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미시령-속초, 강릉-대관령-서울
내가 그 도로를 달리는 운전자였다면 '저런 ㅁㅊ...' 이라며 뇌리를 스치는 생각을 감추지는 못했을 것이다.
그렇다고 꼬불꼬불 안전한 국도를 찾아 라이딩을 하기엔 너무 멀고 많은 시간을 소모하게 되어, 소위 "껌 사러 간다."라고 하는 서울-속초 싸이클링의 색깔은 사라질 것 같기도 하다.
미시령 옛길로 접어드니, 지난 장마와 태풍의 상흔이 역력했다. 길 초입부터 한 사람 지나갈 틈 조차도 남기지 않고 무너져 내린 아름다웠던 그 길은 전혀 예상치 못한 모습으로 그렇게 있었다.
태양빛이 아침 찬 공기를 데워놓기도 전에 꽤 많은 체력을 소모했다. 횡성에서 점심을 계획했지만, 횡성까지는 40여 킬로미터를 남겨둔 면온에 다다랐을 즈음 이미 힘이 떨어지기 시작했는데, 어제의 쌓인 근육 피로와 아침부터 오른 대관령 업힐, 속사 터널 속의 길고 긴 업힐로 체력소모가 몇 배는 빨라진 것처럼 느껴졌다.
내리막을 만나면, 라이딩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빠른 페달링으로 속도를 더욱 높이고 그 운동에너지를 엔진 삼아 언젠가는 만나게 될 내리막 끝의 업힐 혹은 평지에서 힘을 최소화하는 방법으로 복귀 라이딩을 지탱한다.
힘들면 기어서라도 마무리는 하고 싶다.
서울 속초 구간
강릉 서울 구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