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혼 주의자의 일상

노처녀의 에피소드

by 샬롯

그럴듯한 제목을 짓고 싶었다. 하지만 솔직해질 필요가 있다. '마흔 넘은 노처녀의 에피소드'

이 제목이 맞지 않을까 싶다.


난 몸매가 괜찮은 편이다. 또래의 나이에 비해 괜찮다는 의미다. 기준점은 다 다를 수 있겠지만...


재수 없게 들릴 수 있겠다. 하지만 그런 말을 많이 들었던 게 사실이다. 비만체질이 아닌 것도 있지만 마흔 넘어 걷기 운동을 한 것이 도움이 됐다고 말할 수 있다. 운동하기 전에도 호리 한 체격이었지만 운동 후 제일 달라진 점은 묵직한 아랫배가 들어가고 변비 증상이 놀랍도록 개선되었으며 체력이 좋아졌다는 것이다.


운동의 좋은 점을 모르는 사람은 없지만 실천하지 않는 사람이 아직도 있다면 40년 이상 운동과 담을 쌓고 살았던 내 사례가 교훈 같은 게 되면 좋겠다.


타고나길 위와 장이 약하게 태어난 체질이라 폭식을 한다 해도 한계가 있고 자극적인 음식이 당겨도 한계가 있으며 20대 때 마셔댔던 술도 안 마신 지 10년이 넘었다.


누군가 말했듯이 먹는 것이 그 사람 자체를 형성한다. 식습관은 체격을 만들 수 밖에는 없다.

얼굴만 본다면 동안이라 할 순 없지만 전체적으로 내 나이보다 7살 에서 10살 이상 어리게 봐주시니 감사하다고 해야 할지는 모르겠다. 누구에게?


동치미의 이경제 원장이 설명하는 걸 본 적이 있다. 미혼여성의 체격이 기혼여성과 달라 보이는 것은 아이를 낳고 나서의 체형 변화가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목욕탕 사우나실에서 노골적으로 몸을 쳐다보던 아줌마들, 몸매가 끝내준다는 칭찬도 다 부질없다. 그대들에게 예뻐 보이는 몸매가 무슨 소용이랴


아가씨라 불러줘서 감사하다는 말에 노처녀같이 생겼다는 어느 60대 아줌마의 신들린 답변에도 난 웃음을 날릴 수 있을 정도의 내공이 생겼다.


노처녀같이 생긴 건 대체 어떻게 생겼다는 걸까?


난 전형적인 서민동네에 살면서 친근함을 느끼기도 하지만 환멸스럽기도 한 이중 감정이 있다. 전통시장도 있고 사람 냄새나는 정겨운 동네라고 생각하는 반면에 진저리 나게 선을 넘는 타인에 대한 호기심에 질려 버리기도 한다.


결과적으로 '비혼 주의자의 일상'이라는 타이틀은 너무 솔직해지면 천박해 보이지 않을까 하는 나의 허영심이 가미된 제목이라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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