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집 초대 문화와 우정에 대해 이야기해볼게요.
한국에서는 친구를 만나면 보통 카페나 식당에서 약속을 잡죠. 그런데 프랑스는 조금 다릅니다. 저번 글에서도 말씀드렸듯, 밖에서 한 번 식사하면 몇만 원은 금방 깨지기 때문에 집에서 만나는 문화가 훨씬 흔합니다.
집은 가장 사적인 공간이라 한국에서는 친한 친구가 아니면 초대한 경험이 거의 없는데요. 프랑스에서는 방금 알게 된 사람이라도 마음이 맞는다고 느끼면 바로 집으로 초대할 수 있어요. 집으로 부른다는 건 특별한 이벤트가 아니라 일상의 연장선에 가깝습니다. 내성적인 프랑스인들도 많아서, 굳이 사람 많은 곳에 가지 않고 집에서 조용히 대화하는 걸 더 편해하기도 해요.
초대받았을 때는 한국처럼 빈손으로 가지 않습니다. 보통은 와인이나 디저트를 가져가죠. 재미있는 건 미리 “내가 디저트를 맡을게” 혹은 “이 음식엔 이런 와인이 어울리겠다” 하고 알려주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에요. 겹치지 않게 조율하는 거죠. 초대받아 가면 함께 식사하며 깊은 대화를 나누고, 영화나 보드게임을 즐기며 오래 시간을 보내곤 합니다. 돈을 크게 쓰지 않아도 충분히 즐겁게 어울릴 수 있어요.
아직도 신기하게 느껴지는 건, 프랑스 사람들이 홈파티에서 복숭아 아이스티를 그렇게 찬양한다는 사실이에요. 그냥 아이스티일 뿐인데도요. 그래서 저는 종종 청포도맛 소주나 복분자를 가져갑니다. 신기하게도 싫어하는 사람이 없더라고요!
또 하나 흥미로운 점은 우정과 연애의 경계입니다. 한국에서는 남녀가 자주 만나면 “사귀는 거 아니야?” 하는 농담을 듣기 쉽지만, 프랑스에서는 성별과 상관없이 친구 관계가 훨씬 자연스럽습니다. 어릴 때부터 함께 자란 이웃 친구는 거의 가족처럼 여겨지고, 남녀가 단둘이 여행을 가거나 저녁을 먹는 것도 이상하게 보지 않아요. 연애와 우정의 선이 명확하다 보니, 오히려 오해할 일이 적은 편이죠.
물론 저 같은 경우는 K-유교녀라 남사친·여사친 문화는 잘 맞지 않더라고요. 제 남자친구도 저와 같은 생각을 해서, 연인이 되기 전에 미리 그런 가치관을 맞춰두었어요. 이런 부분은 어느 쪽이 옳다기보다, 서로에게 맞는 방식을 정해두는 게 더 중요한 것 같아요.
한국과 프랑스, 친구 관계를 표현하는 방식은 분명 다르지만 본질은 같습니다. 결국 친구란 함께 시간을 나누는 존재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