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kossam Apr 05. 2016

[봄나들이]

성장통 #part 43



녀석과 첫 봄나들이

아직은 바람이 쌀쌀하다


단둘이는 여전히 어색해서

오늘은 베프를 동반했다


녀석은 녀석의 단짝과

나도 내 단짝과

더블데이트다


초등학교 1학년부터 이어온 인연

모습마저 닮은 녀석들은

오늘도 우연히 커플룩이다

쑥스러운 듯 서로 웃더니

이내 팔짱을 끼고 걷는다


엄마들 취향도 비슷하고

뭔가 크게 애쓰지 않고도

그저 그렇게 편안한 우리들이다


그리도 자주 만나고

자주 쏘다니던 우리였는데

요즘은

바쁘다는 핑계로

또 녀석들이 크면서

엄마들과 노는걸 싫어한다는 이유로

조금은 소원해졌나

하는 생각에

카메라까지 둘러메고

팔당으로 나왔다





녀석의 단짝이 자전거를 못타서

오늘은 걷기로 했지만

강을따라 이어지는 자전거 도로에

나는 마음이 자꾸 간다

다음엔 녀석과 함께

저 길을 달려봐야지

상상만으로 설레인다


아무 생각 없이 우리도 잠시 걸었다

녀석들 뒷모습에도

오늘은 흐뭇하다

멀리서 담는 두 아이의 모습에

미소도 담겨있다


문득 요즘은 참 웃을 일이 없구나

잠시 울적하고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녀석이 웃는 얼굴

보는 낙에 살았는데

지금도 내가 바라는 건 그것뿐인데

왜 자꾸 욕심을 내려놓지 못하나 하며

작은 렌즈를 통해서

녀석을 한없이 바라본다


그러다 활짝 웃는 녀석의

얼굴이 렌즈 속에 들어오고

나는 화들짝 놀라 셔터를 누른다

순간 고마운 마음마저 든다


※물의정원






잠시 쉬어가려 들린

강가 카페에서는

작은 방 연탄난로 앞에서

엄마들은 커피 한잔하며

사진 얘기로 수다가 깊고

녀석들은 반합에 끓인 라면으로

맛나게도 배를 채운다

낯선 공간에서

익숙한 공감으로

녀석들과 추억할 시간을 그린다


돌아오는 길

그렇게 이길 끝까지 달려

녀석들과 여행을 가도 좋겠다

충동이 올라온다


그래

녀석들과 함께 한 이 시간들이

아쉬운게지

집에 가면 다시 돌아갈

녀석과의 일상에

혹시 또 서로 웃음을 잃을까

두려운게지



조금씩 나아질 우리를 믿으며

조금 더 노력할 우리를 기대하며


이 봄이 가기 전

녀석과의 여행도 꿈꿔보며


나는 감사한 하루를

마음에 담는다




두 녀석의 예쁜 우정도

변치않길 바라며...





: kossam

사진: kossam & 박은주


※카페 - 강가에서 커피향기를
매거진의 이전글 [인사동의 추억]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