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을 포기하니 임신이 되었다

-우리는 의사도 포기한 난임부부였다

by 다움코치

8살, 6살 형제를 둔 엄마입니다.

친정엄마 도움으로 육아하고 있는 워킹맘입니다.

9년 전 인공수정과 시험관 시술을 했습니다.

그때를 떠올리며 씁니다.


인공수정과 시험관 아기를 하고 계신 분들 힘내세요!!!!!



하나님, 제발 아기를 주세요
6년 동안 아기를 기다렸다

29살에 결혼을 했고 친구들 중 꽤 일찍 결혼한 편이었다.

나보다 늦게 결혼한 친구들이 하나둘 아기를 낳기 시작했다. 나만 빼고 모두 아이 엄마가 되고 있었다.



난임 전문병원을 찾아갔다
인공수정 3번 실패하고 좌절하다

우리는 주말부부.

일주일에 한 번밖에 못 만나는 것도 난임 큰 영향을 주지 않았을까?

남편이 아기는 천천히 가지면 된다고 말해주었지만 임신 노력을 하고 1년이 지나면서 나는 슬슬 지쳐갔다. '임신이 안 되는 기간이 1년이면 불임'이라고 주변에서 말해줬다.

나, 불임인가? 검사라도 받아보자며 회사 근처 난임 전문병원을 찾아갔다.

2008년, 임신을 위한 기나긴 여정이 시작되었다.


주치의 선생님이 권하는 검사를 모두 받았. 부부 둘 다 몸에 이상은 없으니 인공수정부터 시작하자는 권유를 받았다.
과배란 주사를 맞으면서 복수가 찼다. 임신한 마냥 배가 불룩하게 나왔다. 임신만 된다면 복수 차 것쯤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병원에서 시키는 대로 최선을 다했다. 하지만 인공수정 3번 모두 실패했다.

인공수정을 다시 한번 시도하자는 선생님 말씀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나는 바로 시험관 수술을 시도하겠다고 말씀드렸다.

인공수정 3번째 실패후(네이버 카페에 쓴글)


이제는 시험관 시술이다
시험관 아기도 안되면 그다음은?

왜 임신이 안 되는 걸까?

처음 인공수정을 시작할 때만 해도 희망을 가졌다. 그런데 3번을 실패하고 나니 자신이 없어졌다. 임신은 인간의 영역을 넘어서는 일이었다.

오랫동안 하나님을 잊고 살았던 나... 벌 받는 걸까? 몇 년간 소홀했던 주일예배에 나가기 시작했다. 아기를 달라고 열심히 기도했다.

'하나님, 천사 아기를 보내주세요.'


하지만 시험관 아기도 2번 연속해서 실패했다.

병원에서 임신이 아니라는 결과를 듣고 오는 날에는 하루 종일 엎드려 우는 것 말고는 내가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다.

임신 노력을 하면서 나의 30대 초반은 그렇게 흘러가고 있었다. 3번째 시험관 수술을 위해 마취를 할 때 결심했다.
'하나님, 이번에도 실패하면.. 마음으로 아이를 낳아 키우라는(입양) 뜻으로 생각할게요"


아기, 임신 생각뿐

3번째 시험관 시술 결과를 기다리던 어느 주일날 아침.

교회에 가도 목사님 말씀이 귀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 머릿속에는 아기 생각뿐이었다. '의자가 왜 이렇게 딱딱해. 나는 지금 최대한 몸을 아껴야 하는 상황인데' 딱딱한 교회 의자조차 임신에 방해될까 신경 쓰였다.


다음날 아침 출근 준비를 하는데 느낌이 이상하다.
팬티가 축축하다. 하혈? 불길하다. 울면서 남편과 같이 병원에 갔다.


선생님, 저희 부부를 포기하지 마세요

하혈해서 찾아온 나를 앞에 두고 주치의 선생님은 말씀하셨다. 너무 솔직해서 잔인하기까지 했다.
"이런 케이스는 거의 없어요. 난임에는 작은 이유라도 하나씩은 있거든요. 그런데 이쩡 씨와 남편분 아무 이유 없이 임신이 안 되는 케이스예요... 제가 할 수 있는 건 다해봤는데 안되네요."
선생님의 포기 선언이었다.


'이제 끝이구나. 강남에 유명한 난임 병원 의사도 나를 포기하는구나'

하혈은 했지만 임신인지 아닌지 확실히 피검사를 해야 한다고 했다. 피를 뽑고 집에 와서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다. 주치의 선생님이 나를 포기한다고 말해서 그런가? 오히려 후련했다.

'임신도 실패했는데 라면이나 먹자. 건강한 몸 만든다고 먹고 싶어도 참았는데 이제 그럴 필요가 없지'


라면 한 젓가락을 입에 넣으려는 순간 전화가 왔다.
"이쩡 씨, 임신입니다."


이때부터 친정엄마의 육아가 시작되었다


남편도 친구도 도움이 안 될 때...
나와 같은 경험은 했던 분들한테서 위로받았다


인공수정과 시험관 아기를 실패할 때마다 내 마음을 지하로 한층씩 내려갔었다.

같은 목적을 갖고 있는 남편도 힘이 되지 않았다. 친구도 도움이 안 됐다. 5년 넘게 엄마들의 고민을 털어놓는 네이버 카페에서 위로를 얻었다.

나와 같이 난임 경험을 했던 분들만이 내 마음을 알아주었다. 그리고 하나님도 다시 찾게 되었다.


임신은 내가 어찌할 수 없는 영역이었다. 최선을 다할 뿐 결과는 내 몫이 아니었다.


다행이다.

하나님이 나를 포기하지 않으셔서...



☞ 인공수정 3번과 시험관 시술 3번 끝에 태어난 첫째. 건강한 난자와 정자가 만나서 태어난 아기. 훌륭한 유전자 덕분인지 매우 건강하답니다

한눈에 보기에도 건강해 보임
이유식 냠냠....9개월에 걸음마를 시작했어요
이렇게 많이 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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