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y Bones(하늘의 뼈)]

제255장

by FortelinaAurea Lee레아

[Sky Bones(하늘의 뼈)]







제255장 — 기억의 날개, 시간의 칼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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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은 찢어졌다. 시간의 껍질이 벗겨지듯 균열이 생기고, 퇴화몽은 그 안에 잠든 진실을 조금씩 드러내기 시작했다.

카이엘의 등에 펼쳐진 기억의 날개는 뼈와 빛으로 이루어진 유물이었다. 각각의 깃털 하나하나가 한 사람의 이름, 한 순간의 표정, 한 번의 맹세였다. 그 깃털이 퍼덕일 때마다 우주에 새겨진 시간들이 흔들렸다.

네멘은 조용히, 그러나 단호하게 손을 뻗었다.
그의 손끝에서 나선 모양으로 말려드는 시간의 칼날이 뿜어져 나왔다.
그 칼날은 빛을 벴다.
기억을 절단했다.
존재를 무화시켰다.

“그건 내 동생의 시간이었다.”
카이엘은 멈칫했다.
방금 잘려나간 빛 속에, 웃고 있던 아이가 있었다.
에인.
그가 어린 시절 돌보던 소녀.
전쟁의 첫 번째 희생자이자, 그의 ‘가장 오래된 슬픔’.

카이엘의 심장이 뛴다.
기억의 날개가 스스로 흩날린다.
기억의 칼날이 생겨난다.
기억은 칼이었고, 동시에 방패였다.
그는 그것을 깨달았다.
“너는 시간의 과거만을 보는구나.
하지만 나는... 기억 속 미래를 본다.”

그 말과 함께,
카이엘은 자신의 날개를 접어 거대한 창처럼 바꿨다.
빛의 파동, 이름 붙이지 못한 감정들,
억눌러온 슬픔과 미련이 도끼처럼 담겨
퇴화몽의 심장부를 내려쳤다.

쿵――!

공간이 찢어진다.
그 속에서 수많은 존재들이 튀어나왔다.
기억을 잃은 자들, 지워진 사랑들, 잘못 이어진 시간의 덩굴들이
하늘의 뼈를 향해 흘러들었다.


네멘은 처음으로 당황했다.
그의 이마에 미세한 균열이 생긴다.
그 틈으로 오래된 기억 하나가 흘러나온다.

“… 내 이름은 네멘이 아니었다.”



카이엘은 그 말에 고개를 들었다.
지금까지 누구도 몰랐던 진실.
네멘도 누군가의 기억에서 지워진 존재였던 것이다.

“나도 누군가를 사랑했다.
너무 사랑해서… 그가 고통받지 않기를 바랐다.
그래서 그의 기억을 지웠다. 나를 지웠다.
그리고… 난 잊혀졌다.”



카이엘은 그 고백을 듣고도 한참을 말이 없었다.
그러다, 칼을 거두었다.
“기억은 고통일 수도 있지만,
그 고통을 버티는 힘은… 사랑이야.”


그 순간,
하늘의 뼈가 노래한다.
아주 오래전 별의 언어,
시공의 틈새를 흐르는 리듬이 우주의 무게를 바꾸어 놓는다.

퇴화몽이 무너진다.

기억들이 다시 흐르기 시작했다.
지워졌던 존재들이 부활했고,
사랑의 흔적들이 별처럼 깜박이며
우주를 감싸 안는다.

그리고, 카이엘의 앞에…
세란이 서 있었다.

그녀는 환영이 아니었다.
그는 곧바로 알았다.
이건 기억이 아니라 미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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