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y Bones(하늘의 뼈)]

제233장

by FortelinaAurea Lee레아

[Sky Bones(하늘의 뼈)]







제233장: 깨어나는 그 이름 없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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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오그는 흙 속에 씨앗을 심고 천천히 일어섰다.
그의 손바닥에는 아직도 따뜻한 생명의 감촉이 남아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단지 시작일 뿐.
세상은 잿더미였고, 사람은 사라졌으며,
하늘은 여전히 닫혀 있었다.

그 순간,
바람이 이상하게 울었다.

「지금이다.
지금이 가장 약할 때다.」
속삭임이었다.
그러나 그것은 루오그의 마음속에서가 아니라,
바깥의 공명처럼 울려 퍼졌다.

—무언가가 깨어나고 있었다.

그것은 이름 없는 것.
고대의 껍질조차 없고,
이름도 잊힌 존재.
시간 이전의 전쟁에서 봉인된,
‘공허의 씨앗’과 함께 사라졌던 고대의 잔재.

그 존재는 ‘형태’ 없이 ‘의지’로 존재했고,
하늘의 뼈가 부서지며 생긴 균열을 통해
슬금슬금 세계에 스며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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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오그는 갑자기 심장을 움켜쥐었다.
식은땀이 그의 이마를 타고 흘렀다.
그의 등 뒤,
검은 그림자가 서서히 기어오르고 있었다.

“세란… 당신이 말했던 적(敵), 이건가요?”

그러나 대답은 없었다.
세란의 의식은 아직 저편에 있었고,
그와 연결된 하늘의 뼈는
더 이상 그를 보호할 수 없었다.

“내가 기억하는 세계를,
이 존재는 기억하지 않아.”

그것이 바로 ‘공허’였다.
무(無)의 의지,
존재를 부정하는 존재.

그 공허는 루오그의 어깨너머에서
천천히 입을 벌렸다.
수많은 목소리가,
사라진 자들의 메아리처럼 뒤섞여 그를 부르짖었다.

「너도 잊혀질 것이다.
모두 잊고,
모두 되돌려라.
기억은 고통이다.
기억은 저주다.」
그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그러나 바로 그때—
씨앗이 피었다.
작고 연약한 잎 하나.
그 안에 담긴 세란의 기억이
루오그의 마음에 다시 불을 지폈다.

“아니.
기억은… 선택이다.
나는 이 세계를,
당신들이 사라지려 했던 모든 것을 기억하겠다.”

그의 손이 떨렸다.
그 떨림은 곧 공명이 되었고,
공허의 입술을 찢듯 울려 퍼졌다.
하늘의 뼈에서 흩어진 마지막 파편이
그의 심장 속에서 빛나기 시작했다.

—“네가 그 기억의 마지막이라면,
그 파괴도, 재생도 네게 달렸다.”

그는 천천히 손을 들었다.
새벽빛 같은 푸른 파동이 손끝에서 피어올랐다.
공허는 포효했다.
이전처럼 조용히 침투할 수 없음을 깨달았기에.

그 둘의 충돌은
곧 새로운 전쟁의 시작이었고,
이 전쟁은 ‘존재’와 ‘무’의 가장 원초적인 격돌이었다.

**

그리고 멀리,
또 다른 세계에서
세란의 눈이 열렸다.
그녀는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그가 선택했네… 기억을.
그럼, 나도 깨어나야겠지.”

그녀의 손 위에서
검은 반점이 천천히 흩어지기 시작했다.
마지막 파편—
파괴의 기억을 감당할 준비가 이제야 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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