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kossam Feb 25. 2016

[인연의 소중함]

성장통 #part39


나는 참 많이 부족한 엄마다


성격도 유하지 못하고

욕심도 많은 편이다


렇지만

내 새끼 일에는 물불 안 가리고 덤비고

세상 누구보다

내 새끼가 제일 예쁘다고 말하는


나는 지극히 평범한 팔불출 엄마다



돈이 많은 것도 아니고

인품이 좋은 것도 아니고

실수투성이 철없는 엄마지만



인생을 살면서 제일 중요한 게 뭐냐고 묻는다면

녀석에게 나는 망설임 없이 얘기할 것이다


인연 그리고 경험
이라고


그래서 나는 아이가 아주 어릴 때부터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해 주고

많은 곳을 구경시켜 주려고 노력했다


세상엔 좋은 인연도 있고

나쁜 인연도 있다


사람 때문에 행복해지기도 하고

사람 때문에 좌절하기도 한다


하지만 혼자 살아갈 수는 없는 세상이기에

태어나면서 만들어진

또 살면서 만들어가는

많은 인연들 속에서 살아가게 마련이다


우연히 만난 좋은 멘토나 친구로 인해

인생의 의미를 깨닫기도 하고

뜻하지 않은 힘든 인연으로

상처받고 다시는 사람을 믿지 못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그 모든 인연과 우리는 관계를 맺고

관계를 유지하며 살아가야 한다


돈보다 공부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는 것을

나는 녀석에게 말해주고 싶다


좋은 사람과 맺은 인연을 잘 이어가는 것

그리고 작은 경험도 소중히 여기고 늘  새로운 경험에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하는 것






나는 중학교 때 멋진 멘토를 만나

세상엔 공부보다 소중한 것들이 많다는 걸

깨닫게 되었고 그 소중한 것들을 지키고 꿈을 이루기 위해서 공부도 열심히 해야 한다는 걸 배웠다

스위스에 사시는 선생님은

일년에 한 두 번 오실때마다 녀석을 꼭 만나고 가신다

또 몇년전 녀석을 스위스로 초대해서 3주동안 녀석을 위해 시간을 내주기도 하셨다

그분은 이제 나보다 녀석에게

더 많은 꿈과 영감을 주신다

나의 선생님이 녀석의 선생님이 되셨고

서로 죽이 아주 잘 맞는다




부모는 자식의 미래에 대해 욕심을 버리기가 쉽지 않고 객관적인 조언을 해줄 수도 없다

살면서 좋은 멘토를 만나는 것은 로또 당첨만큼 운이 좋은 것이다

아무도 알 수 없는 미래에 대해

답을 내려줄 수는 없지만

방향을 제시해주고 함께 고민해준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는 겪어본 사람이면 알 것이다



내겐 너무 힘겨웠던 순간마다

힘이 되어준 남이지만 가족 같은

그런 고마운 분들이 있다


그래서 삶의 곳곳에 숨어있는 낭떠러지 앞에서 무사히 잘 견디면서 살아남은 게 아닌가 생각한다


사람은 사랑받고 관심받지 못하면

하루도 견디기 힘든 존재들이다


강한 정신력과 의지도

결국 사람들과 부대끼고

행복도 아픔도 겪어봐야 생기는 것이다






얼마 전 지인의 결혼식이 있었다

녀석이 6살 때 처음 만난 댄스 선생님이 십 년 동안 만난 남자친구와 결혼을 하셨다


운동은 다 싫어하는 녀석이지만

춤이라면 좋아라 했다

방송댄스, 벨리댄스, 발레, 힙합, 탭댄스, 뮤지컬

그저 운동삼아 좋아하는 걸 시켜주려고 시작했고

지금도 춤을 전공할 만큼 잘하지 못하지만

배우고 연습하고 무대에도 서보면서

많은 경험과 인생공부를 했다고 나는 믿는다


잘하는 것보다 좋아서 하는 것 하나쯤은

있었으면 바랬다

스펙을 쌓기 위해서도 아니고

전공을 하기 위해서도 아닌

그저 입시와 교과교육과 상관없는

웃고 즐기며 할 수 있는 그런 쉼터 같은 취미생활 하나쯤 있었으면 바랬다


그렇게 시작한 인연이었고

나와는 열 살 이상 차이나는 젊은 선생님이 었지만 사람 됨됨이도 아이를 사랑하는 눈빛도 내가 배울 점이 더 많은 그런 분이었다

지금까지 십 년 동안 인연을 이어오면서

내게는 편안한 친구로 녀석에게는 좋은 선생님으로 늘 그 자리에 계셨고

나는 앞으로도 녀석에게 멋진 인생 선배로 멘토로 남아주실 거라 믿는다


녀석은 선생님의 결혼식에서 춤을 췄다

선생님은 의미 없는 축가는 싫다면서 다른 공연은 섭외하지 않으셨다

녀석은 첨엔  부끄러워했지만

선생님 결혼식이니 잘해야지 하면서

열심히 준비했고

어색하고 어려운 무대를 무사히 마쳤다




언젠가 녀석이 어른이 되고 사회에 나가서도 하나하나 작은 인연들과

관계를 잘 맺고 이어가며 차가운 세상 속에서 조금은 마음 따뜻한 순간들을 맛볼 수 있기를 바란다


사람과의 인연도 노력 없이는 유지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특히 가까운 가족, 친구부터 나중에는 동료와 이웃들까지 내가 먼저 챙기지 않으면 멀어지는 건 한순간이다


그만큼 대가를 바라지 않고

마음으로 의지할 수 있는 인연을 만든다면

돈으로도 살 수 없는 재산이 될 거라고 나는 믿는다



그렇게 녀석도 조금씩 천천히 인연의 소중함을 알고 배워가기를...



그리고 나의 소중한 인연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전하고 싶다




글, 사진: kossam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