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산부는 그럴 수 있어(임원 앞에서 방귀 뀐 사건)

- 나오는 걸 어떡해

by 다움코치
방귀를 뀌면 웃음이 전파된다


"뽀오옹... 뽕 뽕"

아이들은 방귀 소리도 귀엽다.

냄새저도 귀엽다.

반짝이, 귀요미가 번갈아가면서 방귀를 뀐다. 나도 덩달아 시원하게 껴본다.

우리 셋은 서로를 바라보며 깔깔깔 웃는다.


방귀. 하니 그때 그 순간이 떠오른다.

간절했지만 시원하게 낄 수 없었던 그때!



임원 방에서 방귀를?


임신 9개월 만삭의 몸.

6년 전, 내 뱃속에 둘째 귀요미가 들어 있던 때였다.

중요 업무 보고를 위해 임원 방에 들어갔다. 에는 임원과 나 단 둘뿐이다. 종이 넘기는 소리와 공기청정기 팬 돌아가는 소리만 들릴 뿐 너무나 고요하다.


'임신하면 괄약근 조절이 마음대로 안된다'는 건 아기 엄마라면 다 알 것이다.

방귀 조절이 내 뜻대로 되질 않는다.


보고서를 보면서 임원이 질문을 하는데, 눈치 없는 엉덩이가 공기를 내보내려 한다.

'엉덩이야, 조금만 참아.'

하지만 간절한 바람은 아랑곳하지 않고 "푸시식" 방귀가 새어 나와 버렸다.

임원 앞에서 방귀가 나오려는 순간 앞이 캄캄했다. '구름 덮힌 하늘처럼'


엉덩이에 힘을 빡. 주고 서 있는데 땀이 삐질 난다.

마음속으로 외친다.

'이사님, 좀 빨리 내보내 주세요. 제발. 더 이상 질문하지 말아 주세요.'


"피식. 피시식"

창피한데 웃음이 터지려고 한다.

'이쩡, 웃지 마. 참아야 해'

머릿속으로 무지 슬픈 생각을 한다.

1초가 1분처럼 길다.


"수고했어. 나가봐"

"네"


"픽. 픽"

걸어 나오는데 끝까지 눈치 없는 이놈의 엉덩이!

방을 나오자마자 화장실로 가서 변기 물소리와 함께 시원하게 공기를 발사했다.

화장실에 다녀왔을 때의 기분은 '완전 맑음'


평소 나는 총무실에 주장해 왔다.

"우리 서는 직원이 7명이나 있는데 공기청정기가 1대도 없어요. 그런데 임원 혼자 계신 방에는 왜 2대나 필요하? 미세먼지가 점점 심각해지는데 공기청정기 좀 사 달라. 근무 환경을 개선해 달라"라고...

그런데 그 날만큼은 임원방에 공기청정기 2대 놓은 총무실이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었다.


'방귀소리. 들으셨겠지? 그래도 공기청정기가 2대나 있으니깐 냄새는 안 났겠지?'



* 저희 가족을 소개합니다 *

엄마(63세): 바쁜 딸을 대신해 8세, 6세 손자를 키우는 할머니.매일 새벽기도를 가고 매일 운동을 하십니다.

나,이쩡(42세):15년 차 회사원. 바쁜 워킹맘.14년째 주말부부. 새로운 걸 배우기를 좋아합니다.

반짝이(8세):시험관 시술을 통해 찾아온 첫째 아들.엄마와 할머니를 배려하는 아이.하지만 아직 아기입니다.

귀요미(6세):자연임신으로 찾아온 둘째 아들.손이 많이 가지만 귀엽습니다. 에너지가 매우 많습니다.

남편(42세):주말에만 만납니다. 과묵하지만 재미를 추구합니다. 반짝이,귀요미한테 인기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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