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마살과 여행의지:신안/증도]
고3이랑 여행하기 #2
[2019년 7월 15일]
정말 조용하고 아늑한 숙소였다.
제일 마음에 들었던 것은 조식이었다.
주인장께서 손수 만들어 주신 집밥이
긴 여행의 피로를 싹 씻어내고
다시 충전을 하게 해 주었다.
오래뜰의 마스코트 망고가
신발을 물어가는 이유는
같이 놀고 싶어서다.
커다란 덩치에 귀여운 눈망울로
잠깐씩 들러가는 손님들에게
정을 흠뻑 쏟는 녀석은
대문 앞에 코를 박고 오늘도 누군가를 기다린다.
녀석이 긴 아침잠에 빠져 있는 동안, 산책을 나섰다.
유달산이 보이는 작은 마을의 아침은 경건하기까지 했다.
오래뜰 대문에서 바로 이어지는 김우진 길을 걷는데
조용한 골목 구석구석 정성을 들여놓은 목포의 따뜻함이 느껴졌다.
*김우진: 극작가/연극이론가-'사의 찬미'의 실제 주인공. 그의 희곡은 주로 가정과 사회의 인습에 의해 불행한 결말을 맞는 여성 혹은 예술가의 삼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대표작 <난파>.
목포대교를 건너 잠시 아픔의 흔적 앞에 섰다
마음을 헤아리는 것조차 미안하고 조심스러운
그 날의 노란 설움들이 바람에 흩날리고 있었다
영원히 잊지 않을게
신안의 1004개의 섬을 상징하는 천사 대교는
제한속력이 시속 60킬로미터이다
보통은 답답할 수 있는 속도지만
아름다운 풍광 속으로 빨려 들어가듯
바다 위를 천천히 달려가는 기분은
신비롭기까지 했다
많은 섬과 많은 해변을 모두 돌아볼 수 없어
아쉬웠지만
그중 우리가 선택한 해변은
자은도 백길 해변
잠시 머물기엔 너무나 아쉬운
고운 모래와 아름답고 한적한 이 곳은
몇 번이고 다시 오겠다는 다짐을 하게 했다
간단한 점심을 자은도의 손짜장집은 완전 강추!
녀석은 짜장면을 한 입 먹더니
주인장이 여기 계실 분이 아니라며
눈이 동그래졌다
커피를 사려고 들렀던 헤밍웨이의
새끼 냥이들은 녀석을 붙잡았고
덕분에 그림 같은 사진도 얻었다
두 번째 숙소
증도 엘도라도리조트
작은 해변에서 노을을 보며 먹는 바비큐라니!
편안하고 맛난 저녁식사로 하루를 마무리했다
나는 여전히 녀석이 없는 여행은 상상하지 못한다
그래도 괜찮은 걸까
글ㆍkossam
사진ㆍari & koss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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