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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평 용추계곡 라이딩

뜨거운 여름이 기다려지는 이유

뜨거운 한 여름에도 나는 라이딩을 멈추지 않는다.   아니, 오히려 더 즐긴다.   뜨거운 태양, 후끈한 지열, 검게 타오르는 살갗, 땀에 푹 젖은 져지와 빕숏, 무엇보다 코 끝과 양 볼 끝을 타고 로드바이 프레임 위로 두둑 떨어지는 땀.   한 여름의 라이딩에서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감각이다.

    

그 특별한 감각의 완성은, 열기 오른 자전거를 가지런히 뉘어놓고, 져지와 빕숏은 그대로 입은 채, 계곡 물속으로 뛰어드는 순간이다.

 



오늘은 탄천과 한강이 만나는 합수부를 출발해 가평 용추 계곡까지 약 85km의 거리를 라이딩한다.   


아무리 뜨거운 여름 라이딩이 더 열정적이라지만, 땡볕 아래 5시간 가까이 달려야 하는 '서머 챌린지'는 11명의 그룹 라이더들에게 결코 즐겁기만 한 일은 아니다.   그래도, 안전하고 특별한 경험이길 바라면서, 다 같이 출발하자! 


탄천합수부


입추가 막 지나서인지, 이른 아침 바람만큼은 벌써 시원하다.   함께 땀 흘리며 마시는 시원한 아이스커피 한잔, 말이 필요 없다.

 

밝은광장 자전거 인증센터


정오가 가까워지자, 그룹  쪽 친구들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한 껏 무겁게 달궈진 햇살이 지칠 대로 지친 양 어깨를 짓누른다.   얼른 세워야 한다.   시원한 얼음과 음료로 에너지 재충전만이 답이다.   

  

북한강자전거길을 따라 가평까지 달린다. 가평 호반로를 만나면 자전거길을 벗어나 연인산 도립공원을 향해 차로를 따라 공원입구까지 약8km거리다.


계곡 입구 편의점에서 삶은 옥수수 하나, 시원한 음료 하나(물론, 달리는 동안 뜨끈해져 버릴게 뻔해서, 계곡 물에서 다시 식혀야 한다.),  육포 3 봉지, 초코파이 한 상자를 간식거리로 저렴(?)하게 구입한다.   봉지에 나눠 담아 드롭바에 걸고, 져지 뒷 주머니에 고, 이제 업힐을 오른다.   


초입부터 펼쳐지는 시원한 계곡 물에
뒤 따르던 친구들 중 절반은
"이쯤이면 되었"단다.
"그만 가"자며 투덜거린다.   
당연히 예상은 했다. ^^


옥계구(9)곡이라 불릴 만큼 아름답고 깊은 계곡과 숲이, 잘 다듬어진 도로로 꽤 높은 곳까지 뻗어있다.   도립 공원으로 지정되면서, 난립해 있던 시설들이 정리된 터라, 업힐 라이딩의 힘겨움과 번거로움을 기꺼이 맞을 수 있는 라이더들에겐 더없이 좋은 여행 코스다.   상류의 인적 드문 깊은 계곡 낙수와 심 깊은 바위틈 사이로 갈겨니, 돌고기, 쉬리들과 니려 수경까지 챙겨 왔다.



시원하다 못해 한기를 느낄 때 즈음, 아쉬움을 뒤로한 채 물 밖으로 나온다.   내리막을 시작하기도 전에 열기에 다시금 땀에 젖겠지만, 한 여름의 용추계곡 라이딩은 역시 불패 코스다.  




이제 가평역에서 ITX를 타고 돌아오는 길이다.   미리 예약하는 부지런함만 있다면, 가평에서 서울까지 1시간 안에 다다를 수 있는 편리함이 있다.   물론, 한 여름만 아니었다면 복귀도 라이딩을 택했을 법한 멋진 오늘이다.   


피곤함으로 깜빡 선잠에 빠졌던지 어느덧 청량리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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