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사면 두 개를 버린다!
- 미니멀 라이프, 나는 언제쯤?
하나 사면 두 개를 버린다
우리 집 원칙이에요. 회사동기가 말했다.
"아이가 장난감을 1개 사고 싶어 하면 버릴 장난감 2개를 골라야 하고 그날 바로 현관에 갖다 내놓아야 해요"
"OO씨, 너무 좋은 생각이다"
"안 그러면 아이 장난감으로 집이 꽉 차 버려서요"
"나도 오늘부터 애들하고 얘기해봐야겠어요"
"근데 우리 집에 못 지키는 사람 한 명 있어. 남편이 운동화를 너무 좋아해. 신발장에 내 신발은 몇 켤레 안되는데 남편 신발이 꽉꽉 들어차 있어. 방에도 나이키 정리장이 아예 하나 따로 있어"
"크크크"
책도 1권 사면 2권 버리기?
우리 집에서 장난감만큼 많은 게 있는데 그건. 바로 책.
아이 책 보다 내 책이 더 많다. 거실 3면이 책장인데 내 책이 3분의 2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1개를 사면 2개를 버린다'
이 원칙대로라면 나도 책 1권 사면 2권을 버려야 하는데...
시작 전부터 자신이 없다.
남편도 히가시노 게이고 팬이라서 책장 한가득 히가시노 게이고 책이다.
책을 꼬깃꼬깃 접고 형광펜으로 죽죽 줄을 긋는 나와 달리 남편은 보물 다루듯 보기 때문에 남편 책은 모두 새책이나 다름없다.
중고서점에 잘 팔리겠다 싶어 슬쩍 운을 띄워본 적이 있다.
"히가시노 게이고 책 봐? 전부 모아서 알라딘 중고서점에 팔면 잘 팔릴 것 같은데?"
"그걸 왜 팔아?"
"어차피 안 보지 않아"
"자기 책 팔던가"
"내 건 더러워서 안 팔려"
"내 건 팔지 마"
"알겠어"
그 후로도 가끔 남편이 히가시노 게이고 책을 정리하고 쳐다보면서 흐뭇해 하는 모습을 목격했다. 책을 전시하고 감상하는 기쁨 같은 것?
저만치의 욕심으로 남편이 행복할 수 있다면야 그걸 뺏을 수 없지!
그때를 회상해 보니 남편도 안 되겠다.
그렇다고 아이들한테만 적용할 수 없고. 내가 못 지키는 걸 아이한테만 지키라는 건 옳지 않지.
책 말고 딴거 뭐 적용할 거 없나? 근데 난. 집 욕심, 책 욕심 말고는 없는데...
점점 자신이 없어진다.
포기하기엔 아까운 원칙인데...
미니멀라이프, 나도 하고싶다.
그치만, 지금은 잠시... 정말 잠시만. 접어두기!
우리집에 맞는 미니멀라이프. 생각. 생각해 보자.
포기한 건 절대 아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