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통 #part57 <어느새 뚱냥이들>
이놈들과 녀석은
매일같이 배고프다
내게 애처롭고 반짝거리는 눈빛을 보낸다
'내가 밥으로 보이냐?'
털 뭉치로 가득한 거실도
매일 치워줘야 하는 모래도
가끔은 귀찮고
빨래할 때마다 한숨이 나오지만
이제 이놈들이 없는 우리 집은
상상이 잘 안된다
사람도 알아보고
나가지 말라고 떼도 쓰고
돌아올 땐 현관까지 달려 나오는
귀요미들
요즘 우리 니니는
묻는 말에 타이밍 맞춰 냐옹냐옹 대답도 한다
녀석은 매일 이놈들과 뒹굴며 자고
한놈은 아예 어깨에 메고 다닌다
"오구오구 우리 아기~~"
하면서 폰을 들고 산다
마치 아기를 키우는 엄마들처럼~
여전히 청소며 뒤치다꺼리는
내 몫이지만
녀석에게 커다란 의지가 되는
고마운 놈들이기에
자주 놀아주지도 못하고
운동도 못 시켜주고
간식도 잘 안주는
무심한 집사지만
부디 이 엄마맘 알아주길...
오랜만에 녀석들을 향해
폰이 아닌 카메라를 들었다
반짝이는 눈망울이 3년 전 그때랑
다르지 않다
글: kossam
사진: kossam & Ari
그림: day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