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죽은 듯 잠에 들었다. 무언갈 할 틈도 없었다.
1주일 중 가장 힘겨운 시기가 금요일이다. 수,목 빠른 출근의 피로가 한꺼번에 쌓이는 날. 졸린 눈을 부벼가며 집으로 겨우겨우 몸을 옮긴다.
눈을 번쩍 떴다. 어느 새 침대에 누워 잠들어 있었다. 씻거나 먹을 틈도 없다. 그저 '잠'이란 본능으로 움직일 뿐. 피로의 무게감은 어떤 사고도 할 수 없게 만든다. 그렇게 일어났다. 퇴근하고 온 그대로 였다. 옷은 갈아입지도 않고 있었다. 그나마 안경은 벗었다. 비록 몸 아래 깔려 있지만.
피곤이 짓누른 하루는 잠과의 시간이다. 그 시간이 끝나고 나면 다시 현실. 해야할 일들이 잔뜩 밀려있다. 다시 잠들어야 된다는 게 현실. 잠깐 명료하게 깨 있는 시간을 이용해야 한다. 부리나케 씻고 집 밖으로 나온다. 버우드의 밤거리. 무언가 복잡하고 무섭다. 차 없이 다니는 건 처음. 이 거리가 우범지대라는 얘기가 불현듯 떠오른다.
밤이 된 거리는 처음이다. 사람들은 밥을 먹기 위해 이곳저곳 돌아다니고 있다. 간혹 취한 사람들이 비틀비틀. 은행만을 바라보며 주위를 지나친다. 연관이 되면 귀찮은 일이 벌어질 것 같다. 무언가 차가운 음료를 먹고 싶단 욕망이 솟아 올랐다. 하지만 꾹 눌러담았다. 이 거리를 더 지나간다는 것은 내 잠과 교환해야될 시간이다. 그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
집으로 오니 페널티 고지서가 날아와 있다. 112불. 처음으로 내는 페널티. 우리나라와는 달리 이곳은 범칙금이 생각보다 강력하다. 그리고 받은 1점의 벌점. 공증 받은 운전면허는 크게 상관 없다지만 호주 면허를 가진 사람에게는 뼈아플 것 같다. 12점이 넘으면 운전면허가 취소될 수 있으니...
미뤄뒀던 빨래를 했다. 그 사이 페널티도 냈다. 이제 남은 건 잠을 더 보충할 일이다. 내일과 모레는 한창 바쁠 것 같다. 취재도 있고 친구도 봐야하고. 미리 잠을 보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