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시간을 한 시간 넘겼다. 종아리는 슬슬 땅겨온다. 겨우 1시간 더 일했을 뿐인데. 몸은 정직하게 반응한다.
한국에서 10시간 노동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학교 다니면서 했던 아르바이트는 기본이 9시간, 10시간. 시간이 길어야 돈을 많이 받을 수 있다. 최저시급이 적으니 그렇게라도 해야 주머니가 두둑하다. 두둑해진 주머니에서 인심이 나온다. '내' 사람을 좋아하는 나는 인심이 좋다. 아니 좋고 싶었다.
그렇게 일하던 내가 이곳에서 1시간을 일했다고 다리가 땅긴다.
"일한만큼 시급은 더 줘요?"
질문은 어리석었다. '당연히' 안 준다. 사람이 많아 바빴던 것이 고스란히 그 날의 운으로 치환된다. 바쁜 만큼 고용주는 돈을 벌었고 우리는 시간을 버렸다. 5평 남짓한 주방에서 피곤이 겹겹이 쌓인다.
이곳에서 10년을 일했다는 이모는 시급이 16불에서 멈췄다. 더 오르지 않는다. 아무리 일을 잘해도 능숙해도 그러하다. 그렇게 노동으로 마련된 이익은 사장에서 좋은 집과 이승철 콘서트를 가져다 줬다. 큰소리 떵떵치며 살 수 있는 여유를 줬다. 어휴. 여기서 노동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다니.
한편으로는 10년간 이곳에서 이렇게 일하면서 얻는 행복은 무엇인가 생각한다. 나야 몇 개월 일한다는 생각으로 이를 악물고 버티고 있지만 그는 무슨 생각을 하며 10년간 일했던 것일까. 좋아하는 일을 해야 된다는 나의 생각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 있다. 고된 일이든 뭐든 결국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해야 된다. 교과서 같은 대답이지만 그러하다.
1시간의 뒤늦은 퇴근이 여러 생각을 들게 했던 하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