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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윤호 Apr 06. 2018

4월 독서모임 안내 <왜, 러시아 연애 소설인가?>

조각난 언어들

신청링크: https://goo.gl/forms/OSRfYnxDABM7E9xs2

조각난 언어들 4월 독서모임, 러시아 연애 소설 읽기와 함께 하실 분들을 모집합니다!

<왜, 러시아 연애 소설인가?>

물론 연애는 개인적인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연인들의 내밀한 교류에 집중한 나머지, 그들의 역사적 좌표를 까먹어버리고 만다. 연애에는 언제나 배경이, 그것이 위치한 시공간이 있다. 그리고 연애의 시공간은 근대/서구이다.  

연애의 발견이란 곧 개인의 발견이다. 그것은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이 분리된-것처럼 사람들이 행동하는-세계를 전제한다. 개인은 사회적인 동시에 사회적이지 않다. 그는 사회의 규범에 얽매어 있으면서도 그 규범을 거부하고자 한다. 고로 사회적인 동시에 개인적인 행위로서의 연애는 많은 경우 사회와 충돌한다.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으나, 이러한 배경 속에 탄생한 연애 소설은 많은 경우 행복하지 않은 결말을 맞는다. 러시아의 시인 마야코프스키는 썼다. “사랑이라는 조각배는 일상이라는 암초에 부딪쳐 부서졌다”고.

해피 엔딩은 없다. 이것이 현실에 대한 스포일러일 수도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4월의 조각난 언어들 독서모임에서 읽을 작품들에 대한 스포일러이다. 『우리 시대의 영웅』, 『첫사랑』, 『안나 카레니나』의 사랑은 모두 좌초하고 침몰한다.

그렇다면 지금 여기, 21세기 한국의 우리들은 왜 19세기 러시아의 연애 소설들을, 심지어 해피 엔딩에조차 이르지 못하는 연애 소설들을 읽어야 하는가. 그것은 한국과 러시아가 역사 발전의 동류항을 공유하는 까닭이다. 연애는 역사적 현상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지리적 현상이기도 했다. 연애는 서구로부터 탄생해 비서구를 향해 전파되었다. 러시아에 도입된 연애는 시간축 속에서 러시아의 발전에 따라 나타난 현상이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서구에서 동방의 러시아로 수출된 현상이기도 했던 것이다.

지난 3월 독서 모임에서 조각난 언어들은 이광수와 이효석을 통해 조선에 연애가 전파되고 발전하는 모습을 살펴보았다. 식민지 근대 조선에서 이루어진 이들의 연애도 대체로 실패한다. 이때 19세기 러시아는 서구가 아니기 때문에, 한국보다 앞서 서구/근대의 타자로서 연애를 경험한 선배이다.

연애는 어떤 조건 하에서, 어떻게 실패하는가. 혹은, 연애는 어떤 조건 하에서 성공할 수 있을 것인가. 이 질문은 결국 모더니티란 무엇인지, 그것은 어떻게 지양 가능할 것인지, 그 속을 살아가는 개인들은 어떻게 구원받을 수 있을 것인지의 물음으로 연결된다. 지금으로부터 약 200년 전, 한국과 다르면서 비슷한 시공간을 살아갔던 러시아인들의 연애담을 읽으면서, 조각난 언어들 독서모임은 위의 질문에 답하기를 모색할 것이다.

4월 조각난 언어들 독서모임
<러시아 연애 소설 읽기> 안내

1주차: 미하일 레르몬토프, 『우리 시대의 영웅』, 김연경 역, 문학동네.
2주차: 투르게네프, 『첫사랑』, 이항재 역, 민음사.
3주차: 레프 톨스토이, 『안나 카레니나』, 연진희 역, 민음사. 1/2
4주차: 레프 톨스토이, 『안나 카레니나』, 연진희 역, 민음사. 2/2

-04/14(토)부터 매주 토요일 오후 2시, 이대 북카페 PAO
(장소는 사정에 따라 변경될 수 있습니다.)
-참여비 회당 3만원(4주 참여시 총액 10만원으로 할인)/
신한 110268658981 백윤호
-문의: 010.5349.5729

-회비에는 현장에서 제공되는 음료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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