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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영인 Mar 05. 2020

1화 장례식

저승에서 승진하기

장례식



죽음을 깨달은 후 몇 시간동안 나는 충격에 빠졌다.  생각해 보라. 지난 스무 해 하고도 구 년 동안 꽤나 열심히 살았던 이유는 언젠가는 취업도 하고 부자도 될 거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늘 내가 이토록 허무하게 죽을 것을 알았더라면 그렇게 열심히 살지 말걸 그랬다.   단 하루 신을 신발을 사러 백화점 세일구역을 몇 시간이나 돌아다니지도, 양복을 열심히 다려 두지도 않았을 것이다.   오늘 면접 시험을 보러 가는 대신 뭔가 신나는 일을 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미 일어나 버린 일을 뒤늦게 후회해봐야 소용없다.   확실한 것은 단 하나였다.  지난 몇 년 동안 자소서를 쓰고, 이력서에 채울 경력을 쌓고, 면접을 준비하는 비슷 비슷한 날을 보내던 나는 죽었다.  바로 오늘, 스물 아홉 생일날에.

....


( 오디오북에서  전편을 들으실  수 있습니다.)


https://youtu.be/WzFjwWwpMc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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