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56일 차

집구하기는 호주나 한국이나 어렵다. 집값과 타이밍. 둘 다 맞아야 한다.

by 백윤호

이사를 알아보고 있다. 5월 2일자로 옮기려 한다. 조용한 발갈라를 벗어나 조금은 시끄러운 버우드 쪽으로 가려한다.

호주에서 집을 구한다는 의미는 몇 가지로 나뉜다. 먼저 셰어. 워킹홀리데이가 가장 많이 선택하는 방식이다. 셰어마스터가 따로 있고(이들은 집을 렌트하거나 실소유하고 있다.) 남는 공간에 셰어생을 받아 집값을 충당한다. 워낙 집값이 비싸 생긴 호구지책. 여기서 '남는 공간'이라는 것은 말 그대로 공간이다. 방이 아닌 곳에도 셰어를 준다. 현재 나와 함께 살려는 친구는 거실에서 자고 있다. 이를 '거실셰어.'라고 한다. 심한 곳은 베란다 셰어도 있다고. 다음으로는 렌트. 집을 빌리는 것이다. 학생비자부터 가능하다. 워킹홀리데이는 기간이 너무 짧고 언제 나갈지 모른다는 점 때문에 렌트가 안된다.(호주에서 워홀러는 막 나가는 수준이라고. 호주에서 살 것이 아니라면) 역시 집값이 비싸기 때문에 셰어생을 받는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셰어를 한다는 것 자체가 불법이라고. 마지막으로 집을 아예 구입하는 것.

대부분 집을 구한다고 하면 '셰어'를 구한다는 의미다. 한국과는 달리 주마다 집세를 낸다. 부담 된다. 그래도 버는 돈에 비해서는 낼 만하다. 한국처럼 집세 걱정을 크게할 필요가 없다.

함께 살려는 친구가 먼저 몇 군데를 찝어준다. 시설은 현재 살고 있는 곳보다 좋지 않지만 가격이 저렴하다. 주 120불에 세컨드룸. 두 명이 함께 생활하는 공간이다. 밤낮을 바꿔 일하는 나를 위해 그가 직접 인스펙션도 갔다왔다. 전화가 왔다.

"생각보다 좋더라. 넓고. 120불 치고는 적당해."

사진으로 봐도 120불의 가격에서 낼 수 있는 퀄리티다. 계약을 바로 하자고 하자 걸리는 태클. 타이밍이다.

"여기서는 25일에 들어와 달라는데?"

셰어마스터와 얘길해보지만 들어줄리 없다. 1주일 먼저 나가게 되면 손해를 입어야 하는데 누가 나가게 해주겠나.그 집을 놓쳤다.

답답한 마음에 3년째 유학하고 있는 친구와 통화했다. 자초지종을 설명하자 친구의 말.

"손해 안볼 순 없어."

집이 셰어생 사정을 일일히 봐주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같이 살 사람이 있다면 조금 양보하더라도 날짜를 맞춰줘야 한다는 것. 손해를 감수하지 않고는 집 구하기란 어렵다고 한다. 또한 한인들의 집에서 셰어할 때는 평판을 들어봐야 한다고 말한다.

"여기에는 악명높은 한인들 많아. 특히 집가지고 장난치는 사람들. 조심해서 들어가."

맞지 않은 타이밍에 집 하나를 놓쳤다. 다시 집을 서치하고 인스펙션을 다녀야 한다. 그래도 경험이 있으니 이번에는 놓치지 않을 것이다. 다시 인터넷을 켜고 집을 검색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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