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끝을 접는다

빌린 책은 안 접는다

by 샬롯

형광펜으로 밑줄 긋고, 괜히 정성스레 자도 대보고, 알라딘에서 파는 가성비 별로인 책갈피도 꽂아보고 별짓(?) 다해봤지만 난 역시 접는 게 제일 낫다.


제일 감명 깊은 부분은 두 번을 접어 놓는다. 편한 방식이다. 나에게는.


단점도 있다. 도서관에서 빌린 책은 이렇게 다룰 수가 없다. 그 대신 포스트잇을 붙인다.


남한테 피해 주는 걸 극도로 싫어하는 사람은 남도 나에게 피해 주는 걸 싫어한다.


당연한 소리 같지만 난 병적으로 싫어한다. 그만큼 관대함도 부족하다는 걸 알게 됐다.


'난 잘못한 게 없고 피해 준 게 없는데 남들은 왜 저러지?' 하는 분노가 치민다. (물론 표현 못하고 감춘다.) 그렇기 때문에 남들은 신경이 안 쓰이는 부분도 나에게는 스트레스로 작용한다. 예민하다는 평가도 받는다.


글쓰기를 오랫동안 해오진 않았지만 확신할 수 있는 점이 있다.


그건 분명 나를 알아가는 과정이다. 인위적인 노력이 아니다. 글쓰기는 어차피 나를 쓰는, 나에 관해 쓰는 과정일 수밖에 없다.


나의 관점, 나의 경험, 나의 생각, 나의 오류, 그 모든 게 드러날 수밖에 없다.


결국 그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깨닫게 됐다. 변화는 그다음 문제다.


인지하는 것 자체가 놀랍다. 쓰면서 알게 되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오늘도 글을 쓰면서 나 자신에 대해 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