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전명령(2)❯
좋은 책을 쓰려 하지마라. 그 대신 먼저 좋은 식당을 만들어라. 그것이 지금 그대의 일상이기 때문이다.
좋은 식당을 만든다는 것은 ' 낮 동안 매일 열심히 일하고 저녁이 되어 또 그 생각을 하고 더 잘하려 애를 쓰면, 설혹 어려운 때를 만나서도 어려움에 처하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이제 식당을 열었던 이유의 하나였던 후배도 떠나고, 그대가 그 일을 다 하게 된 것 같구나.
그대의 글은 마실을 가장 특별한 식당으로 만들기 위한 실험 보고서면 좋겠구나.
많은 생각과 상상과 시도와 실험을 바탕이 되면 좋다.
그래서 지금 쓴 것 같은 모습을 취하되, 식당을 시작하려고 마음먹은 사람들을 도와주는
차별적 이야기가 되면 좋겠구나.
그대가 쓴 글에는 나에 대한 분노가 많이 담겨 있구나.
그러나 수없이 그래야 한다.
어제 서대원 선생을 만났는데, 나보고 그러시더구나
"선생님, 첫 책을 쓸 때, 하도 많이 보고 다시 고쳐서 내 글을 보면 구역질이 나왔습니다.
글 쓰는 것이 어렵습니다. 어떻게 하면 이것을 고칠 수 있겠습니까 ? "
그래서 내가 말했지.
"선생님, 그것은 좋은 것입니다. 다만 몇 개의 지엽적인 내용에 그렇게 힘을 빼면,
다 쓰지 못하고 지치고, 힘이 들 겁니다. 먼저 에너지를 몰아쳐 책을 다 쓰는 데 힘쓰세요, 그리고 조금 쉬어 가면 디테일을 수없이 고치세요"
맨 얼굴이 좋아야 화장을 해도 예쁜 것이다. 차별적 원본을 만들라는 뜻이다. 그게 없는데 그것을 전하는 글이 예쁘겠느냐. 무대에 오르는 사람은 토할 때 까지 노래를 불러야 한다.
재능이 없으면 더 연습해야하고, 재능이 있으면 게으를까봐 또 연습해야한다. 재능이란 위험한 것이다.
지금 하는 일에서 그 핵심을 깨우쳐야 한다. 30년 점쟁이가 주역의 대략을 그렇게 잘 써낸 이유는 자신의 인생에 고민이 많았기 때문이다. 생각 하고 생각하고 또 생각해서 그렇게 된 것이다.
이상은 새로 내려온 작전명령에 대한 사령관의 해석이었다.
2년 동안 차별적 원본을 확보하기 위한 나의 노력은 실로 눈물겹도록 고통과 시행착오의 연속이었다.
가격을 인상했다가 순식간에 고객이 등 돌리는 바람에 매출하락의 고통도 받았으며, 건물 화재사고가 발생하는 충격 속에 보름이나 영업을 중단해야만 했다.
조금만 서비스가 나빠져도 교만해졌다는 소리를 들었고, 장사가 안 되는 옆집들한테서 보이지 않는 시기와 질투에 속앓이를 하기도 했다.
지난 2년 동안 다시 새로운 작전명령은 내려오지 않았다. 대신 사령관은 현장에서의 성과를 묵묵히 지켜볼 뿐이었다.
나 역시 무리하지 않고 주어진 임무에 충실하려고 노력했다.
스스로 최고라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어제도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나의 하루는 오직 밥장사 하나에만 쏟아 붇는다.
** 스승이신 故구본형선생님께 책 추천사를 받기 위해 원고를 고치고 또 고쳤던 1년 동안 참 많이도 울고 울었던 과정을 기록한 내용이다. 다시금 읽어도 그때 기억이 새롭다. 그랬던 스승께서 계시지 않아 못내 아쉽기만 한 오늘. 다시 올려본다.
#박노진의_식당공부
#매출은_과학이다
#자립형식당_경영자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