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을 저질러도 엄마는 내 편

- 나도 덮어놓고 엄마 편

by 다움코치
엄마의 김치전을 먹으면서 기분나빴던 일 날려버리기

철저히 내 편

퇴근 후 저녁자리.

엄마와 둘이 식탁에 앉았다. 엄마는 퇴근하는 날 위해 김치전노릇노릇하게 부쳐 놓으셨다. 시골 이모가 보내주신 묵은지가 들어간 김치전 맛이 일품이다. 적당히 맵고 짠맛. 앉은자리에서 한 판을 다 먹을 수밖에.


김치전을 뜯으며 낮에 회사에서 있었던 일을 엄마한테 털어놓았다.

"엄마, 저랑 같은 부서에 모 부장이 이런 내용을 말했는데 어찌나 기분이 나빴는지 몰라요. 듣자마자 탁 쏘아붙였어요"

엄마의 미간이 찌푸려진다. 굳은 표정으로 한마디 하신다.
"그 부장은 왜 그런데니? 네가 바로 쏘아붙일 정도면 그 부장 안 봐도 알겠다"


부당하거나 억울한 일을 겪으면 엄마한테 털어놓게 된다.

엄마는 격하게 맞장구를 쳐주신다. 내 잘못이 조금 있는 경우라도 철저하게 내편이다.

평소 이성적인 엄마도 이 순간만큼은 감정이 제일 앞장선다.


판단이 아닌 위로를 받고 싶은 때.

'네가 잘한 거야'라는 말이 듣고 싶을 때면 엄마를 찾게 된다. '우리 딸은 늘 옳다'는 무한 신뢰를 받으면 기분이 나아진다.


엄마가 구해줄게 (영화 마더)

살인범 엄마도 무조건 자식 편?

모든 엄는 자식을 위해 어떤 일도 마다하지 않는다.

자식이 사람을 죽인 상황이라 할지라도 부모는 자식이 처벌받지 않도록 온갖 수단을 동원한다.


영화 [마더](김혜자 원빈 주연)도 그런 내용이다.

살인범으로 몰린 아들(원빈)의 누명을 벗기기 위해 엄마(김혜자)가 직접 범인을 찾아 나선다. 엄마는 아들이 범인이라는 사실을 안다. 그 사실을 아는 유일한 증인을 죽여 버린다. 아들 대신 이웃 마을 지적장애인 종팔이가 범인으로 지목되지만, 엄마(김혜자)는 아들을 위해 그의 결백을 밝히지 않고 결국 종팔이가 모든 죄를 뒤집어쓴다.

종팔이를 면회 간 엄마(김혜자)가 흐느끼며 말하는 장면은 엄마의 마음 그 자체다.

"너 부모님은 계시니? 엄마 없어?"


영화 [공공의 적 1편](설경구, 이성재 씨가 주연)에서는 더한 엄마도 등장한다.
아들(이성재)이 부모 재산을 갖겠다고 자기 부모를 죽인다. 엄마는 아들 칼에 찔려 죽어 가면서도 아들이 살인범으로 지목당할 수 있는 결정적인 증거(손톱)를 먹어버림으로써 자식을 지켜준다.

부모를 살해하는 천하의 '악한 놈' / 엄마는 그런 아들을 보호한다



엄마의 마음, 자식의 마음

이런 게 엄마의 마음인가 보다.
이성도 부끄러움도, 심지어 고통까지도 잊어버린다. 자식이 왜 그러는지 이해 따위도 필요 없다. 그냥 자식을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걸 할 뿐이다.


자식은 조금 다르다.(내 경우를 비춰볼 때)
엄마와 달리 지극히 이성적이다. 엄마의 잘못을 가감 없이 지적한다(심지어 냉정한 말투로). 엄마를 위한 마음에서 하는 행동이라도 듣는 엄마의 마음은 불편하다.

'덮어놓고 자식 편인 엄마''이성을 잃지 않는 자식' 사이의 간극일까?



덮어놓고 엄마 편

우리 엄마도 연세가 드시면서 가끔 이해할 수 없을 때가 있다.
'엄마는 꽤 합리적인 분으로 알고 있었는데... 왜 저런 말씀, 행동을 하시지?'라고 어안이 벙벙해진다. 그때마다 엄마를 지적하고 말다툼하고 그렇게 지내왔다.


그런데 오늘 아침 출근길에 엄마를 보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엄마는 허리가 아프시다며 복대를 찬 채로 아이들을 깨우고 옷을 입히고 유치원 등원 준비를 하고 계셨다. 복대를 차고선 손자 2명의 비위를 맞추고 계신 60대 엄마 모습이 오늘따라 더 짠하다.

내가 못되게 굴어도, 손자들이 '할머니 싫어. 가'라고 외치는 걸 들어도 언제나 딸 편, 손자 편이다.

그런데 나는?......

옳고 그름을 따져야 하는 재판정도 아닌데 무얼 위해 엄마 행동을 판단하고 지적하고 그랬을까?


'오늘부터 나도 덮어놓고 엄마 편이 되어볼까?'



* 저희 가족을 소개합니다 *

엄마(63세): 바쁜 딸을 대신해 8세, 6세 손자를 키우는 할머니.매일 새벽기도를 가고 매일 운동을 하십니다.

나,이쩡(42세):15년 차 회사원. 바쁜 워킹맘.14년째 주말부부. 새로운 걸 배우기를 좋아합니다.

반짝이(8세):시험관 시술을 통해 찾아온 첫째 아들.엄마와 할머니를 배려하는 아이.하지만 아직 아기입니다.

귀요미(6세):자연임신으로 찾아온 둘째 아들.손이 많이 가지만 귀엽습니다. 에너지가 매우 많습니다.

남편(42세):주말에만 만납니다. 과묵하지만 재미를 추구합니다. 반짝이,귀요미한테 인기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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