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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를 고르는 일은 와인의 그것과 닮았다.

로드바이크 입문, 로디들에게 듣는 내게 맞는 자전거 선택 후기


"이 친구가 로드바이크 입문하려는데, 카본 프레임에다 울테그라 구동계 쪽으로
몇 모델 보여주세요."
자전거를 전혀 몰랐던 나는, 라이딩 내공이 높은 친구에게 끌려가다시피 한 어느 토요일 오후의 바이크샵 방문.   나의 로드바이크 라이딩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로드바이크에 입문하던 시절, 참 여러 바이크샵(Bike Shop)들을 들러 봤던 듯 하다.   라이딩이라는 취미를 잘 알지 못하던 그 때, 자전거를 잘 아는 지인의 도움으로 몇 군데 샵 현장 체험부터 하였던 터라, 쉽게 그 세계로 빠져들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러나, 이제와서 돌이켜 보면 신선하면서도 다양했던 샵 투어에서도 자전거에 대해서 너무 몰랐던 나는 올바른 질문을 할 수도, 전문가의 친절한 설명을 효과적으로 이해할 수도 없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던가.   만약, 로드바이크 입문 즈음에 그 선택과 관련된 기본적인 정보만이라도 알고 있었더라면, 샵 탐방이나 간접 정보를 통해 내게 맞는 자전거를 고르는 데 있어서 한층 더 큰 재미와 의미를 부여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자전거를 고르는 일은
와인을 고르는 일과도 같다.


MTB(산악자전거)나 로드바이크(사이클) 혹은 하이브리드나 사이클크로스(CX) 등의 자전거의 타입(Type)을 선택을 하는 일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   자전거를 타고자 하는 목적이나 원하는 여행에 대한 관심은 비교적 쉽게 발견 해 낼 수 있는데다,  - 자전거 언제까지나 나 홀로 타겠다는게 아니라면 - 함께 라이딩하게 될 친구들 혹은 클럽의 자전거 타입에 따라 결정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단 그 첫번째 '타입'을 정하고 나면, 그 다음이 어렵다.    스타일(에어로/앤런스/올라운드/트라이애슬론)도 다시한번 나눠지는데다,  브랜드 수는 프랑스 보르도 지방 샤토 숫자 만큼이나 (조금 과장은 했다. ㅎ) 많은 데다, 발음조차 하기 어려운 네이밍은 또 왜 그리 많은지...   


당연히 가격대가 높고 오랜 빈티지 와인수록 고급와인임은 분명하겠지만, 와인 전문가라면 그런 단순한 기준으로 와인 선택을 소개하지 않듯이, 자전거 역시 가격대도 천차만별이고 성능을 쉽게 가늠해 볼 수 있는 '스펙(제원)'이란 것도 있지만, 무작정 높은 가격대의 자전거를 선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나의 혀 끝과 입안 깊숙히 멤도는 와인의 깊은 향을 내 나름대로 찾아내야 하듯, 자전거도 각 브랜드가 지향하는 컨셉과 개인별 라이더의 체형이나 라이딩 스타일에 따라 그 '맛'과 '멋'이 다 다른 것이어서, 결국 '내게 잘 맞는 자전거'를 적절한 가격에 만나는 것이 가장 큰 행운이자 건강과 즐거움을 더 크게 만드는 길이다.   무엇보다도 겨우 한 계절 동안의 장비 구입 잔치로 만족해야할 것이 아니라 꾸준한 나만의 '인생취미'가 될 수도 있기 때문.




나의 로드바이크 입문 시절을 떠올리며, 로드바이크 선택에 꼭 필요한 기본 개념들을  알기 쉽게 정리하면서 그 이야기들을, 이미 로드바이크를 즐기고 있는 라이더들의 이야기 형태로 모았다.   다만, 인터뷰 대상을 내가 함께하는 클럽 멤버들로 부터 선정할 수 밖에 없다 보니, 일부 로드바이크 브랜드나 외 자전거들 -가령, MTB, CX, 싱글 - 이나 여성용 자전거에 대한 정보는 특별한 이유없이 제외 되었다.   그들 훌륭한 자전거들에겐 미안한 일이다.


먼저, 자전거 선택에 필요한 용어정리부터 해보자.   첫번째, '스타일'은 쉽게 말해, 평지에서의 스피드를 위주로 타고 싶은지, 업힐과 평지를 혼합하며 오르막라이딩의 뜨거운 근육감을 만끽하고 싶은지, 그것들 보다는 장거리 라이딩을 즐기며 다소 험한 비포장이나 페블길을 건너며 자연과 좀 더 가까운 여행을 하고 싶은지에 따라 나뉘어지는 기능성에 따른 구분이다.   이렇게 분류하는 글을 쓰면서 떠오르는 각각의 매력에 가슴이 두근거릴 정도다.


* 자전거 스타일의 상세정의는 아래 박스글 참조


로드바이크 용어해설1: 스타일 구분

에어로: 평지에서의 스피드 위주의 라이딩에 용이하도록 공기저항을 줄인 프레임 디자인과 라이더의 공격적인 자세가 가능하도록 설계된 스타일.   핸들바가 낮은 편이고, 탑튜브가 지면으로부터 수평구조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엔듀런스: 승차감 위주의 설계.   장거리와 험도(여기서는 산악을 제외한 거친도로를 말한다) 라이딩을 위한 편리함과 승차감에 초점을 맞추어 서스펜션을 갖춘 모델도 있다.

올라운드: "로드바이크"하면 대체로 올라운드 스타일로 입문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평지 뿐만아니라 업힐에서의 편리한 승차감까지 고려한 스타일.  즉 에어로 보다는 공기역학적이지는 않지만, 업힐라이딩에는 상대적으로 강하다. 에어로와 비교하여 외관상 쉽게 알아볼 수 있는 프레임 디자인의 차이는 탑튜브의 경사도(슬로핑)이다.  에어로 스타일의 탑튜브는 대부분 수평인 반면, 올라운드는 안장 쪽으로 낮아지는 경사도가 있다.


다음은 자전거 부위(콤포넌트)별 명칭.   처음부터 숙지하기란 여간 지겹고 까다로운, 그리고 재미와는 거리가 먼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처음에 다른 건 몰라도 몇가지 부위의 명칭과 의미만 알고 있어도 훨씬 도움이 된다.


* 퍼포먼스와 사이즈에 관련된 주요부위와 명칭


로드바이크 용어해설2: 성능/사이즈 관련 주요부위

프레임: 핸들바, 포크(프론트 휠 고정), 싯포스트(안장을 얹고 있는 튜브), 싯스테이, 체인스테이, 그리고 크랭크(앞쪽 기어디스크)와 페달을 연결하는 자전거의 중심 구조체.

구동계: 크랭크/체인링(앞휠 기어)와 카세트 스프라켓 (뒤휠 기어)그리고 브레이크와 변속장치를 포함하는 라이더의 페달링 운동 에너지를 전달하고 조절하는 셋.
구동계는 프레임과 함께 자전거의 등급을 결정하는 중요한 제원이다.   시마노 브랜드 기준, 주요 아래등급부터 상급으로 소개하자면, 소라 > 티아그라 >105 > 울테그라 > 듀라에이스 로 나뉘어진다.   등급별 가격차이도 크다.  중~상급은 기계식과 전동식(Di2)로 나뉜다.   이 글에서는 105부터 중급 자전거의 구동계 스펙으로 추천.  (그외 브랜드는 캄파놀로, 스램이 있지만, 시마노브랜드가 60~70% 시장 점유율을 가진다고 본다.)

사이즈관련-스택(Stack): 비비센터에서 헤드튜브 상단끝까지의 수직높이.   스피드 중심의 공격적인 자세는 스택이 낮기(작기)때문에, 라이더가 좀 더 앞으로 숙인 자세로 타게 된다.   리치(아래)와 함께 로드바이크 사이즈를 결정하는 핵심요소.

사이즈관련-리치(Reach): 비비센터에서 헤드튜브 상단 중심까지의 지면수평거리.   길 수록 앉은 자세에서 핸들바로 뻗어야하는 거리가 길어진다.   스택(위)과 함께 로드바이크 사이즈를 결정하는 핵심요소.

비비센터: 크랭크와 페달의 회전 축(프레임의 가장 아래).   로드바이크 사이즈에 가장 핵심이 되는 리치(비비센터에서 헤드튜브 상단 중심까지의 지면수평거리)와 스택(비비센터에서 헤드튜브 상단끝까지의 수직높이). 측정의 기준이 된다.

탑튜브: 안장 아래 싯튜브와 핸들바의 헤드튜브를 잇는, 지면과 수평 혹은 수평에 가까운 프레임의 일부분.

헤드튜브: 핸들바와 포크(프론트 휠 고정 축)를 고정하는 프레임의 가장 앞부분.


자연스럽게 라이딩을 즐기며 하나하나 알아가게 되겠지만, 자전거를 구입하기 전에 좀더 많은 콤포넌트들의 명칭과 기능을 공부해 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자전거라는 오브제는 그 차체에 대한 관찰만으로 아름다움과 자유를 느낄 만 하다.   기름 한방울, 전기 한줌도 없이 내 두 다리만으로 세상 어디든 지금 갈 수 있다고 생각해 보라.   그리고, 군더더기 하나없이 200여년을 다듬어져 온 연륜이 고스란히 자전거의 각 파트들의 디자인과 스토리에 녹여져 있다.   


이제 실제 로드바이크와 라이더들의 경험을 들어보자.   브랜드의 특별한 순서는 없다.   다만, 입문자들을 위한 로드바이크 소개이지만, 중급(가격대는 2,000K원 ~ 4,900K원, 카본 프레임, 구동계는 시마노105급 이상)에 맞추었다.   개인적 경험에 의한 것이긴 하나, 오히려 경제적이고 후회하지 않는 선택이라 믿기 때문이다.    




Bianchi Oltre XR1

(브랜드: 비앙키 / 모델: 올트레 XR1 / 국가: 이태리)


라이더: 도윤아빠 (고등학교시절 자전거로 등하교. 로드바이크 라이딩경력: 1년)

바이크: 에어로 스타일 - Bianchi(비앙키) Oltre XR1 (4,900K원)

라이딩스타일: 처음엔 파워풀한 스프린터 스타일의 라이딩을 즐겼지만 케이던스 라이딩(일정한 페달링 회전율을 바탕으로 효율적 근육사용과 피로도 관리를 통해 장거리를 라이딩하는 스킬)을 습득한 후 장거리 여행도 매우 즐기게 되었다고.  편도 43킬로미터의 거리를 주3회 출퇴근용으로 라이딩.   주말엔 경기도 일대의 장거리 라이딩과 올해 매주 국토종주 구간별 라이딩 중.

비앙키의 상징인 휘장 (Edoardo Bianchi)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지만,
시작은 시작일 뿐 앞으로 살 게 어마무시하게 많다라는 말씀 꼭 드리고 싶구요.   두 번 사지 마시고 살 때 좋은 걸 사세요.   '테크트리'를 잘 세워야 같은 거 두 번 안사게 됩니다. ^^


도윤아빠는 고교시절 자전거 등하교와 어른이 되어서는 오랜 스피닝 훈련 덕에 튼튼한 다리근육을 지녔다.   그 고교시절의 추억과 스피닝 훈련의 결실이 브롬튼(Brompton, 접이식 도시형 자전거 브랜드) 속에 녹아들 즈음, 로드바이크의 매력에 빠져 약 1년여 전 지금의 비앙키 올트레 모델 중고를 마련했다.   첫 로드바이크 마련을 위해 자전거라는 오브제의 매력에 대해 아내를 오랜 동안 설득하는 노력과 재치에 대해 듣고 있노라면 재밌다.   첫 로드 바이크였던지라 본인에게 잘 맞는 녀석을 찾는 기준이 모호하긴 했지만, 디자이너라는 직업이 자전거 선택에서도 드러날 수 밖에 없었던지, 레이싱에 특화된 비앙키 Oltre XR 시리즈의 에어로 디자인과 체레스터 그린(비앙키그린)의 매력, 그리고 훌륭한 모델을 저렴한 가격으로 장만할 수 있었던 기회로 지금의 모델을 마련했다고 한다.   


자전거를 처음으로 만들고 대회(뚜르드프랑스)를 개최한 곳은 프랑스다.   가히 자전거 종주국으로 불릴 만하다.   실제로 비앙키는 현존하는 자전거 브랜드 중 최고령 자전거 브랜드다.   비앙키 Oltre XR은 에어로(Airo)스타일의 프레임 구조를 갖고 있다.   탑튜브가 지면과 수평을 이루며, 핸들바의 위치가 올라운드 스타일보다는 낮기 때문에 공격적인 자세로 라이딩할 수 있게 한다.   라이더의 체형과 습관에 따라 다르지만, 도윤아빠의 경우엔 장시간 라이딩시에 허리통증을 유발한다고 한다.   최근에 올라운드 타입의 자전거도 장만했는데, 허리 통증이 많이 완화되어 나중에 기변은 올라운드 타입의 상급모델로 변경하는 것을 고민 중이라고 한다.  




Trek Amonda S5

(트랙 / 에몬다 S5 / 미국)


라이더: 황박사 (로드바이크 경력은 4년이지만, 6살때부터 자전거)

바이크: 올라운드 스타일 - 트렉 에몬다 S5, 2014 (2,010K원)

라이딩스타일: 친구와 함께 달리고 먹고 즐기는 소위 말하는 샤방라이딩.   클럽 정모 위주의 라이딩 (50~100킬로미터) 을 즐기며, 시즌여행으로 1박2일코스 (100~200 킬로미터), 가끔 지인들과 자출과 평일 야라(야간 라이딩)   

로드 위에 앉는 순간부터 여행이 시작됩니다.   거리가 길던 짧던, 함께 달리면 더 신나는 여행이 되는 로드바이크 라이딩.   두바퀴로 매일같이 여행의 맛을 만끽하셨으면 합니다.


황박사 로드 바이크 첫 입문시에 주어진 예산 내에서 어느 정도의 퍼포먼스를 추구할 수 있는 가격대와 성능을 고려하였는데, 2014년 당시 초경량 양산형 로드 바이크 홍보를 적극적으로 했던 트렉 자전거의 특별 전시에도 들러 이저것을 따져 볼 정도로 고민을 많이 했다고 한다.   최종 선택 시에는 집 가까운 곳에 트렉 이 있어, 지속적인 유지 보수를 받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있었다고 한다.   

입문용 로드바이크는 충분히 오랜기간 타본 것 같다며, '기함'급의 성능 좋은 상급 모델을 찾고 있는 중이다.   아무래도 함께 라이딩을 즐기는 친구들의 조언이나 모델들에 영향을 많이 받게 될 것이라 한다.


트렉은 뚜르드프랑스 7연패의 "랜스 암스트롱"를 후원한 미국 브랜드이다.   2014년엔 4킬로그램대의 초경량 완차인 에몬다 시리즈를 내어 놓아 마켓에서 반향을 일으켰던 브랜드이기도 하다.   프레임 디자인은 타 브랜드에 대비 얇은 구조가 눈에 띈다.   경량성을 강조하는 디자인인지는 모르겠으나, 가볍고 경쾌한 디자인을 선호하는 라이더에게 더욱 어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입문급의 카본 모델로 에몬다 시리즈의 SL과 S모델이 추천될 만하고, 2018년 모델을 보면 가격대도 많이 낮아졌다. 과거 S5 급 가격대로  SL급(시마노105급 구동계) 구매가 가능하다.




Giant TCR Advanced SL2

(자이언트 / TCR 어드밴스드 SL2 / 대만)


라이더: 저스틴 (6년, 로드바이크 5년)

바이크: 올라운드 스타일 - 자이언트 TCR 어드밴스드 SL2 (4,200K원)

라이딩스타일: 주중 자출 (왕복 44킬로미터)하며, 퇴근 중에 가끔 조금 더 먼 코스를 라이딩.   추운 겨울을 제외하고 월 평균 800킬로미터를 라이딩하며, 일년에 1~2회 정도는 한번의 라이딩(1랩)으로 200~400킬로미터가 넘는 장거리 라이딩을 즐김.

2012년 하이브리드 자전거를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자전거를 타기 시작하면서,
중고 로드바이크(고물이었습니다.), 입문용 알루미늄 로드, 입문용 카본, 중하급 카본을 차례로 거쳐 지금의 중상급 카본 프레임으로 옮겨 타게 되었습니다.   우선은 많이 타고 즐기면서, 자신에게 꼭 맞는 자전거를 찾아가는게 중요합니다.   무엇보다, 자신이 어떤 자전거 스타일을 좋아하고 잘 맞는 라이딩스타일(스프린트, 업힐, 단/중/장거리)은 무엇인지 아는 게 가장 중요하겠지요.   


저스틴은 미국의 비와 언덕이 많은 긴 트레일을 매일 자전거로 출퇴근 했다고 한다.   당시 왕복거리가 64킬로미터에 달했다고 하는데, 그런 여건 때문에 디스크 브레이크 (휠의 바깥쪽 - 림 - 대신, 휠의 중심을 제동) 모델을 탔다고 한다.   귀국 후에는 자전거 도로가 잘 정비된 덕분에 스피드 뿐만 아니라 장거리 여행을 자주 즐기는 만큼, 지형의 70%가 산악인 한국 지형의 수많은 업힐 라이딩을 접하게 되었고, 가볍고 업힐에 적합한 올라운드 타입의 로드바이크를 선택하게 되었다고.   게다가, 함께 라이딩 하는 클럽에서는 1시간 이상 시속40킬로미터의 평속 라이딩을 하는 경우가 잦아서, 최근 중상급 이상의 카본 프레임과 카본 휠셋이 완성차로 구성된 가성비 위주의 브랜드와 모델을 물색하다 자이언트 TCR Advanced SL 2 모델을 만났다고 한다.


자이언트는 대만 프리미엄 브랜드로 가성비 최고라는 명성에 맞게 이번 TCR Advanced SL2 모델은 카본휠에 튜블리스 휠셋으로 구성된 모습이 인상적이었는데, 저스틴님의 고민을 만족시켜줄 수 있었던 포인트였을 것이다.   필자가 자이언트라는 브랜드를 인상깊게 접하게 된 계기는 자이언트의 CEO인 "토니 로" 회장 그 자신에 대한 기사 때문이었다.   일흔을 넘긴 나이로 아직까지도 보름동안 대만을 자전거로 일주하는 열정과 건강을 동시에 갖춘 분이다.   2년 전에는 한국을 방문하여 서울에서 부산 낙동강까지 자전거 국토종주를 완주하기도 했다고 한다.   자이언트는 역사가 오래 되지는 않았지만, 우리가 아는 많은 자전거브랜드의 프레임을 OEM으로 제작할 정도로 훌륭한 품질과 착한 가격으로 라이더들의 마음을 사로 잡는다.   



Specialized Tarmac Comp

(스페셜라이즈드 / 타막콤프 / 미국)


라이더: 바이크미슐랭 (라이딩경력: 2년)

바이크: 스페셜라이즈드 타막콤프 (3,500K원)

라이딩스타일: 월 평균 라이딩 거리 400~500킬로미터, 업힐과 평지 복합코스를 즐기며, 스프린트 스타일의 라이딩 보다는 장거리 케이던스 라이딩을 즐김.  동해, 국토종주, 서해 섬 라이딩 등, 직딩의 라이딩 일기라는 주제로 틈틈히 브런치, 티스토리 활동을 할 정도로 라이딩 그 자체 뿐만 아니라  자전거와 관련된 이야기를 즐김.


자전거 라이딩의 완성은 멋진 자전거가 아니라,
그 위에 라이더와 하나되어 바람을 가르는 그 순간입니다.   가장 훌륭한 자전거는 이것을 가능하게 하는 당신의 바로 그 자전거입니다.


2년여 전, 자전거를 선택하기에 앞서 약 2개월 이상을 다양한 자전거 샵을 방문하며 리서치를 통해서 자전거 부위별 특징과 가격대별 스펙에 대한 정보를 수집했다.   가성비만을 감안한 채 입문용의 저렴한 자전거를 선택한다면, 쉽게 후회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에 신중을 기했다.   가격대비 카본프레임의 품질, 지향하는 스타일, 구동계 수준, 디자인, 샵의 위치 등을 감안하여 지금의 스페셜라이즈드 타막콤프로 결정했다.   연식이 지날 즈음의 '세일'기간을 활용하여 할인 혜택도 받고 구매를 완료했다.   첫 '내 자전거' 득템 후, 라이딩클럽 동료들의 감탄사를 자아낼 정도로 열심히, 그리고 장거리 라이딩을 즐겼다.   뒤늦게 찾아온 열정 때문인지 다양한 라이딩에 재미와 남다른 에너지를 발휘했지만, 장거리 라이딩시에 허리 통증 때문에 한시간 이상 라이딩을 이어가기가 쉽지 않다.   주변 동료들로 부터 피팅을 추천받고 있지만, "리치(비비센터와 핸들 수평거리)", "낙차(안장과 핸들의 높이 차)" 등을 조정해 보며 그 차이을 먼저 테스트해 보고 있다.   최근에는 트라이애슬론에 도전하기 위해 수영 훈련을 시작했는데, 차기 자전거 업그레이드는 트라이애슬론 경기에 걸맞는 모델과 성능을 고려할 예정이다.


스페셜라이즈드는 다양한 자전거브랜드 순위(선호도) 조사에서 항상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미국 브랜드이다.   적어도 필자가 본 순위발표에서는 모두 같은 결과이다.   S-Work이라는 프리미엄 라인업으로도 잘 알려져 있고, S-Work은 실제로 상급모델을 가진 클럽 동료들의 인기 1순위 모델이자, 상급모델로 기변을 꿈꾸는 동료들의 선망의 대상이기도 하다.   프레임의 강성과 탄력 모두 우수한 성능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도 평가 받고 있으며, 품질 좋은 악세사리(헬멧, 안장, 글로브 등) 제조로도 인정 받고 있다.




Ridley Noah SL       

(리들리 / 노아 SL / 벨기에)


라이더: 조진혁 (라이딩 경력 약 4년)

바이크: 리들리 노아 SL (프레임셋 3,400K원)

라이딩스타일: 평일 자출/퇴(자전거로 출퇴근) 약 50~60킬로미터로 평소 숙련된고 강력한 체력훈련을 하는 셈.  거의 매 주말 마다 클럽이나 개인적으로 원정라이딩을 즐김.   원정 라이딩은 100킬로미터 전후의 거리로 업힐이 있는 코스를 선호.   스피드 보다는 '파워' 위주의 라이딩을 즐김.



처음엔 저렴한 자전거(1,000K 일백만원)를 구입하여 입문 후, 수회의 기변을 거쳐 상급 자전거로 업그레이드를 권하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결과적으로 불필요한 지출이 생길 것 같습니다.   처음 부터 중급자전거와 구동계을 구입하는 것이 절약하는 방법이라 믿어요.


수평 탑튜브 디자인의 매력에 빠져, 에어로스타일의 바이크를 물색하던 중, 가격할인 까지 받을 수 있었던 현재의 로드바이크를 선택하게 되었다고 한다.   게다가, 에어로스타일은 올라운드 스타일보다 프레임의 강성이 높은데다 벨기에의 리들리가 가진 강성에 관한한 최고라는 명성이 파워 위주의 라이딩을 즐기는 조진혁 라이더에게는 안성마춤이었던 셈.   라이딩에서 "파워"란 바람의 영향이나 경사와 같은 외부환경 요인을 제외한, 라이더가 가진 순수 페달링 에너지값을 말한다.    백두대간의 수십킬로미터에 달하는 업/다운힐 라이딩을 매주 부부가 함께 즐기는 모습을 보면 부럽기 까지 하다.   이런 라이딩 스타일 때문인지 기변(자전거 변경 혹은, 업그레이드)을 한다면, 디스크(브레이크) 타입을 고민하고 있다고 한다.   긴 다운힐 라이딩시에 카본휠의 열변형에 대한 걱정을 말끔히 해소할 수 있기 때문.


리들리는 상대적으로 역사가 짧은 퍼포먼스형 자전거 브랜드이다.   독특한 페달링 테스트로 강성 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지금도 다양한 기술을 테스트하고 접목시켜보려는 시도가 한창인 브랜드로, 얼핏 비행기의 윙을 연상시키는 노아모델의 포크 디자인에서 이러한 노력과 멋을 금새 알아차릴 수 있다.   다만, 함께 소개된 브랜드와 비교해서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고, 완성차를 공급하는 채널도 아직 없는 듯하여, 입문자들에게는 다소 어려운 선택이 될 수 있는 브랜드이다.




Pinarello FP Uno

(피나렐로 / FP 우노 / 이태리)


* FP Uno 모델은 현재는 단종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피나렐로는 비앙키와 함께 이태리를 대표하는 모델로 손색이 없어, 클럽동료의 오랜 모델을 바탕으로 현재 모델을 소개하고자 한다.


라이더: Armada (중학교 시절 부터 자전거라이딩. 로드바이크는 고등학교 시절 부터)

바이크: 피나렐로 FP 우노 (단종 모델이며, 대체 라인업은 Razha 2,100~2,700K원)

라이딩스타일: 주2~3회 점심시간과 퇴근 후 양재천과 한강변 라이딩.   라이딩을 하면서 사람들, 다양한 자전거와 장비들 구경하는 재미.   고속 크루징을 좋아하지만, 업힐 실력에 아쉬움을 느낌.

로드바이크는 혼자 라이딩을 할 때와 그룹 라이딩을 할 때
저마다의 독특한 즐거움이 있어요.   안전에 주의만 한다면 큰 즐거움을 만끽하면서도 체력과 건강을 함께 찾을 수 있는 정말 매력적인 취미에요.
지금 로드바이크를 타고 한강주변을 달려보세요.   수변 자전거도로 만큼은
우리나라가 세계적 수준입니다.


피나렐로라는 브랜드의 '아는 사람은 알고, 모르는 사람은 모르는' 적당한 희소성을 가진 모습이 Armada의 마음을 사로잡았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피나렐로의 풍만한 감성과 브랜드 헤리티지는 일부 대만 브랜드의 강점인 '가성비' 의 상대적 취약점을 커버하고도 남음이 있다.

웨이브 디자인의 포크 디자인으로, 그리고 최고의 투어팀인 영국의 팀 스카이의 자전거로 이름 알려진 이태리의 감성 로드바이크 피나렐로.   그 명성 때문인지, 입문 라이더들 보다는 고수들 사이에서 더욱 빛을 발하는 듯 하다.


Armada의 보유 차종인 FP 우노(Uno)는 단종된 모델이지만, 라인업 중 대체모델은 카본 프로엠과 시마노105 구동계의 완성차 모델인 피나렐로 라자(Razha)이다.   구동계 성능도 우노보다 개선되었으며, 가성비도 좋아졌다.피지컬(체력과 근력)을 좀더 강화한 후 기변을 계획 중인데, 다른 브랜드 보다는 같은 피나렐로 브랜드의 상위 기종인 간(Gan)/울테그라 구동계, 혹은 도그마(Dogma)/듀라에이스 구동계로 업그레이드 하고 싶다고 한다.          




지금까지 잘 알려진 몇몇 로드바이크 브랜드와 그 특징을 라이더들의 경험과 후기로 모아 보았다.   물론, 그 외 훌륭한 모델들을 가진 브랜드들이 즐비하다.   개인적으로 호기심이 가는 브랜드만 하더라도 캐논데일(Cannondale, 미국), 비엠씨(BMC, 스위스), 루크(Look, 프랑스), 서벨로(Cervelo, 캐나다), 캐년(Canyon, 독일) 등, 셀 수 없다.   다 타 보고 그 섬세한 특징들을 느껴보고 싶지만, 이들 오브제들은 한 두 번 타 본다고 해서 와인처럼 그 맛과 멋을 충분히 음미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누군가 자전거 브랜드 순위를 소개하며, 1위 자전거는 '바로 당신의 자전거'라고 소개했는데, 너무도 잘 와 닿는 통찰이라 여겨졌다.   간단하게는 아무리 자전거가 좋아도, 라이더의 체력이 따르지 못하거나 타지 않는다면 의미가 없는데다, 자전거 라이딩의 완성은 멋진 자전거가 아니라 라이더와 하나되어 바람을 가르는 그 '순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게 맞는 자전거를 만나는 일은 나만의 와인을 만나는 것과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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