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42일 차

출근을 기다리고 있다. 하루가 기대된다.

by 백윤호

아침에 늦잠을 잤다. 새벽에 잠들어 눈을 뜬 시간은 9시. 여느 때 같으면 부랴부랴 준비를 했겠지만 이젠 그러지 않아도 된다.

지난 밤, 잊고 있던 사실이 불현듯 생각났다. 뻔한 얘기. 과거를 붙잡고 사는 짓은 안하려고 하지만 이렇게 불쑥 마음을 헤집고 들어온다. 하소연을 했다. 그리고 털어버렸다. 그렇게 내린 결론. 운동하자?

눈을 뜨자마자 창을 본다. 비가 온다. 어이구... 이 때 들어오는 셰어마스터. 차 한잔 하잔다. 모닝 차라며 준 것은 국화차. 오스트레일리아 국화차라며 자랑아닌 자랑을 한다. 맛은 그럭저럭. 차에 깊은 조예가 없어서 '아 차구나.'하고 마시는 느낌.

"싼타페를 살겁니다."

차에 대해서 얘기를 나누다가 구매계획을 듣게 됐다. 현대차를 좋아하는 편이라 다른 외제차보단 현대차를 사고 싶다는 그. SUV를 풀옵션으로 구매하는게 목적이라고 말한다. 미국에서 살다가 온 그는 호주의 차 등록세며 보험료가 비싼 편이라고 말한다.

"미국에서는 60불이면 등록세가 끝나는데 이 나라는 주기별로 내야하고. 보혐료도 비싸고."

정신없이 얘기를 나누다보니 비가 그쳤다. 조깅을 나갔다. 맨리 비치까지 다시 뛴다. 우중충한 구름이 잔뜩 껴있는 바다를 둘러봤다. 사람들은 없었지만 바람은 시원하다. 다시 집까지 뛴다. 1시간이 걸렸다. 집으로 돌아와 근력운동까지. 운동에만 꼬박 1시간 30분을 투자했다.

청소잡으로 옮기면서 가장 걱정된 부분은 체력. 워낙 고되고 힘들다고 소문을 들었다. 운동을 틈틈히 하지 않으면 퍼지기 십상. 운동은 일 끝나고 꾸준히 해야할 듯 싶다. 간단히 점심을 먹었다. 겸사겸사 코감기약도 같이 먹었다. 2주째 떨어지지 않고 있는 감기. 이번에는 떨어져야 할텐데.

졸음이 오진 않지만 강제로 잠을 청했다. 지금 자지 않으면 새벽에 체력이 달릴터. 눈을 잠시 감으니 잠이 솔솔 온다. 그리고 4시간 뒤. 눈을 떴다.

혼자 있던 집은 사람들이 가득하다. 룸메이트는 어느새 돌아와 낮잠을 자고 있었다. 주섬주섬 스마트폰을 꺼내 밀린 메시지를 본다. 일할 시간이 다가올수록 걱정 반, 긴장 반이다. 어떻게 일할지 궁금하다. 이제 출근까지 2시간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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