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린 눈을 부비고 일어났다. 책을 꺼냈다.
졸립다. 마사지 이후 피곤이 무겁게 짙누른다. 뭔가 사기(?)를 먹은 느낌. 마사지 받은 어깨죽지가 아프다.
비몽사몽으로 일을 나간다. 호주 이후 최고의 졸림인 듯 싶다. 일을 하기 싫다. 그래도 몸은 예의 움직임대로 청소를 한다. 무섭게도 몸은 익은만큼 움직인다.
한국은 시험 때문에 바쁜가보다. 새벽에 전화를 걸어도 받는 사람이 더러 있다. 그들의 말은 한결 같다.
'시험공부 빼고 다 재밌어요.'
그 기분 이해한다. 그래도 지금은 공부를 하고 싶다. 지겹게 반복되는 일상보다는 낫겠지. 어쩌면 호주에 온 것이 군대 시즌 2이진 않을까 생각한다. 좀 더 자유로운 것 빼면야... 물론 그렇게 만드는 건 상황이고 나의 문제겠지.
매번 비슷한 하루를 보내는데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뭔가 잠을 자기에는 하루가 너무 짧다. 미뤄뒀던 책도 꺼내고 사람도 만나려고 한다. 머릿속에 생각만 했던 구상을 실현하려 한다. 주마다 한 명씩 만나 심층 인터뷰를 하는 것. 호주에 와서 가장 궁금한건 왜 이들이 이곳에서 살려고 하는 것인가였다. 단순히 '헬조선'이라서가 아니라 그들의 심층적인 이야기를 듣고 싶어졌다. 가슴 속 깊은 얘기를 꺼내게 할 순 있을지 모르겠지만 시도조차 안하고 그저 생각으로만 남겨두기에는 아까운 시간이다. 하나라도 더 도전해야한다. 이곳은 도전을 위해 온 곳이니까.
새벽에 문득 내 개인사를 얘기했다. 미뤄뒀고 생각만 머물던 것을 입으로 토해놓으니 개운하다. 가득 찬 위가 가벼워진 느낌이랄까. 토악질을 한참하고 나니 허기지다. 이제 이 위에 더 좋은 음식을 넣어야겠다. 잠으로 보내기에는 시간이 너무 짧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