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kossam Jul 18. 2018

[초보 고딩엄마의 분리불안 극뽁일기 21]

호텔 베르누이 #공주들의 파티

※주의: 사진 퍼가시면 안 됩니다!



워크숍이 이어지던 겨울

고생하는 녀석들만큼이나
지켜보는 엄마들도 마음고생이 심했다

친한 아이들은 같이 재우고 같이 먹이고

촬영지마다 끝나기를 기다려 같이 픽업하고

그래도 함께라서 따뜻한 순간이었다


녀석들의 영화제가 끝나는 날,

엄마들은 녀석들을 위한 작은 선물을 준비했다

베르누이 호텔 펜트하우스에서

어벤저스 공주들의 파자마 파티

예쁜 풍선에 미리 준비한 사진과 파자마

그리고 엄마들의 손편지까지 미리 세팅을 하고

영화제를 마친 녀석들이 문을 열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녀석들은 모두 환호성을 지르면서 기뻐했다

엄마들 앞에서 포즈도 취해주고 셀카도 찍고

피곤함도 잠시 잊은 채 신이난 녀석들

준비한 엄마들도 맘껏 행복한 순간이었다

오늘만큼은 그래도 될 만큼
기특하고 고마운 녀석 들이다

"정말 고생 많았다

우리 딸들 칭찬해~~~♡"





엄마들은 따로 작은 방에서 밤샘 수다로

회포를 풀고

녀석들은 엄마들의 손편지를 돌려보며

눈물바다가 되었다는 소식을 전한다

이런 기회로 녀석들에게 마음을 표현할 수 있으니

그 또한 감사한 일이다

좋은 친구들을 얻어
평생 간직할 추억들을 만들고

그 에너지로 충전하고 다시 힘차게  달려가기를!!!





사랑하는 딸 다예에게



오랜만에 긴 편지를 쓰려니

우리 가을이 이름을 짓던 날이 기억나네

정말 다 예쁜 아이 정ㆍ다ㆍ예

엄마성도 넣고 싶어서

고민하고 고민했지만

그 이름이 너무 예뻐서 결정했는데

엄마는 지금껏 이렇게 예쁜 이름은

본 적이 없단다


사람은 이름처럼 살아간다는 말이 있어

우리 다예는 평생을 그렇게

정말 다 예쁜 사람으로

외모뿐 아니라 마음도 말도 행동도

어디 하나 못나지 않게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으며

살아갈 거라고 믿어


처음 만나는 날부터 열여덟해동안

다 기억할수 없을만큼 소중한 순간과

어떤 슬픔과도 바꿀수 없을만큼 커다란 기쁨과

지금 죽어도 여한이 없을만큼 가슴벅찬 행복을 준

우리 다예에게

엄마는 진심으로 감사해


엄마는 요즘 많이 행복해

우리 다예가 하루하루 쑥쑥 자라

마음까지 커다래지고 있는 게 느껴져서

우리 서로 참 많이 힘들었던

중학교 3년이 다 잊혀질만큼

또 그 3년마저 감사해지려고 해

잘 견뎌줘서 잘 참아줘서

너무 예쁜 우리 딸


겨울 한파 워크샵과 영화제로

한뼘은 더 자란것 같아서

기특하고 대견해

앞으로도 힘든 시간들은

계속 이어지겠지만

나쁜 전례들을 다 철폐하고

말 한마디라도 사려깊고 멋진

츤데레 선배가 되길

꼭꼭 그럴수 있길 바래

또 지금처럼 친구들과

깊은우정 쌓으면서

많이 웃고 많이 울고

이 소중한 시간을

하루하루 치열하게 살아가길 바래


엄마가

좀 더 나은

좀 더 편안하고 좀 더 여유로운

환경을 만들어주지 못해서

늘 미안해

다들 가슴에 큰 상처하나쯤

안고 살아가지만

자식 가슴에 난 상처를 보는건

엄마 손가락에 난 작은 상처보다

크고 아프다는걸

엄만 평생 실감하며 살겠지

그래도 우리

서로 많이 안아주고 챙겨주고

사랑하면서 그 상처 보듬고 살자


웃는 모습이 우주 최고인

자랑스러운 엄마딸 정다예


사랑하고 사랑하고 사랑한다


늘 너를 사랑하고 응원하는

가족들이 있다는거 꼭 기억하고


오늘 친구들과 진짜진짜

좋은시간 보내렴




그저 녀석이 자기 자리에서

엄마의 빈자리를 느낄 새도 없이

열심히 살아주길

그래서 몸은 힘들고 고단해도

마음만은 행복하길

외롭지 않길


녀석과 떨어져 지내는 모든 날에

나는 기도했다


ㅡ2018년 1월 20일

  엄마의 브런치 중에서




글ㆍ사진 kossam

매거진의 이전글 [초보 고딩엄마의 분리불안 극뽁일기 16]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