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147일 차

인터뷰를 했다. 4명째다.

by 백윤호

육체노동을 할 때 가장 무서운건 피곤이다. 이 피곤은 사람을 짓누른다. 육체가의 고단함은 때론 정신의 그것을 넘어선다. 이 간극을 조절하는 것은 순전히 개인의 몫.

나는 지금 그것을 배워가고 있다. 어떨 때 잠을 더 자야하는지. 참아야 하는지. 나아가야하는지 물러나야하는지. 주저리주저리 말을 걸어야하는지 침묵을 해야하는지. 햇살 좋은 카페에 앉아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그 고민에 휩싸여 있다.

인터뷰를 했다. 피곤이 짓누르지만 사람을 만나는 일은 즐겁다. 어떤 사람이 어떤 이야기를 가지고 있을지는 만나봐야 안다. 서면이라는 수단이 있긴 하지만 선호하진 않는다. 왜냐고? 그 사람의 느낌을 한번에 와 닿을 수 없으니까. 취재는 결국 현장이라는 말이 와닿는다.

오늘 만난 사람도 그러했다. 자신만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 이 이야기를 풀어내는 것은 나의 숙제다. 이 숙제를 꼬박꼬박 하고 있다. 시드니여서 가능한 일. 그렇지 않았다면 매일 침대와 친구를 먹고 있었을지 모른다. 이럴 땐 정신이 육체의 피곤을 넘어선다.

사람의 일상을 들여다보는 일은 괴롭기도 하고 즐겁기도 하다. 여기서도 균형은 중요하다. 어느 순간 이 사람의 일상을 흐트려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글을 작성하면서 그것을 항시 명심한다. 좋은 의도를 가지고 시작한 일이 비극으로 끝나는 경우를 한 두번 봤겠는가.

나른한 오전의 태양을 즐기며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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