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다이아몬드 손들
문화센터에 들어서면 전면 창을 포함해 사방 벽면으로 수많은 작품들이 걸려 있다. 여러 커리큘럼에 따라 작품 종류도 수십 가지...
가죽공예, 뜨개 작품, 캘리그래피, 팝아트, 인물스케치, 어반 스케치, 각종 수공예품 등... 종류를 헤아리기도 어렵다.
하나같이 섬세하고 완벽해 보이기 때문에 감탄이 나온다. 전문가 과정과 강사 본인들의 작품이 대부분이지만 얼마나 손재주가 뛰어난지 부럽기 그지없다.
배운다고 내가 저런 작품을 만들 수 있을까 자신이 없어지지만, 해본 만큼 보인다고 본인이 중단만 안 한다면 걸릴만한 작품도 하나쯤 가질 수 있겠다 싶다.
파일에 차례대로 끼워놓은 첫 작품부터 넘겨본다. 그래도 조금씩 나아진 게 보인다. 스스로의 변화가 잘 보이니 이런 정리가 필수적으로 필요하겠다 싶다. 망친 그림 또한 함부로 버릴 수 없는 건 저절로 그 과정의 소중함을 느꼈기 때문이다.
원래 꼼꼼하거나 세심한 성격은 아닌 것 같은데 섬세한 작업에 몰두하다 보니, 나 또한 그 방향으로 조금은 다가서고 있다는 성취감이 든다.
오늘은 공작시간인가? 목공 풀이 필요하고 가위가 필요하단다.
이제 커리큘럼이 두 타임 밖에 남지 않았는데 초반에 그려봤던 꽃잎을 다시 섬세하게 그려본다.
이래서 모든 게 시작과 끝이 맞닿아 있다는 건가? 괜히 철학적인 의미를 부여해본다.
꽃잎을 그러데이션으로 그려보고, 말리고, 오리고, 겹겹이 붙여본다. 재밌다.
나에게 이런 관심과 흥미가 미술 쪽에 있다는 걸 어릴 적 알았다면 어땠을까? 미대를 진학했을까? 그때나 지금이나 미술 재료는 여러 가지로 소모되는 재료비가 만만치 않다. 그 시절에도 음대나 미대 진학을 위한 공부에 부모 등골 빼먹는다는 소리를 이제야 실감한다.
프랑스산 캔손 종이(300g)는 꽤나 비쌌고 물감이야 두고두고 쓰게 되지만, 붓이나 여러 재료들이 많이 연습할수록 한 번씩 바꿔줘야 하는 시기가 오기 때문에 돈이 들게 마련이다. 하지만 가죽공예보다는 재료비가 덜 든다는 강사의 말에 위안(?)을 삼는다.
'취미 부자가 되는 길도 쉽지만은 않구먼...'
식상하고 거부감까지 들지 몰라도 오늘은 소중한 사람들의 앞길에 부정 타는 일이 없길 바라보며 문구를 정해 본다.
'그대, 꽃길만 걸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