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솔뱅이 부러워

한 미국 이민자의 편린 시리즈 61

솔뱅은 남가주의 덴마크 타운으로 LA에서 약 3시간 정도 북쪽으로 올라가면 위치하는 곳입니다. 

약 2~3시간 걸어 다니면서 구경할 수 있는 곳인데 이런 곳을 구경하다가 마음속에 의구심이 드는 데 그건

“왜 LA의 한인타운을 이 솔뱅처럼 문화관광지로 만들지 못할까?”

하는 점입니다. 아마 이 덴마크 출신 사람들은 그냥 이렇게 모여있다는 이유만으로 짭짤한 수입의 관광비를 걷어낼 것 같은데 LA의 한인타운도 이렇게 협력해서 한국문화를 알리고 민족 정체성을 고취시키는 관광지로 개발/발전시키면 참 좋을 텐데 하는 생각입니다. 

무슨 게임도 아니고 본국 축소판 정치놀음이나 보여주는 각종 한인단체장들은 그렇게 싸울 힘이 남아돌면 솔뱅이나 관광하면서 그대로 벤치마킹 프로젝트나 꾸몄으면 합니다.

미국에 오래 살다 보면

정체성 IDENTITY을 확립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됩니다. 정체성은 쉽게 말하면 한 인간의 자존심입니다. 정체성이 혼란을 겪게 되면 삶 자체가 낮은 자존감에 의해 매사에 자격지심이 발동하게 됩니다.  

심리학자 에릭 에릭슨은 인디언 보호구역에만 왜 허구한 날 알코올 중독, 마약, 폭행 관련 문제가 빈번한지 연구를 하다가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죠.

그는 오랜 연구조사 끝에 인디언 보호구역의 아이들 대부분이 학교에서 백인 교사에게 백인 교육을 받으면서 ‘인디언 같은 짓’을 하면 벌을 받고 집에서는 백인 말투와 행동을 하면 부모에게 ‘흰둥이 같은 ‘ 짓을 한다며 벌을 받는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아이들이 공동체에서 일상적으로 경험하고 교육받은 행동을 집에서 다시 스스로 인정하지 못하고 거부해야 하는 상황을 반복적으로 경험한 것입니다. 일제 식민지 때 한국인이 겪은 정체성 혼란과 마찬가지로 이렇게 인디언 어린이들은 어릴 때부터 식민지와 유사한 조건의 심리적 분열과 이로 인한 ‘정체성 혼란’을 겪어 나중에 성인이 되어 각종 사회문제를 유발시키는 공동체로 전락하게 된 것이라고 연구는 밝히고 있습니다.(물론 미국 정부가 겜블링을 할 수 있는 카지노장 허가를 인디언 보호구역에 주로 내준 것도 정체성 혼란을 더 부추기게 일조를 했지만)

주위에 많은 한인 이민 2세.. 3세들이 백인과 흑인.. 라티노 인종 간 사이에서 정체성을 확립하지 못하고 탁월한 능력을 갖추었음에도 불구하고 주류사회에서 인정을 못 받고 있다는 소식을 듣게 되면 안타까울 때가 많습니다. 그렇게 두뇌도 우수하고 학력과 능력이 월등한데 미국이란 조직사회에서 타인종보다 진급이나 추천 등이 저조하면 금방 좌절하고 낙담해버리는 것은 낮은 자존감 즉 정체성이 확립되지 못해서라고 보시면 확실합니다.  

유대인이나 이 솔뱅의 덴마크인처럼

미국의 한인 이민자들도

돈 벌어먹고살 궁리나 하는 생계형 이민자에서 벗어나

글로벌 시대에 정체성이 확실한 롤모델급 자립형 이민자로 거듭나야 할 텐데.. 

언제 그 꿈이 이루어질지 답답하기만 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미국에서 개 키우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