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의 기억

열 번째 이야기

by 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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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가을이었나.

나에게는 그런 사람이 하나 있었다.

힘든 일이 있었을 때 도움을 주었던 사람이었다.

그때는 일이 힘들었고, 사는 게 뭣 같았고 가끔은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할 때였다. 그때 불쑥, 아주 우연히 내 삶으로 비집고 들어온 사람이 있었다. 뭔가를 해주지 않아도 힘이 되어주는, 쓰러질 것만 같던 나에게 지팡이가 되어주던 사람이 하나 있었다. 그 사람이 곁에 있을 땐 척박하던 삶도 호의적이었다. 하려던 일도 잘 풀렸다.


조심성 많고 소심한 나에게는 과분한 사람이었다. 헤어짐을 말하고 어두운 방 안에서 울었다. 다시 만날 일이 두려웠고 그래도 다시 한번 만났으면 했다. 가을 하늘을 볼 때마다 떠오르는 얼굴이 있었다. 그렇게 보내서 미안했고, 어디에서든 행복하기를, 나 같은 건 잊어주기를 바랐었다.



미안했던, 고마웠던, 더 많은 것을 해주지 못해서 아쉬웠던 사람. 지워지지 않는 발자국이 마음에 남아 지금도 가끔 보고 싶은. 나에게는 그런 사람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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