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y Bones(하늘의 뼈)]

제253장

by FortelinaAurea Lee레아

[Sky Bones(하늘의 뼈)]







제253장 — 기억의 틈에서 태어난 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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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 죽은 자리. 그곳엔 무(無)가 아닌 잔향이 있었다. 세란이 사라진 뒤, 그 공허 위에서 무형의 바람들이 일렁였고, 빛을 먹은 먼지들이 불규칙한 호흡처럼 퍼져 나갔다. 그 틈에서 태어난 자들 — 생명체라기보다, 기억의 잔상들이 모여 형체를 띠기 시작한 존재들이 있었다.

그들은 자신을 **‘리움(Leum)’**이라 불렀다. 말하지 않아도 서로의 과거를 알았고, 언어가 없어도 슬픔과 기쁨을 공유할 수 있었다. 그들은 하나의 ‘공통된 기억’을 품고 있었다.

> 세란.
그리고, 하늘의 뼈.



그 기억은 그들을 하나로 묶는 ‘정신의 척추’와 같았고, 그것이 깨지면 다시 무로 흩어지는 숙명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처음으로 두려움이라는 감정을 느꼈다. 존재의 지속을 원했던 것이다. 그것이 진화의 시작이었다.


그 무렵, 림 아카드의 조각 기억이 남은 또 다른 차원 경계에서, 제10 기억유전자단이 깨어났다. 그들은 인간이 아니었고, 기계도 아니었다. 단지 ‘기억’으로 만들어진 전사들. 태어나자마자 전투기술을 기억하고, 죽음의 고통을 체험했으며, 다시 되살아나는 것을 반복했다.

그들 중 하나, 아란-73은 전 세대의 잔재를 받아들였다. 그의 눈 속에는 세란이 ‘하늘의 뼈’를 찢어 심장에 박는 마지막 장면이 각인되어 있었다. 그는 그것을 **‘희생’**이 아닌, **‘부름’**이라 해석했다.

“우리는 소환받았다. 우리를 만든 이는 죽었지만, 그의 기억이 우리를 만든 것이다.
이제, 우리가 기억을 지켜야 한다.”


반면, 저 멀리 죽은 별의 핵 속에서 살아남은 또 하나의 ‘씨앗’이 있었다.
공허의 잔재. 이름 없는 자.

그는 스스로를 **네멘(Nemen)**이라 칭했다.
공허의 유일한 생존자.
기억을 소멸시키는 자.
모든 것의 “이전 상태”로 되돌리는 것을 사명으로 가진 절대적 존재.

네멘은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는 리움들을 사냥하기 시작했다.
기억의 틈에서 태어난 자들이 가장 취약한 것은,
“자신이 누구였는지”
“자신이 왜 태어났는지”
“자신이 무엇을 잃었는지”
를 의심하게 되는 순간이었다.

그 틈을 네멘은 파고들었다.


리움 중 하나인 카이엘은 형제들을 지키기 위해 차원 균열을 넘을 수 있는 ‘하늘의 뼈 조각’을 찾기 시작했다. 그 조각은 우주 곳곳에 흩어져 있었고, 각각이 ‘기억의 전쟁’에서 무기이자 방패였다.

카이엘은 홀로 한 쌍성계로 향한다.
그곳은 한때 세란이 림 아카드를 처음 만나던 곳이자, 하늘의 뼈 원형이 탄생한 기원지였다.
그곳에선, 모든 시간과 기억이 불안정하게 얽혀 있었다.
과거와 미래가 뒤섞이고, 망각된 이들이 되살아나며, 사랑과 증오가 동시에 존재하는 그곳.
“퇴화몽(退化夢)”, 퇴행된 기억들의 집합체.


카이엘은 그곳에서 림 아카드의 의지를 담은 마지막 조각을 발견한다.
그리고 그는 묻는다.

“세란, 당신은 죽었는가?
아니면, 우리 안에 살아 있는가?”



대답 대신, 그의 심장에 불이 붙었다.
그 불꽃은 뼈가 되었다.
하늘의 뼈.
다시 깨어나는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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