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와 상품력에 중점을 둔 천안 쌍용동 샤브칼국수 창업이야기❯
오랜만에 현장으로 돌아왔습니다.
2025년 외식업의 트렌드가 될 ‘가성비와 상품력’이 어떻게 풀어질 것인가에 대한 실천적 고민의 장으로 이번 창업과정에 함께 참여한 이야기를 풀어보려고 합니다.
직접 일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오픈 기획과 준비를 하면서 가성비와 상품력을 녹여내고 어떻게 고객몰이를 할 수 있는지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준비과정과 메뉴기획, 오픈 준비, 인테리어, 브랜드리뉴얼, 마케팅 등에 대하여 하나하나 15번의 연재를 통해 가감 없이 오픈하겠습니다.
❶ 분석
천안 서부지역 끝자락이면서 아산방향 남부대로의 초입이라고 할 수 있는 신방동 홈플러스 부근에 위치한 매장인데요.
차량유동은 꽤 있는 편이라 가시성은 나쁘지 않습니다.
나사렛대학교, 쌍용고, 반경 1km 이내 아파트 2만 세대, 주거인구 4만 7,000명 정도 거주하는 전형적인 골목상권입니다.
술을 파는 곳이라기보다는 밥집상권이라는 거죠.
여성과 50대가 압도적인 점유를 하는 것도 밥집이 적합하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아이템을 샤브칼국수로 잡은 이유는 한마디로 점심장사에 힘을 쏟기 위함입니다.
코로나 이후 저녁 8시 이후 손님이 끊어지는 현상을 보고 앞으로 외식업은 점심장사가 주력을 이룰 것이기 때문이죠.
때마침 계절도 찬바람이 부는 겨울철로 넘어가기도 하고 고객체험도 겸하기에 샤브만한게 별로 없더라구요.
❷ 고객
운영하실 대표님께 여쭤 봤습니다.
“어떤 손님에게 팔고 싶으세요?”
“술이나 고기보다는 식사를 위주로 하는 여성고객을 주 손님들로 잡고 싶습니다.”
운영하실 40대 여사장님은 한때 주방에서 일을 해보셨던 경험이 있지만 7년 정도 가정주부로만 살아와서 그런지 약간 두려움과 걱정이 드는 것 같았습니다.
저는 사장님이 바라는 손님들이 즐겨먹는 음식이 무엇인지, 어떤 담음새를 좋아하는지,
어느 정도의 가격대가 먹힐 것인지를 찾아야 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리고 벤치마킹을 다니면서 최종적으로 샤브칼국수로 아이템을 정했어요.
제가 운영했던 마실한정식의 고객페르소나는 ‘마흔 살 먹은 직장 다니는 아이엄마’였습니다.
이처럼 샤브칼국수의 손님층을 4050 여성고객을 중심축으로 삼고 20, 30대 여성고객과 가족고객을 양 날개로 삼으시라고 조언을 드렸습니다.
❸ 메뉴
가깝게는 천안에 있는 구좌리칼국수, 수유리 엘림들깨칼국수, 청계천 백련집, 수원의 기장옥칼국수, 세종시 장원갑칼국수 그리고 멀리 광주 김강심칼국수, 부산의 장득춘샤브칼국수와 오복샤브, 제주도 자연샤브에 이르기까지 10여 곳 이상을 벤치마킹 다녔습니다.
최종적으로 보쌈주는 샤브칼국수로 아이템을 잡고 메뉴를 구상하기 시작했지요.
벤치마킹을 통해 분석한 샤브칼국수들의 흐름은 느타리버섯과 미나리를 기본으로 주고 있었어요.
그리고 거기에 뭘 더하고 어떤 색깔을 입히는 가로 승부를 본다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자연스럽게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정리되더군요.
우리도 샤브칼국수라는 큰 틀은 다른 곳들처럼 트렌드를 따라가자.
대신 우리들만의 색깔을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가를 중심테마로 잡아가기로 하자.
차별화는 대단한 무엇인가를 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만의 진정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식재료와 경험 그리고 담음새와 가격 부문에서 고객들이 찾는 샤브칼국수로 만들어가자.
주력 메뉴를 가운데 두고 유인메뉴와 확장메뉴를 풀어가는 방식으로 진행하자.
❹ 담음새
대략의 아이템과 메뉴구성이 마무리되자 이것을 어떻게 보여줄지가 고민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천 육탐미 인테리어를 한 업체를 찾아갔습니다.
2년 전 육탐미 인테리어를 보고 충격을 받았거든요.
고깃집 인테리어가 이렇게나 도발적이고 대담할 수 있는지..
그런데요.
지금 육탐미는 전국구 맛집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그 원인의 하나가 디자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디자인과 음식의 조합이 맛과 가격만큼이나 중요하다는 저의 주장에 메인 컬러와 담음새를 포함하여 한정된 자원(돈)과 짧은 공사 기간에도 불구하고 흔쾌히 맡아주신 인테리어 대표님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더불어 오픈 전 3번의 메뉴 시연을 통해 메뉴구성과 맛 그리고 담음새, 제공방식까지 도와주신 메뉴개발전문가 선생님께도 감사인사를 드립니다.
오픈할 즈음 인테리어 대표님과 메뉴개발 선생님의 인터뷰를 통해 두 분에 대한 정보도 공유할 예정입니다.
❺ 스토리
샤브칼국수를 준비하면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이 스토리였어요.
워낙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단순한 음식과 가격만으론 우리 가게를 기억하기 쉽지 않잖아요?
샤브칼국수라는 형식에 식재료와 고객경험의 차별화를 어떤 스토리로 풀어낼 것인가?
이것이 네이밍과도 연결될 부분이기도 한 스토리 라인의 중심 주제였습니다.
먼저 식재료에 관한 이야기로 시작하려고 했어요.
지산지소(地産地消)란 말을 들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은 지역에서 소비한다는 뜻의 한자어입니다.
샤브칼국수의 핵심재료가 칼국수와 버섯 그리고 볶음밥에 들어가는 참기름인 것은 다들 아시잖아요.
천안에서 생산되는 칼국수와 버섯으로 샤브칼국수를 만들고 싶었던 점이 스토리 라인의 핵심요소였답니다.
그렇게 해서 천안 중앙시장에서 30년 동안 장사를 하신 칼국수장인을 찾았고 또 독립기념관이 있는 흑성산 부근에서 60 평생 버섯농사만 하신 분을 찾아가 부탁을 드렸어요.
그리고 제가 예전에 거래했던 동네방앗간에 가서 매일 갓 짠 참기름을 공급해 주시기로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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