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118일 차

평온한 하루. 무심한 일상.

by 백윤호

똑같은 하루가 반복된다. 일요일. 휴일. 그런 의미가 흐릿해진지 오래. 그저 다른 날보다 일하기 수월한 날일뿐.

기계적으로 일을 반복한다. 이제는 눈감고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어느정도 눈대중을 부릴 줄도 안다. 어느 부분이 문제인지. 시간은 어떻게 아껴야 하는지. 대충은 알 것 같다. 일이 손에 익을수록 몸은 피곤에 절어간다. 이 피곤이 정말 피곤해서 인지 다른 이유 때문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퍼스로 가는 친구를 만났다. 멀리 여행을 갈 준비를 하는 그. 그런 모습을 보면 부럽다는 생각이 든다. 가기 전에 밥이라도 자주 먹자고 했다. 오늘은 점심특선으로 부페를 먹었다. 비슷한 음식. 배부른 몸. 나른하다. 중간에 한인 마트에 들려 이것저것 구입했다.

일이 조금 고약하게 바뀌었다. 덕분에 몸은 비명을 지른다. 최대한 할 수 있을 때 미리 해두려고 한다. 그래서 장바구니에 한아름 채워넣었다. 무료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어찌보면 스트레스 이자 축복이다. 평온한 일상을 깨뜨리고 싶지 않지만 무심한 일상은 그렇게 반갑지 않다. 누군가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을 시간. 이 시간에 나는 침대와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인터뷰 날짜가 잡혔다. 시드니 소녀상 추진위원회. 어떤 사람들이 모여서 일을 할지 궁금하다. 이들의 행사를 취재한다는 것은 분명 호주에서 겪을 수 있는 일 중 하나일 것이다. 이런 일을 더 많이 해보고 싶다. 머물러 있는 것은 그렇게 유쾌하지 않다. 계좌가 변하는 것이 그렇게 좋은 일만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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