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말씀이 자꾸 귀에 거슬린다

- '차이'를 '문제'로 바라보지 않는 연습

by 다움코치

- 친정엄마의 도움을 받아 8살, 6살 아들 둘을 키우고 있는 워킹맘!

- 엄마와 함께 살면서 자꾸 다투게 되어 고민하면서 글을 쓰기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엄마 앞에서는 나이도 무색하게 아이로 돌아가 버린다



아이의 말투는 어른을 닮는다


“엄마, 숙제하는 것 좀 도와주세요!”

설거지를 하고 있는 나를 반짝이가 부른다. 초등학교 1학년, 아직은 내가 숙제를 도와줘야 할 나이다.

“응. 엄마 설거지하던 것만 마치고 갈게”

서둘러 설거지를 마쳤다. 설거지를 마치고 가자 반짝이가 대뜸 볼멘소리로 말한다.

“엄마 때문에 숙제 빨리 못 했잖아요”

나는 반짝이 마음을 받아주지 못하고 욱해서 맞받아친다.

“그게 왜 엄마 때문이야?"

“엄마가 도와줘야 하는데 바로 안 와서 숙제를 못하고 있었잖아요


아이의 말투는 어른을 닮는다.

반짝이가 사용한 말은 친정엄마의 말투를 닮았다.

며칠 전 들었던 엄마의 그 말투.

“반짝이 때문에 할머니 침대 이불이 젖었잖아”



"때문에"라는 단어가 내게 주는 의미

‘때문에’ 나는 이 단어를 극도로 싫어한다.

사전을 찾아보면 ‘긍정’과 ‘부정’의 맥락에 모두 쓸 수 있는 단어다. 예를 들면 “내가 너네 때문에 산다” 또는 “잘생긴 남편 외모 때문에 결혼했잖아”와 같이 쓰인다.

하지만, 난 ‘때문에’는 ‘덕분에’라는 말과 대조되는 부정적인 단어라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

엄마로부터 ‘때문에’를 듣는 경우는 대부분 내 행동을 지적받을 때, 즉 부정적 상황이었다.

그래서 저 단어가 불편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과학자 파블로프의 <조건반사>가 생겨버린 것. 파블로프가 개한테 ‘먹이’를 줄 때마다 ‘종소리’를 들려줬다. 그랬더니 어느 날 개가 '종소리’만 울렸는데도 ‘먹이’를 주는 줄 알고 ‘침’을 질질 흘렸다고 한다.


나도 ‘때문에’라는 단어에 반응을 한다.

기분이 나빠지는 반응.


‘때문에’, 엄마한테는 특별한 의미 없는 말


그날도 엄마께서'때문에’를 사용하셨다.

용기 내어 엄마께 말씀드렸다.

“엄마, ‘때문에’라는 말 안 쓰시면 안 돼요? 그 단어는 저를 탓하는 것 같아 기분이 안 좋아요”

“그래? 난 그냥 하는 말인데?”

“'너 때문에 이렇게 됐다'라고 말씀하시는데 탓하시는 거 아니라고요?”

“응, 난 그냥 그렇다고 이야기하는 건데”

“듣는 사람은 탓하는 것처럼 들리거든요



엄마가 쓰는 단어에 부정적 의미 부여하지 않기


사람들은 저마다 자주 사용하는 '특정 단어'가 있다.

나는 ‘있잖아’라는 단어를 자주 쓴다.

엄마한테는 ‘때문에’가 그런 단어다.


김윤나 작가의 『말그릇』에 따르면, 사람마다 저만의 말 공식이 있다고 한다.

엄마와 나의 공식이 다다.

그런데 지금까지 '엄마의 공식'에 지나치게 예민하게 반응하고 내 공식에 맞춰주기를 바라왔다

엄마가 평생 쓰던 단어를 쓰지 말라고 강요하는 건 내 공식을 고집었다.


42세 딸도 60대 엄마 앞에 서면 늘 어린아이로 돌아가 버렸다.

엄마가 나한테 맞춰 추기를 바랐다.


성숙한 대화를 하고 싶다면,

"차이를 '문제'로 바라보지 말아야 한다"라고 한다.


그렇다면 내가 무얼 할 수 있을까?


‘때문에’를 듣는 순간 부정적 감정이 드는 연결고리를 끊어버리기!

엄마 마음 알았으니까 이제 '엄마의 말'을 내 공식에 맞춰서 부정적으로 해석하지 않기!


단번에는 안될 것 같다.

지금의 나 역시 40년 동안 만들어진 사람이니까...


꾸준히, 천천히...

연습하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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