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요미가 1살 때부터 내가 매일 야근을 했던 탓에 어린 귀요미와 함께 하는 시간이 부족했다. 새벽에 자고 있을 때 나가서 밤에 자고 있을 때 들어왔고, 주말에만 겨우 놀아줬으니 귀요미 입장에서는 주말에만 만나는 엄마나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귀요미와 시간을 보내기 위해 큰 마음을 먹고 휴직을 했는데...
"엄마가 회사를 가면서 날 버렸어"라는 말을 듣고 나니 육아휴직을 해서 노력했던 시간들이 갑자기 허무함으로 다가온다.
"귀욤아, 너 정말 그렇게 생각하는 거야? 엄마가 널 버렸다고 생각하는 거야? "
"아니"
"그러면, 엄마 속상하라고 그렇게 이야기하는 거야?"
묵묵부답이다.
귀욤아, 반짝아 엄마 마음 이해할 수 있어?
눈물이 흘러내려 베개를 적신다. 아이들한테 들키지 않으려고 소리 죽여 울고 있는데, 갑자기 반짝이가 내 옆구리를 토닥여 준다. 옆에 있는 귀요미도 한마디 한다.
"엄마, 운다"
무너져 버렸다. 어차피 아이들한테 들켜 버렸으니 마음껏 소리 내어 울어 버렸다.
"엄마도 회사 안 가고 반짝이랑 귀요미랑 있고 싶어. 하지만 회사를 가야지 맛있는 것도 사주고, 예쁜 옷도 사주고, 따뜻한 집에서 살 수 있으니까... 그래서 가는 거야. 이런 엄마 마음 몰라주니까 너무 속상하고 서운하다"
눈물이 주체가 안된다.
"엉 엉 엉... 반짝이, 엄마 마음 알겠어?"
9살 반짝이가 고개를 끄덕인다.
"귀요미는? 귀요미는 엄마 마음 알았어?"
"모르겠어"
"귀욤아, 엄마도 너희들이랑 같이 있고싶어. 회사 가서 열심히 돈 벌고 공부하고 책도 쓰는 이유는 너네랑 같이 있고 싶어서야"
귀요미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는다.
'내 마음이 전해졌을까? 귀요미는 아직 어려서 내 마음을 이해하지 못할까?'
'평소에 내 마음을 아이들한테 이렇게 이야기한 적이 없어서 아이들은 내 마음을 몰랐겠구나!'
'귀요미가 먼저 속마음을 이야기해줘서 참 고맙네'
너무 많이 울어서 코가 막혔다. 화장실에 가서 코를 풀고 오니 귀요미는 눈을 감고 있다. 자는 건지 눈만 감고 있는 건지 모르겠지만, 나는 평소처럼 아이들한테 내 양쪽 팔을 베개로 내어 주었다.
반짝이는 내 왼팔을, 귀요미는 내 오른팔을 베고 우리 셋은 그렇게 잠이 들었다.
아이들이 내 마음을 당연히 알고 있을 거란 생각은 크나큰 착각이었다. 앞으로는 종종 솔직히 이야기를 나눠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