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y Bones(하늘의 뼈)]

제235장

by FortelinaAurea Lee레아

[Sky Bones(하늘의 뼈)]







제235장: 잊힌 의지, 심연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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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란과 루오그가 ‘공허’를 봉인한 뒤,
짙은 어둠은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그러나 하늘은 여전히 침묵하고 있었고,
‘하늘의 뼈’는 더 이상 빛나지 않았다.

세란은 자신이 손에 쥔 작은 검은 씨앗을 내려다보았다.
그것은 고요했지만 생명을 품고 있었다.
파괴의 흔적이 아니라,
새로운 시간의 발아였다.

“끝난 건가…?”
루오그의 목소리는 조심스러웠다.
그는 세란을 바라봤다.
그녀는 고개를 젓지 않았다.
대신 눈을 감고 귀를 기울였다.

“… 아니, 아니야.
아직… 누군가, 깨고 있어.”


하늘 깊은 곳,
모든 기억이 봉인된 고대의 궤도 너머.
거기서 제3의 의지가 깨어나고 있었다.

그것은 어떤 이름도, 어떤 기억도 갖고 있지 않았다.
천상계조차 그 존재를 봉인해 두었다.
왜냐하면,
그것은 태초의 심연—
‘기억 이전의 감각’을 담은 존재였으므로.


“나는 너희를 지켜봤다.”

울림이 있었다.
형태 없는 존재의 목소리.
모든 존재 이전의 파동,
심연의 언어였다.

“공허도, 너희도,
단지 한 조각의 파편일 뿐이야.”

세란은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갑자기, 공중에 균열이 생겼다.
공간이 찢어지며, 어두운 형상이 그 너머에서 기어 나왔다.

“이건… 누구야?”
루오그는 검을 들었다.
그러나 세란은 손을 막아세웠다.

“검으로 베어질 존재가 아니야.
이건… 존재의 원형,
‘잊힌 의지’야.”


그 형상은 점점 사람의 형태를 갖추더니,
고대의 전사 복장을 한 인간처럼 보였다.
그러나 눈동자가 없었다.
오직 무한한 심연,
어떤 판단도, 감정도 느껴지지 않는 텅 빈 존재.

“나는 너희의 결정에 간섭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
그 씨앗을 넘겨라.”

“왜?” 세란이 물었다.
“이건 파괴의 씨앗이 아니야.
새로운 삶의 씨앗이야.”

“그렇기에 위험하다.”
잊힌 의지는 천천히 손을 들었다.
그 손끝이 닿자,
공간이 무너졌다.

“모든 의지가 다시 태어난다면,
나는 사라져야 한다.”


루오그는 세란에게 다가섰다.
“세란… 우린 어떻게 해야 하지?”

그녀는 침묵했다.
내면에서 수많은 기억이 충돌하고 있었다.
자신이 봉인했던 과거의 진실,
선택하지 않았던 가능성들,
그리고… 잊고 싶었던 고통.

그녀는 씨앗을 들고,
조용히 말했다.

“너는 잊힌 존재야.
그러나 너 또한… 존재였어.”

“그게 변명이 될 순 없다.”
잊힌 의지가 다가왔다.
그 순간,
세란의 기억 속에, 오래전 본
한 아이의 모습이 떠올랐다.

어둠 속에서 웃던 그 아이,
하늘의 뼈가 그녀에게 처음 말을 걸던 날.

그 아이는 말했다.
“기억은 무기를 넘어서,
우리가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지도’가 될 수 있어.”


세란은 씨앗을 들고 잊힌 의지의 앞에 섰다.
그리고 손을 내밀었다.

“이걸 부수고 싶다면,
먼저 나를 지나가.”

루오그 역시 세란 옆에 섰다.
“우리는 네가 없었던 시대를 만들겠다.”

잊힌 의지는 가만히 그들을 보았다.
그리고…

“그럼, 선택을 보여줘라.
끝까지 지킬 수 있는지.”


하늘의 뼈가 다시금 진동했다.
세상이 뒤집힐 싸움이 시작되려 하고 있었다.

심연에서 깨어난 의지와,
기억을 품은 자들의 전쟁.
그것은 물리의 싸움이 아닌,
존재의 정의를 가르는 철학적 전쟁이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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