의 씨앗을 부수기 시작했고,
하늘의 뼈에 깃든 ‘의지의 기억’은
세란을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렸다.

“지금 이 순간부터—
나는 기억의 보호자가 아니다.
나는 의지의 화신이다.”

그녀의 날개가 셋이 되었다.
하나는 빛으로,
하나는 그림자로,
마지막 하나는 고통의 기억으로 이루어졌다.

그녀는 발렉투스를 향해 마지막 일격을 날렸다.

“이제,
너의 신은 사라진다.
그리고 그 자리에
우리가 남긴 기억이… 세상을 다시 쓸 거야.”

빛과 어둠,
기억과 의지가 충돌했다.

한 세계가 무너지고,
다른 세계가 잉태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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