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전, 낡은 메모 속에서 발견한 빈펄의 거대한 계획
2018년의 어느 날, 나의 네이버 메모에는 베트남의 한 리조트 그룹에 대한 단상들이 널려져 있었다. ‘J커브 형태의 무서운 성장세’, ‘푸꾸옥 4천 실 증설’, ‘내국인 카지노’, ‘브랜드 세분화’... 당시만 해도 야심 차지만 한편으론 무모해 보였던 이 계획들은, 7년이 지난 2025년 오늘, 베트남의 풍경을 완전히 뒤바꾼 거대한 현실이 되어 눈앞에 펼쳐져 있다. 이것은 단순한 리조트의 성공 신화가 아닌, 베트남의 관광 산업 자체가 어떻게 미래를 꿈꾸고 실현했는지에 대한 이야기다.
잠들지 않는 도시, 예언이 현실이 된 곳 '푸꾸옥 유나이티드 센터'
2018년의 메모 속 ‘푸꾸옥 4천 실 증설과 카지노’라는 구절은 가장 대담한 예언이었다. 그리고 그 예언은 ‘푸꾸옥 유나이티드 센터(Phu Quoc United Center)’라는 이름으로 상상 이상의 현실이 되었다. 이곳은 더 이상 단순한 리조트 단지가 아니다. 1,000헥타르가 넘는 부지 위에 테마파크 '빈원더스', 야생 동물원 '빈펄 사파리', 그리고 베트남 내국인도 입장이 가능한 '코로나 카지노'가 들어섰다.
화려한 쇼핑 거리와 24시간 잠들지 않는 엔터테인먼트가 펼쳐지는 이곳은 ‘초대형 복합 리조트 단지’라는 말 그대로, 하나의 거대한 관광 제국이다. 2018년의 계획이 단순한 청사진이 아니라, 완벽한 Top-down 리더십 아래 치밀하게 계산된 거대한 비전이었음을 증명하는 결과물이다.
모든 여행자를 위하여, 계산된 승부수 '브랜드 다각화'
‘빈펄 리조트, 럭셔리, 오아시스, 디스커버리...’ 2018년 당시 혼란스러워 보였던 브랜드 세분화 작업은 이제 각자의 색깔을 띤 채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가족 여행객을 위한 활기찬 빈펄 리조트 & 골프, 프라이빗한 휴식을 원하는 이들을 위한 빈펄 럭셔리, 그리고 합리적인 가격의 빈펄 오아시스까지. 여행자의 취향과 목적에 따라 섬세하게 나뉜 브랜드들은 ‘빈펄’이라는 이름 아래 각기 다른 만족감을 선사한다. 여기에 발리 스파 브랜드와의 협업, F&B 강화를 위한 직원 교환 프로그램 같은 디테일이 더해져, 빈펄은 양적 팽창을 넘어 질적 성숙을 이루어냈다.
영원한 숙제, '한국인 재방문객'을 사로잡아라
2018년의 메모에는 날카로운 지적이 있었다. ‘한국인 고객 No.1, but 재방문객 드묾.’ 빈펄에게 한국 시장은 가장 큰 기회이자 풀어야 할 숙제였다. 7년이 지난 지금, 빈펄은 이 숙제를 어떻게 풀고 있을까? 해답의 실마리는 '골프'와 '하이엔드 고객'에서 찾을 수 있다. 당시에도 증가 추세였던 겨울 골프 고객을 놓치지 않고, 2024년 한국의 골프 투어사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으며 한국의 하이엔드 골프 여행객 유치에 직접 나섰다. 또한 '한화 회원'으로 대표되는 특정 고급 고객층에 대한 관심을 구체화하며, 첫 방문의 설렘을 재방문의 감동으로 이어가기 위한 구체적인 액션을 취하고 있다.
빈펄 제국의 다음 챕터
코로나19의 긴 터널을 지나, 베트남은 2025년 현재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가장 강력한 관광 회복세를 보이는 국가가 되었다. 그 중심에 빈펄이 있다. 7년 전 J커브를 그리며 수직 상승하던 빈펄은 이제 베트남 관광의 표준 그 자체가 되었다.
물론 앞으로의 과제도 명확하다. 특정 시장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전 세계 여행자들을 대상으로 한 글로벌 로열티 프로그램을 구축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2018년의 메모 속 대담한 계획들을 모두 현실로 만들어낸 저력이라면, 빈펄 제국의 다음 챕터 역시 우리를 놀라게 할 이야기들로 가득 채워질 것이라 기대하기에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