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kossam Jul 31. 2020

[역마살과 여행의지:영광/부안]

고3이랑 여행하기 #3

[2019년 7월 16일]


썩 훌륭한 수영장은 아니었지만,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칠 수 없듯이

두 모녀가 아무도 없는 수영장을 두고 떠날 수가 없어서

체크아웃 전에 잠시 시간을 냈다.

 




해가 뜨겁다며 차에 있겠다는 녀석에게

선글라스를 양보하고

짱뚱어 다리를 건넌다

사실 녀석은 해가 아니라 갯벌 위를 기어 다니는

작은 생물체들과 숨구멍이 무서워서 선글라스를 썼다

환 공포증이 있다며 갯벌만 가면 기겁을 한다

재빠르게 지나가려다 짱뚱어가 궁금해

슬쩍 한 번 보고 다시 비명을 지른다

생각보다 다리가 길었지만

이어진 해변까지 무사히 다녀왔다





오늘 목적지는 부안이지만

점심은 영광에서 먹기로 했다

굴비와 간장게장 세트를 시켜서 배불리 먹고

풍력발전소와 염전을 같이 볼 수 있는

백수읍에 들렀다

엄청나게 넓은 염전들이 끝없이 펼쳐진 곳

다른 세상에 들어온 듯한 착각이 들었다

녀석은 처음 보는 풍경에 카메라를 놓지 못했다

힘들게 일하시는 분들께 방해되지 않도록

잠시만 머물다가

이번 여행 마지막 숙소로 출발했다





에어비앤비를 통해 예약한 숙소

변산바람꽃

녀석은 들어서자마자 탄성을 질렀다

침대 옆 작은 나무 창에 반한 녀석은

당장 사진부터 찍어달라며 신이 났다

예쁜 주방과 식당이 따로 마련되어 있어서

분위기 좋은 저녁식사도 가능했지만

여행 3일째라 좀 피곤하기도 해서

오늘 저녁은 치맥으로 결정했다

근처에 슈퍼나 편의점이 없는 것 같아서

시내에서 미리 포장을 해가지고 왔다


해가 지기 전 바닷가로 산책을 나갔다

조금씩 어두워지는 바다와 바람소리

늦은 시간 일터로 향하는 배와

그들을 배웅하는 새들이 어우러져

멋진 그림을 완성했다


변산의 통나무집에서 마지막 밤,

고3도 고3맘도 오늘은 모두 잊고

스르르 잠이 든다



※단, 변산바람꽃의 1인실 시인의 방은 비추!!!

너무 운치 있는 곳이지만, 풀이 많아서인지 벌레들과 동침을 해야 하는 단점이 있음.


글ㆍkossam

사진ㆍari & kossam

※사진은 퍼가지 말아 주세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