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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준혁 Feb 17. 2017

카르페 디엠과 자유의 여신상

한 미국 이민자의 편린 시리즈 81



뉴욕을 여행하다 보면 지하철 같은 공공 교통편을 이용하게 되는데 그곳에서 만나는 많은 사람들이 몸에 문신을 새긴 것을 본의 아니게 가깝게 보게 되는데.... 



몸에 문신하는 문구로 사랑을 많이 받는다는 카르페 디엠 Carpe Diem




Carpe Diem 이 라틴어로 "오늘을 즐겨라"라는 의미라고 많이들 알고 있다. 





원래 '퀸투스 호라티우스 플라쿠스' (영어명 Horace)라는 이름을 가진 고대로마의 시인의 작품에 나오는 시구인데,,,,  

현대에는 깊은 체험적 진리를 간결하고 압축된 형식으로 나타낸 금언, 격언, 경구, 잠언 같은 아포리즘 aphorism으로 사용되고 있다. 


본래 라틴어로 쓰인 시를 영어로 옮긴 전문은 아래와 같다.


Ask not, it is forbidden to know, what end the gods have granted to me or you, Leuconoe.

Don't try the Babylonian fortune-telling either.

How much better it is to endure whatever will be!

Whether Jupiter grants you many more winters or 

this final on e which even now wears out the Tyrrhenian sea on the rocks placed opposite.

Be wise, strain the wine, and prune back your far-reaching hopes.

While we speak, envious time will have fled.

Carpe Diem, trusting as little as possible in the future.


묻지 말게, 신들이 나나 그대에게 어떤 운명을 주셨는지 금지된 그 질문의 해답을 알려고도 하지 말게. 

루 코노에 (사람 이름).

바빌로니아의 점치는 놀이도 하지 말게.

그 어떤 무엇이 다가오더라도 참고 견뎌내는 것이 훨씬 낫지 않은가!

주피터 신께서 그대에게 얼마나 더 많은 겨울을 보내게 해주실는지, 

아니면 지금 티레니아 해 맞은 편의 바위를 닳아 없애고 있는 이 겨울이 마지막 이는지...

현명해지게. 와인을 줄이고, 너무 큰 희망을 가지지 말게.

우리가 말하는 동안에도 우리를 시기하는 그 시간은 이미 달아나 버렸을 테지.

오늘을 꽉 붙잡게나! 미래에 믿음을 걸지 말고.





Leunonoe라는 사람에게 조언을 하는 형식으로 쓰인 이 시는 마지막 구절의 Carpe Diem 덕분에 Horace 의 시 중에서 후대에 가장 많이 알려진 작품이 되었다고 하는데….

라틴어로 Carpe는 '붙잡다'라는 단어고, Diem 은 영어의 "Day"와 같은 뜻이다.

그러니 Carpe Diem을 직역하면 '오늘을 붙잡아라'는 뜻이 되는데  

한국에서는 "오늘을 즐겨라"라고 많이 해석되고 있다. 


제 18대 ( 욕처럼 들린다는..^^;;) 박근혜 대통령이 전에 자신이 정치하는 이유가 노자의 도덕경에서 한 말 안거낙업 安居樂業( 편안히 살고 즐겁게 일한다)이라고 하는데 즐거움 자체가 인생의 목표인 것( 오늘을 즐겨라 )과 내일 즐겁기 위해 오늘을 열심히 붙잡고 사는 것( 오늘에 충실하라 ) 언뜻 들어도 꽤 다른 뉘앙스라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전체적인 시의 내용과 라틴어 원문을 해석해보면 카르페 디엠은 


'오늘의 삶에 충실해라'라는 뜻에 더 가깝다. 


아무래도 고대 라틴 문학이다 보니, 당연히 한국어보다 영어로 먼저 번역이 되었고, 영어로 번역된 구절을 다시 한국어로 번역하는 복잡한 과정을 거치다 보니 긴가민가한 한국어 번역이 나오게 된 것이다. 최초의 영어권 번역자들은 라틴어의 Carpe Diem을 영어로 Seize the day라고 번역했다.

Seize the day는 '기회를 놓치지 말아라, 오늘을 즐겨라' 란 뜻이다.

그리고 영어의 Seize the day를 그대로 한국어로 옮기면 "오늘을 즐겨라" 가 되는 것이고.

그렇지만 앞서 말했듯이 전체적인 시의 맥락을 보면, '즐겨라' 보다는 '충실해라' 가 더 맞는 것 같다. 시구에 "그 무엇이 다가와도 참고 견디고", "와인을 줄이고", "미래에 믿음을 걸지 말고" 등의  표현들로 봐서는 '불확실한 미래에 희망을 걸지 말고, 현재를 충실히 살아내라'라는 의미가 강한 것 같다.



고 로빈 윌리엄스의 대표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 ]라는 영화에도 

로빈 윌리엄스가 분한 선생 키팅의 대사로 유명한 말이 또한 카르페 디엠인데 

카르페디엠은 전통과 규율에 도전하는 청소년들의

자유정신을 상징하는 말로 쓰였다.



미래를 위해서 현재의 삶의 낭만과 즐거움을 포기해야만 하는

학생들에게 현재 살고 있는 이 순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일깨워주는 말로 말이다.


영화를 다시 되새김질해보면 문제가 뭔지 아셨으리라 믿는다. 중요한 건 제도가 아니다. 시험제도를 천만번 고쳐보라. 100프로 만족시킬 수 있는가? 명문을 없애자고? 그건 당신의 머릿속에서나 가능한 이상일뿐이다. 전통과 권위라는 것은 가볍게 볼 것이 아니다. 그럼 뭐가 문제인가? 


중요한 건 내가 누구이며 나의 주체성을 확립을 통한 나 스스로의 선택이다. 


스스로 선택한 것이라면 무엇이 문제 인가? 나의 선택에 의해서 내가 국회의원이 되고 싶고 변호사가 되고 싶다면 그 선택은 아무런 문제가 될 것이 없다. 그런데 오늘날에는 사회구조가 강요한 선택을 행하면서 자기 스스로 선택했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너무 많은 듯하다. 


도대체 당신이 원하는 게 뭔가? 사회가 요구하는 그것을 받아들여 그렇게 소극적인 삶을 살아가는 게 당신이 원하는 것인가? 


당신의 오늘날 삶이 괴로운 건 당신의 주체성이 제대로 확립되어있지 않기 때문이다. 뭘 원하는지도 모르기에 사회가 요구하는 것에만 부응하여 너도 나도 거기에만 매달리니 결국엔 실패하고야 마는 그런 것 말이다. 즉 당신의 주체성은 당신이 자발적으로 구성한 주체가 아니라 타인의 욕망 더 넓게는 사회의 욕망을 당신 내면으로 받아들여 그것에 맞춰 살아가는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더 쉽게 말하자면 타인의 욕망을 욕망하는 것. 타인의 욕망을 위해 살아간다는 것이다. 


결국 핵심은 타인의 욕망을 욕망하면서 현재 사회를 구축하고 있는 이데올로기적 측면 즉 죽은 시인에 의해 완성된 사회를 자기보존이라는 이름하에 유지하려고 드는 사람들이 문제라는 점이다. 타인의 욕망에 의해 구성된 허구적 정체성의 지속은 주체로 하여금 그 이데올로기가 실체적인 것이라 믿게 한다. 그 믿음은 그것을 더욱 지속적으로 강화시켜 나가게 됨은 말할 것도 없다. 


영화 속에서 키팅 선생이 말하고자 하는 건 무엇인가? 현재에 충실하라는 말의 의미는 무엇인가? 키팅 선생이 가르쳐주는 단 하나의 진리는 자기보존에서 벗어나 매 순간 아주 이기적으로 나 자신에게 집중하여 자기 극복하여 스스로를 초월하라는 것이다. 나 스스로의 초월을 통해 위버멘쉬의 길을 걷는다면 그까짓 사회의 강요가 무슨 사용이겠는가? 카르페디엠은 힘에의 의지를 통한 지속적인 자기극복을 통해 초인(위버멘쉬)의 길을 걷기를 원했던 니체의 가르침을 단 두 개의 단어로 요약한 것 아니던가? 


개인이 초월되면 사회도 초월된다. 사회는 결국 개인의 총합이니깐. 권력은 절대로 일방향으로 흐르지 않는다. 권력은 개별화되고 파편화된 채 모든 사람들에게 분유 되어 서로가 서로에게 권력관계를 형성하게 되고 바로 거기에서 이데올로기가 유지된다. 그렇지 않은가? 허구한 날 보수성을 공격하면서 당신의 스스로 학교, 회사 등등 일상생활에서 드러낸 지독한 보수성에 대해서 말이다. 결국 죽은 시인의 사회는 우리가 스스로 만들어낸 것에 다름 아니다.




사설이 길었는데 

미국은 그런 카르페 디엠이 가르쳐 주는 자유 국가이다.


그러므로 뉴욕이라면 자유의 상징이라는 자유의 여신상을 

한번 구경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룬 궤변..)



자유의 여신상을 보러 가기 위해선 전 세계 금융의 중심인 ( 혹은 이였던..) 월 스트리릿을 거쳐 가야 한다. 














자유의 여신상을 타러 가기 위한 페리호 항구장.....



쌍둥이 건물 테러 때문인지 페리호를 타기 위해서 엄청난 검문대를 통과해야 한다. 


적어도 한 시간 이상 줄을 서서 대기해야...





































한국 출판계에서 책 제목이 내용보다 앞서 거론된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책에서도 카르페 디엠이라는

말이 언급되고 있는데....


자유의 여신상을 둘러보면서 ( 자유의 여신상에 관한 이야기는 접어두고 )


어떻게 오늘을 즐기는 자유를 누리며 살아갈 수 있을까??


자문해 본다. 


현재를 어떻게 즐기라는 말인가??


우리는 지금 무엇 때문에 돈, 사랑, 공부, 여행 등을 하는 걸까?


그건 바로 우리가 행복해지기 위해서가 아닌가? 


그렇다면 행복이라는 의미는 무엇인가? 무조건 성공을 해야지만 행복해는 것인가?



카르페 디엠에서는

과거의 잘못된 행동이나 생각을 현재에서는

하지 말아야 한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우리는 삶의 목표가 있어야 한다.

그 목표를 향해서 순간순간 발걸음을 옮길 수 있을 때

현재를 즐길 수 있다.

그게 바로 카르페 디엠의 진정한 의미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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