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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산성 라이딩

서울 근교의 가을, 로드바이크 라이딩하기 좋은 곳

토요일 아침 6시, 얼마 전 새로 장착한 샤말 울트라 휠셋이 기분 좋은 소리를 내며 길을 차고 나갈 때마다, 이젠 제법 서늘한 공기가 팔뚝에 와 닿는다.   더위를 걱정할 필요가 없어서 좋지만, 부지런을 떨어도 너무 떠는 '시간'은 얄밉다.   오늘은 "갈마치"와 "남한산성"을 이어 라이딩한다.

 

말끔히 아스팔트로 정돈된 탄천 자전거길

남한산성은 이번이 세 번째 라이딩인데, 성남시 방면에서 오르기보다는 광주시 방면에서 회안대로와 남한산성로가 만나는 지점에서 시작하는 코스가 한결 편하다.   평균 경사도(약 3%)가 그렇고, 차량 통행량도 반대편 보다 적어서 매연도 덜 마시게 된다. ^^   


갈마치 코스 자체가  탄천 자전거길에서 벗어나 공도를 이용하여 차량과 함께 달려야 하는 성을 지녔지만, 공도 라이딩에 조금만이라도 익숙하다면 어렵지 않게 라이딩할 수 있는 데다 본격적인 업힐 구간에선 교통량이 많지 않은 장점이 있다.   하지만, 갈마치에서 남한산성 광주 방면 입구로 가는 길은 더욱 넓고 중앙분리대까지 설치된 도로(경충대로-회안대로)를 따라 이동해야 하는데, 신경이 곤두서게 되는 피로감을 피하고 싶기는 하다.   하지만, '공도를 피할 거라면 로드바이크 라이더가 아니지 ㅠㅠ'라며 눈에 띄기 마련인 팩 라이딩의 강점을 믿고 힘차게 라이딩.  


광주시 방면에서 시작되는 남한산성 업힐 코스. (총거리 7km, 평균경사도 3%)   이곳까지 도달하려면, 45번 국도를 타거나, 회안도로를 이용한다.  난이도 중상급  

장지 IC를 이용해 경충대로에서 회안대로로 옮겨타야하는데 그만 진입로를 놓치고 말았다.   오던 길을 되돌아 역주행을 할 수는 없다는 판단에 자전거를 들쳐 메고 인접도로로 내려와 근처 IC 아래로 연결된 토끼굴을 통해 IC를 지역을 통과한다.  휴~ ^^  


다시, 회안대로.   5명의 팩 라이딩이어서 그나마 마음은 놓이지만, 얼마 전 자동차와 부딪혀본 경험 때문인지 평소보다 몇 배는 더 큰 긴장감으로 어깨에 들어간 힘은 물론, 있을 리 없는 온몸의 안테나들까지 여기저기 솟아오른다.   ^^    

    

장지 IC에서 길을 잃고 헤매다, 토끼굴들을 이용해 사잇길로 통과하여 다시 회안대로(45)로 합류

회안대로와 남한산성로가 만나는 지점에 다다르자, 잔뜩 힘이 들어간 긴장이 풀리면서 "다 왔다."라는 탄성이 절로 나왔다.   긴장을 하긴 클럽 멤버들도 마찬가지일 거라는 생각에 기분을 풀어주고 싶기도 하고.

 

남한산성로 광주방면

남한산성로로 들어서자마자, 여유롭고 깔끔하게 뻗은 업힐 도로를 좌우로 숲과 계곡이 감싸 안고 있다.   엔진소리로 가득했던 대로에서 막 들어와서인지, 업힐 라이딩의 힘겨움 속에서도 휴식 같은 평화로움이 스트레스를 날려버린다.


운동을 조금 해야겠기에 땀은 뻘뻘, 호흡은 학학, 고개를 떨군 채 장딴지를 힘차게 내딛는다.   이런 게 로드바이크의 맛이다.

 

남한산성 공원의 중심, 회전교차로


계절 탓인지, 코스의 명성 탓인지, 꽤 많은 라이더들이 양방향 그득하다.   늦여름이긴 하지만, 가을의 모습이 어렵지 않게 연상이 되는 그런 코스다.  가을에 다시 한번 와야겠다.


성남방면에서 올라와, 우리가 올라왔던 반대방향으로 진행하는 꾀 큰 라이딩 그룹.   퇴촌으로 향할 수도 있고 곧바로 팔당으로 향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곳 정상에서 시원한 아이스커피와 함께 잠시 땀과 숨을 고른 뒤 다시 출발한다.   


주인들은 다들 어디? ㅋㅋ

몇 주 전 사고를 겪어서인지, 주변의 자동차 움직임에 더욱 민감해진 듯하다.   심리적으로 위축되었을까 내심 걱정이 되었었는데, 다행히 라이딩은 계속할 수 있으려나 보다.   이번 남한 산성 라이딩의 즐거움과 시원한 마무리는 무엇보다, 안전한 라이딩을 위한 축하로 마무리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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