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강의 술안주, 산더미물갈비 분석

잘 만든 메뉴 하나 열 가게 안 부럽다(9)

by 박노진의 식당공부

극강의 술안주 산더미물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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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홍이야기

2018년 가을 서울에서 데이터경영 교육에 진주에서 냉면가게을 운영하는 사장님 한 분이 참석하였다. 4주의 교육기간동안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조용히 수업을 듣고 내려가 교육을 마칠 때까지 안부인사 하는 정도 이상 친해지지 못했다. 그러다 마지막 시간에 그동안의 수업소감과 데이터작성 후기를 발표하는 자리에 조금 더 자세히 냉면가게를 알게 되었다.

진주냉면전문점 산홍을 운영한다고 했다. 산홍.. 산홍이 뭐지? 산홍은 진주 교방의 기녀(기생)이다. 을사오적의 한 사람인 이지용이 진주에 와서 산홍에게 마음을 빼앗겨 천금을 내놓고 첩이 되어달라고 했을 때 산홍이 “세상사람 역적의 첩이 될 수는 없다.”라고 하여 이지용이 때려 죽였다는 얘기가 전해오는 그 산홍 기녀를 기리는 이시대 최고의 냉면을 만들겠다고 다짐해 그 지역의 전통음식인 진주냉면의 상호를 산홍으로 정했다고 했다.

데이터경영 교육이 끝나고 며칠 후 우연히 통화를 하게 되었고 산홍 대표님의 고민거리 하나를 듣게 되었다. 냉면이 여름장사라 겨울철이 힘들다고 해 몇 번의 통화를 해서 나름의 해답을 찾았다. 통화 후 바로 개선점을 현장에 접목하여 괄목할만한 성과를 톡으로 보내왔다.

내가 한 일이라고는 아이디어를 던진 것 밖에 없는데 그것을 실천한 산홍 사장님의 실행력이 의미 있는 결과를 내온 것이다. 자는 진주에서 고등학교를 다녔다. 졸업 후 30년 동안 진주는 한 두 번 밖에 가보지 않아 기억도 가물가물해 대표님의 실행력과 음식도 맛볼 겸 겸사겸사 산홍을 다녀오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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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더미 트렌드

처음엔 냉면만 먹으려 했는데 입구에 걸려있는 ‘선더미물갈비’ 배너를 보고 주문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압도적인 사진과 실물 앞에 눈이 휘둥그레졌다. 우와~ 진짜 산더미구나.. 산더미물갈비를 앞에 두고 1년 동안 끊었던 소주를 두 병이나 먹었다. 극강의 술안주가 맞긴 맞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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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의 의도

냉면으로 승부를 보겠다던 산홍사장님이 만든 산더미물갈비는 냉면의 특성상 저녁매출이 줄어드는 문제에 대안으로 불고기만으로는 부족해 술안주용으로 개발했다고 한다. 첫 가게인 하대점은 진주시내 젊은이들이 모이는 동네인데도 외진 곳이어서 저녁에는 거의 찾아오지 않는다. 그래서 젊은 고객 특히 매운 맛을 좋아하는 20대 고객을 위한 메뉴를 만들기로 했고 여러 번의 실험을 거쳐 지금의 산더미물갈비를 개발했다고 한다.

“따끈! 얼큰! 매콤! 푸짐!” 이러한 콘셉트에 인스타그램에 올리기 좋은 비주얼과 술안주로 딱인 메뉴로 만들어진 음식이 바로 산더미물갈비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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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게 매운 맛

첫 맛을 보면 매운 맛이 치받아 오른다. 헉.. 하는 느낌이다. 목심으로 콩나물을 감싼 위압적인 담음새처럼 국물이 속을 한 바퀴 훑고 지나간다. 갈비와 만두를 먹으면 속이 조금씩 가라앉는다. 그리고 콩나물과 빨간 고기를 육수에 적셔 소주 한 잔 고기 한 점 먹어보면 어느 틈엔가 입맛이 당기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러는 사이 이마에는 땀이 송글송글 맺히고 입은 호호하면서 산더미는 무너지고 우리들 뱃속에는 술과 음식으로 채워진다. 한마디로 맛있게 매운 맛이다. 안 먹어본 사람은 있을지라도 한 번만 먹은 사람은 없다고 할 정도로 중독성 높은 메뉴다. 매운 맛이 압권이다. 청양고추와 매운 고추의 비율을 세팅하고 그것에 특제 양념을 얼마만큼 배합하는 것이 포인트다. 보통의 가게들은 매운 맛을 잡을 때 캡사이신을 사용하지만 화산식당 산더미물갈비는 고춧가루만으로 매운 맛을 잡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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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과 멋이 어우러지다

산더미물갈비는 말 그대로 산더미 같다. 다른 히트상품이 그렇듯이 베스트셀러가 되기 위해선 몇 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고객의 요구에 화답해야 한다. 시대적인 트렌드와도 연관성이 높아야 한다. 그리고 그들이 원하는 품질에도 답할 줄 알아야 한다. 산더미물갈비는 일단 이러한 흐름에 적절하게 편승한 메뉴라고 할 수 있다. 식사용이라기보단 술안주용으로 포지셔닝하였다. 그리고 젊은 손님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담음새가 인상적이다. 경기가 어려울수록 매운 맛을 찾는 트렌드에도 어울린다. 맛있게 매운 맛이 중독성을 불러 일으키면서 재방문이 높다. 화산식당 산더미물갈비보다 약한 메뉴임에도 불구하고. 수도권에서 산더미를 취급하는 업소는 벌써부터 방송에 출연해 줄서는 대박식당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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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개발 153전략에서 바라본 분석

1. 메뉴의 고객은 누구인가?

- 20대와 30대 젊은 고객

-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메뉴의 다양성이 부족함

- 하나의 대박메뉴가 존재하기 위해선 히트메뉴를 뒷받침해주는 사이드 메뉴가 있어야 하는데 화산식당의 메뉴구성이 아직은 약해 보인다. 점심메뉴와 저녁에 산더미를 보완할 메뉴구성이 필요하다. 그래야 젊은 고객을 중심으로 고객확장이 가능해 보인다.

2. 메뉴의 맛의 특징은 무엇인가?

- 맛있게 매운 맛

- 웬만한 사람은 땀을 꽤 흘릴 정도로 맵다.

- 중독성 있는 메뉴는 분명하지만 내용적인 면은 조금 더 보완해야 할 듯

3. 와 하는 담음새의 특징은 있는가?

- 처음 테이블에 차려지면 사진부터 찍는다.

- 인스타에 올릴만한 매력적인 담음새다.

4. 매력적인 메뉴스토리가 있는가?

- 메뉴 맛에서 말하는 것처럼 맛있게 매운 맛이란 컨셉을 내세웠다.

- 따끈! 얼큰! 매콤! 푸짐!

- 그렇지만 이 정도 스토리로는 약하다. 입소문을 탈만한 이야기 꺼리를 만들어야 한다.

5. 메뉴의 네이밍이 매력/철학/인상적인가?

- 산더미라는 단어는 너무나도 많다. 대부분 산더미를 검색하면 불고기가 앞에 나온다. 이 부분은 확실히 단점이다. 하지만 이를 대체할만한 마땅한 키워드도 없다.

- 인상적이긴 하지만 개발자의 철학이 보이지 않는다. 왜 만들었고 이 메뉴를 통해 어떻게 사회에 봉사하고 이바지하겠다는 개똥철학이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소비자는 한순간의 유행으로 치부할 가능성이 다분하다.

6. 메뉴의 가격은 가성비를 자랑할만한 경쟁력이 있는가?

- 가성비는 분명히 높다. 하지만 개인적으론 1인분 2인분 이런 식으로 판매했으면 좋겠다.

- 손님들 입장에서도 3명이 와서 소자를 주문해야 할지 중자를 주문해야 할지 판단이 서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가게입장에서도 매 번 설명할 수도 없고 수익면에서도 별로다.

- 손님도 업소도 만족할만한 가격대를 찾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고 본다.

7. 고객과 직원을 만족시킬만한 서비스프로세스는 있는가?

- 가장 약한 부분이다.

- 친절해야 하는 것만이 서비스프로세스는 아닐 것이다.

- 와! 하는 담음새와 맛있게 매운 맛도 중요하지만 일하는 직원들과 먹는 손님들이 동시에 만족하기 위해선 무엇이 필요할까?

- 주문하고 나서 10분 안에 제공되어야 하고 그로부터 5분 안에 먹을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주문 후 30분 안에 목표한 술이 어느 정도 판매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1시간 전후로 식사까지 가능한 풀코스 프로세스를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

- 모든 것을 고객중심적 관점에서 세밀하게 관찰하고 주문하고 계산하는 과정 전체를 하나하나 풀어보면서 고객과 업소(직원)가 윈-윈하는 프로세스를 만들면 좋겠다.

8. 입소문과 자발적 포스팅이 가능한 마케팅전략은 있는가?

- 아직은 없어 보인다.

9. 고객의 지속적인 재구매전략은 있는가?

- 이 역시 판단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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