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살 귀요미는원래 유치원보다 집을 좋아해서 가끔 유치원 등원을 거부하는데, 아빠가 집에 있는 날이면 더욱 심해진다. 아빠와 단둘이 있는 날은 유치원은 다 간 거라고 보면 된다. 엄마가 출근하고 아빠와 둘이 남은 그 날 역시 귀요미는 아빠를 녹이는 한마디로 유치원을 결석했다.
"아빠랑 있고 싶어"
마음 약한 남편은 막내아들 애교에 넘어가서 하루 종일 둘이 시간을 보낸다.
"내일은 유치원에 가야 해"
"네"
귀요미는 찰떡같이 대답한다.
그리고 내일이 되었다. 전날 했던 대답과 달리 유치원 셔틀 바로 앞에 서서 탑승을 거부한다. 아빠는 곤란하다. 당황한 아빠는 땀을 삐질 흘리며 선생님을 쳐다보며 말씀드린다.
"선생님, 출발하세요. 귀요미는 직접 데려다주겠습니다"
"귀욤아, 오늘은 유치원 가기로 했으니 가야지?"
나름 자기가 한 약속은 잘 지키는 편인 귀요미. 오늘도 집에 있겠다는 말을 하지는 않는다.
"걸어갈래요"
아빠와 7살 아들은 어른 걸음으로 20분 정도 되는 유치원까지 걸어가기로 한다. 그리고 남편이 보내온 귀요미 동영상. 유치원 가기 싫은 7살 아이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긴 모습이다. 왼쪽 발가락 끝에 오른발 뒤꿈치를 대고 그다음 또 오른쪽 발가락 끝에 왼발 뒤꿈치를 대면서 한 걸음씩 움직이는 귀요미! 유치원 가는데만 1시간이 넘게 걸렸다고 한다. 거기에 맞춰서 걸어간 남편도 대단하다.
한발짝씩 전진해서 유치원에 가는 아이
그래도 가겠다고 발을 뗀 것만 해도 대견하다. 어른인 나도 가끔(아니 자주) 회사에 가기 싫은데, 7살 아이는 얼마나 싫을까! 코로나 때문에 친구와 자유롭게 말하거나 놀지도 못하고 밥도 가림막 사이에서 혼자 먹어야 하고...
그래서 가끔은 아이가 유치원 거부를 하더라도 이해하고 받아준다. 하기 싫어도 해야 할 일이 크면서는 점점 늘어날 테니까 어릴 때는 부모로서 가능한 범위에서는 가끔 눈감아 주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