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204일 차

후배가 왔다. 졸음이 쏟아진다.

by 백윤호

후배가 왔다. 시드니까지. 그녀는 백패커에 머물고 있다. 전화가 한창 안된다. 겨우 닿은 카톡. 전화가 불통인 이유를 물었다.

"유심칩이 인식 안돼요."

이런저런 해결방법을 알려준다. 감감무소식.

잠깐 사이에 개인적인 일을 봤다. 별로 도와주고 싶은 일은 아니었지만 마지막이라고 생각했다. 금전거래와 관련된 일. 확답도 받았고 그럴 사람이 아니란 걸 알지만 액수가 상당하다. 그래서 불편하다. 무언가 도움을 주면서 불편한건 아니라고 본다. 다음부터는 거절해야지. 단단히 선을 그었다.

어떤 일을 도와준다는 것은 불편함이기도 하다. 아무리 선한 사람이라도 그런 부탁은 거절해야 한다. 그걸 비교적 최근에야 다시 상기됐다. 비처럼 쏟아지는 졸음을 참아가며 이것저것 해준다. 그리고 전화가 왔다.

"유심칩 인식됐어요."

그녀는 호주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 지리부터 교통카드 사용법까지. 공항에서 운 좋게 픽업을 해서 오는 바람에 하나도 모른다고. 주말에 만나 '비법전수'를 해줘야겠다. 아침부터 부리나케 움직이니 피곤은 더 쌓인다. 며칠간 계속 졸음이 쏟아지고 있다. 한숨자면서 체력관리를 해야겠다.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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