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통 #part46
어김없이 돌아온 시험,
중간고사 열흘 전이다
시험 스케줄표 짜서 공부 좀 제대로 해보라고
했더니 웬일로 알았어한다
그러더니 우당탕퉁탕 부스럭 부스럭
벌써 세 시간째 ㅡ.ㅡ;;;;;
일 년에 한 번 할까 말까 한 방 정리 중이시다
"공부하라니까 청소하는 거야?"
"넘 지저분해서... 정리하고 공부하려구..."
"적당히 해야지~ 벌써 아홉 시야!"
쓰레기가 끝도 없이 나온다ㅜㅜ
"엄마, 헤드윅 티켓 왔어!"
며칠 전부터 엄마를 들들 볶더니
결국 티켓을 사고 말았다
"엄마 셋째 줄 자리 있대~ 보게 해줘, 응?"
"그 비싼걸 꼭 봐야겠어? 것도 젤 좋은 자리? 혼자 보려고?"
"엄마~~~ 내가 용돈 모아서 갚을게~"
전에 없던 콧소리까지 동원했다
"대신 시험 잘 보기로 약속해"
"응~~~~"
나는 또 조건부 짠순이 엄마가 된다
헤드윅을 보고 싶은 이유 세 가지???
단순한 놈ㅜㅜ
내 속으로 낳은 자식인데 참 많이 다르다
혼자라도 가겠다니...
그래도 뮤지컬을 좋아하는 것만큼은 닮은 우리
'다음엔 엄마랑 같이 가자. 미안해...
뮤지컬 적금을 들던지 해야지'
행여 지키지 못할 약속이 될까 혼자 속으로만 마음을 전해본다
"밥 먹어~~"
주꾸미 볶음에 계란찜 야채 넣고
쓱쓱 비벼 맛나게도 먹는다
"많이 먹고 열심히 해~"
"엄마, 이 거봐!"
"뭔데? 판다네?"
"응~ 에버랜드에 판다가 왔대~"
"그래?"
"완전 귀엽지~~~ 가면 안돼?"
"으이그~~ 셤 끝나고 다시 얘기해~ 수학여행도 가야 하잖아~ 3학년이 돼도 한결같은 우리 딸!"
녀석의 머릿속엔 벌써 온통 셤 끝나고 하고 싶은 일로 가득하다
중3이 되어서도 변함이 없는 녀석
귀엽다가 짠하다가 괘씸하다가
그래도 올 한 해 집중하고 인내해서
후회 없도록 했으면 하는 게
엄마 마음인 것을
"얼른 마치고 일찍 자라~~"
글: koss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