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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영인 Sep 20. 2019

이별의 기억

열 번째 이야기

언젠가  가을이었나.  

나에게는 그런 사람이 하나 있었다.

힘든 일이 있었을 때  도움을 주었던 사람이었다.

그때는 일이 힘들었고,  사는 게 뭣 같았고   가끔은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할 때였다.   그때 불쑥,  아주 우연히  내 삶으로  비집고 들어온 사람이 있었다.  뭔가를 해주지 않아도  힘이 되어주는,  쓰러질 것만 같던 나에게 지팡이가 되어주던 사람이  하나 있었다.  사람이 곁에 있을 땐  척박하던 삶도 호의적이었다.  하려던 일도 풀렸다.  


조심성 많고 소심한 나에게는 과분한 사람이었다.  헤어짐을 말하고  어두운 방 안에서 울었다.   다시 만날 일이 두려웠고 그래도 다시 한번  만났으면 했다.    가을 하늘을 볼 때마다 떠오르는 얼굴이 있었다.   그렇게 보내서 미안했고, 어디에서든 행복하기를,   나 같은 건 잊어주기를 바랐었다.



   미안했던,  고마웠던,  더 많은 것을 해주지 못해서  아쉬웠던 사람.   지워지지 않는  발자국이 마음에  남아 지금도  가끔  보고 싶은.  나에게는 그런 사람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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