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날 버렸잖아

- 아이가 이렇게 생각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by 다움코치


반짝이는 9살, 귀요미는 7살.

저는 형제를 둔 16년 차 워킹맘입니다



엄마가 날 버렸잖아


어젯밤 자려고 반짝이, 귀요미와 잠자리에 누웠는데, 둘째 귀요미가 폭탄 발언을 했다.

"엄마가 회사 가면서 날 버렸어."

"귀욤아, 그게 무슨 말이야? 엄마가 널 언제 버렸다고 그래?"

"그건 버린 게 아니야. 엄마가 회사를 가는 이유는..."

"아니야, 버린 거야"

갑자기 목이 멘다.


재작년부터 작년까지 육아휴직을 11개월 했었다.

귀요미가 1살 때부터 내가 매일 야근을 했던 탓에 어린 귀요미와 함께 하는 시간이 부족했다. 새벽에 자고 있을 때 나가서 밤에 자고 있을 때 들어왔고, 주말에만 겨우 놀아줬으니 귀요미 입장에서는 주말에만 만나는 엄마나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귀요미와 시간을 보내기 위해 큰 마음을 먹고 휴직을 했는데...

"엄마가 회사를 가면서 날 버렸어"라는 말을 듣고 나니 육아휴직을 해서 노력했던 시간들이 갑자기 허무함으로 다가온다.


"귀욤아, 너 정말 그렇게 생각하는 거야? 엄마가 널 버렸다고 생각하는 거야? "

"아니"

"그러면, 엄마 속상하라고 그렇게 이야기하는 거야?"

묵묵부답이다.


귀욤아, 반짝아 엄마 마음 이해할 수 있어?


눈물이 흘러내려 베개를 적신다. 아이들한테 들키지 않으려고 소리 죽여 울고 있는데, 갑자기 반짝이가 내 옆구리 토닥여 준다. 옆에 있는 귀요미도 한마디 한다.

"엄마, 운다"

무너져 버렸다. 어차피 아이들한테 들켜 버렸으니 마음껏 소리 내어 울어 버렸다.


"엄마도 회사 안 가고 반짝이랑 귀요미랑 있고 싶어. 하지만 회사를 가야지 맛있는 것도 사주고, 예쁜 옷도 사주고, 따뜻한 집에서 살 수 있으니까... 그래서 가는 거야. 이런 엄마 마음 몰라주니까 너무 속상하고 서운하다"

눈물이 주체가 안된다.

"엉 엉 엉... 반짝이, 엄마 마음 알겠어?"

9살 반짝이가 고개를 끄덕인다.

"귀요미는? 귀요미는 엄마 마음 알았어?"

"모르겠어"

"귀욤아, 엄마도 너희들이랑 같이 있고싶어. 회사 가서 열심히 돈 벌고 공부하고 책도 쓰는 이유는 너네랑 같이 있고 싶어서야"

귀요미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는다.


'내 마음이 전해졌을까? 귀요미는 아직 어려서 내 마음을 이해하지 못할까?'

'평소에 내 마음을 아이들한테 이렇게 이야기한 적이 없어서 아이들은 내 마음을 몰랐겠구나!'

'귀요미가 먼저 속마음을 이야기해줘서 참 고맙네'


너무 많이 울어서 코가 막혔다. 화장실에 가서 코를 풀고 오니 귀요미는 눈을 감고 있다. 자는 건지 눈만 감고 있는 건지 모르겠지만, 나는 평소처럼 아이들한테 내 양쪽 팔을 베개로 내어 주었다.


반짝이는 내 왼팔을, 귀요미는 내 오른팔을 베고 우리 셋은 그렇게 잠이 들었다.


아이들이 내 마음을 당연히 알고 있을 거란 생각은 크나큰 착각이었다. 앞으로는 종종 솔직히 이야기를 나눠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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