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2장
[Sky Bones(하늘의 뼈)]
제232장: 재구의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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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뼈가 가르던 하늘,
그 거대한 균열은 이제 조용히 수축하고 있었다.
빛의 먼지가 어둠 속에 고요히 내려앉듯,
세란과 루오그는 새로이 형성되는 의지의 장 위에
천천히 발을 디뎠다.
"… 이곳은 어딘가요?"
루오그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의 목소리는
진동하지 않았고,
울림도 없었다.
그 말은 곧,
이곳이 ‘시간 이전의 공간’이라는 뜻이었다.
세란은 대답 대신,
조심스레 하늘의 뼈 파편 하나를 꺼내
공중에 놓았다.
그 파편은 푸른 물결처럼 퍼져나가며
미래의 지도처럼,
가능성의 층위를 열어 보였다.
“우리가 만든 거야.
이건 ‘과거’가 아니라
기억의 씨앗에서 태어난 세계.”
루오그는 놀란 눈으로 그 지도를 바라봤다.
거기에는 언어도 없고, 국경도 없고,
경계도 없었다.
그저 감정의 강과,
의지의 산맥,
그리고 믿음으로 연결된 무형의 구조물들.
“우리는 이걸… 만든 건가요?”
세란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그 눈엔 피로가 서려 있었다.
하늘의 뼈가 그녀에게 남긴 대가는
이 공간이 계속 유지되기 위해
그녀가 기억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사실이었다.
“나는 이곳에 남아야 해.”
“…무슨 뜻이죠?”
“너는 돌아가야 해, 루오그.
네가 가진 기억—그건 아직 세상 밖에 있어.
이곳은 단지 씨앗일 뿐이야.
너는… 세상에 돌아가서
이 씨앗을 현실로 피워내야 해.”
루오그는 잠시 눈을 감았다.
그의 내면에서 어릴 적 기억이 떠올랐다.
형을 잃던 날,
자신이 울지 못했던 날,
그리고 세란을 만난 모든 순간들이
한줄기 빛으로 이어졌다.
“그럼…
내가 이 세계의 첫 사람이 되는 건가요?”
“아니,
넌 마지막 사람이야.”
세란이 미소 지었다.
“과거의 모든 존재들을 안고,
미래로 나아가는
마지막 ‘기억의 후예’.”
세란의 손끝이 루오그의 이마에 닿았다.
찬란한 빛이 퍼지고,
그의 의식은 느릿하게 상승했다.
세상이 다시 돌아오고 있었다—
정확히는,
루오그가 만들어야 할 새로운 세계가.
그가 눈을 떴을 때,
이전의 도시도, 병기도, 황폐한 대지도 없었다.
그 대신,
공백의 평야.
하늘엔 별이 가득했고,
발밑엔 흙이 따스했다.
그는 조심스럽게 무릎을 꿇고
손바닥으로 흙을 쥐었다.
그의 손 안에서,
헤레나의 씨앗이
조용히 피어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