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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은 종업원이 친절해야

한 미국 이민자의 편린 시리즈 62

이탈리아 말로 빵 굽는 사람 the baker라는 뜻의 이탈리언 음식 전문점 Il Fornaio. 

1977년 이탈리아의 롬바르디아에서 제빵학교를 개교하면서 시작된 이 식당은 

현재 캘리포니아주 전역에만 15개의 식당이 성업 중인 곳으로 

2005년도 Zagat Survey에 따르면 "Wonderful aromas in the air" "the best part of the meal"이라는 극찬을 아끼지 않은 곳이라고 합니다  

제가 간 곳은 LA 한인타운에서 가까운 베버리힐즈의 식당입니다.

주소: 301 N. BEVERLY DR. BEVERLY HILLS, CA 90210 [T:310-550-8330]  

음식점 앞에 큰 주차장 건물이 있습니다. 시간대마다 가격이 틀립니다.

차를 세우고 나와 식당까지 걸어가면서 베버리힐즈 거리를 구경하면 좋습니다. 

전 세계 곳곳에 식당이 있다는군요. 

이집의 특징은 가게 안이 신선한 이탈리언 빵 냄새로 가득 차 있어 식욕을 엄청 자극시킵니다. 한식이 영양학면에서 우수함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인의 식욕을 사로잡지 못하는 이유가 음식의 아로마가 타 음식에 비해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려서죠. 같은 한국인이라도 청국장을 좋아하고 싫어하는 사람이 극명하게 갈리는 이유와 마찬가지입니다. 뭔가 전 세계인의 후각을 공통적으로 사로잡는 한식 메뉴의 개발이 우선시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베버리힐즈라는 위치 때문에 음식값이 엄청날 것 같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파스타 한 그릇 가격이 요즘 한인타운의 순두부찌개 한 그릇 가격과 비슷합니다. 식당 분위기도 괜찮아 데이트하시는 분들은 순두부찌개 집 가기 보단 이런 식당이 당근 더 좋을 듯합니다. ^^;; 

식당 이름답게  서비스로 제공되는 갓 구워진 빵맛이 일품입니다. 빵이 너무 부드러우면 유화제 같은 화학첨가물을 제빵 재료에 많이 넣었다는 증거죠. 반면에 터프하고도 고소한 이집 빵은 식욕을 한 등급 업 시켜줍니다.  

훤히 보이는 주방.. 

Caprese Calda $11.99

Calamaretti Fritti $13.79 

Ravioli alla Lucana $17.99 

Cristina Pizza $16.99 

Linguine Mare Chiaro $22.59 

Grigliata di Pesce Misto $26.59  

스페셜 이탈리언 그릴 모둠.. 가격은 가물가물 한 그릇에 30불 했을 것 같은..^^;;..  

식사 후 티라미슈와 커피는 맛난 이탈리언 음식의 에티켓 아닙니까?   

이집은 다른 여타 이탈리언 음식점과 맛의 차이는 별반 없지만…

여기 라티노 종업원들이 굉장히 친절합니다. 서빙 도중에 음식을 잘못 가져왔는데 매니저급 웨이터가 와서 미안하다 그러고 뭐 필요한 것이 없냐고 밝게 묻습니다. 종업원들의 교육이 잘 된 느낌이 듭니다.

요즘 읽는 책에 이런 구절이 있더군요….

세상을 살아가려면 사람들과 어울려야 합니다. 밥을 먹고, 옷을 사고, 집을 구하기 위해서는 돈을 벌어야 하는데 돈을 벌자면 누군가를 꼭 만나야 합니다. 그게 세상 원칙이죠. 사람은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상처를 주고받고, 직장에서도 일이 힘들어서라기 보다 항상 동료나 상사와의 불화 때문에 관둡니다. 학생이든 성인이든 자살의 이유도 대부분 사람과의 관계에서 상처를 받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이 결국 우리는 어쩔 수 없이 관계를 맺고 사람과 어울려야 하며, 그 관계 속에서 기쁨을 찾고 이익을 내고 삶을 영위해 나아가는 것입니다. 그래서 장사란 이윤을 남기는 것이 아니고 사람을 남기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을 남기면 이윤은 저절로 뒤따라 오기 때문입니다.

의외로 많은 한인타운의 식당을 포함해서 외식업 식당 주인들은 음식만 맛이 있으면 식당은 대박 친다는 굉장히 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손님과 공감하는 식당이 잘 되는 식당입니다. 종업원들의 친절한 서비스를 손님들은 음식 맛만큼이나 원한다는 것을 식당주는 알아야 합니다. 그렇다고 종업원을 윽박지르고 잔소리로 친절을 베풀게 만들면 손님은 귀신같아서 금방 눈치채고 발길을 끊습니다. 가끔 가다가 여종업원에게 술좀 따르라는 수준 이하의 미친 손님도 있지만 식재료와 달리 아낌없이 베풀어도 원가는 0달러인 친절과 공감을 무조건 손님들에게 퍼부어야 합니다. 외식업계에서 살아남으시려면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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